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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상처받은 영혼을 위하여

붓꽃 에스프리 2013. 1. 8. 11:06

 

 

이 세상에는 자의든 타의든 상처받은 영혼들이 많다.

아름답고 착하고 올바르게 인생과 세상을 살악가고자 하는 영혼들을 위하여....

 

오늘은 한주의 근무가 끝나고 첫휴무날 이다.

정오가 넘자 마자 먼저 이발소에 들려 여성 이발사의 정성어린 손끝을 빌려

깔끔하게 하고 곧바로 배추 4 - 5 포기는 거뜬히 절일 수 있는 크기의 플래스틱

용기 일명 지난 가을 돌아가신 어머님이 늘 사용하시던 다라를 사러 갔다.

단돈 6불이 안되는 것을 거뜬한 마음으로 사들고 그길로 K 선생님 사무실로

신체검사를 하기 위하여서 발길을 돌렸다.

 

다음달 부터 시작될 새로운 교육 16주의 강훈련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꼭

필요한 필수조건이며 새로운 직장에 입사하는 경우에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늘 따듯한 가슴으로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선생님은 실험실 수가만

내라 하시고 진료비를 받지 않으시게 비서에게 말을 하셨다. 몸둘바를

모를 일이었지만 언제나 그러시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돌아오는 길 한 마켓을 가니 배추가 이건 도대체 땅속에 묻혀 있다가 나왔는지

파란줄거리는 하나도 없고 나박김치나 담으면 딱 어울릴듯한 허연 것이

꼭 어린시절 어머니가 땅에 묻어 놓은 배추 하나 꺼내 오라하시면 입구를

막은 것을 열고 꺼낼라치면 엽록소가 없어 하얀 배추가 된 꼭 그런 모습

이었다. 아이구야 이것으로는 맛나는 김치 담기는 틀렸다 싶었다.

 

발길을 돌려 그리 멀지 않은 다른 마켓을 가니 아니나 다를까 언제나 그렇듯이

파란 잎새에 싱싱한 배추가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무우 또한 싱싱하기 그지 없었다.

무우도 몇개 사고 양파와 파를 사들고 돌아 오려니 김치며 생선회며 갖은 반찬과

부침개 빈대떡 별 별 것을 다 만들어 팔고 있었다. 날생선은 위생상 먹지 않으니

 관심밖이고 고기는 주로 거의 채식을 하니 그 또한 별로 관심밖 이었다.

 

배추 김치 노랑속을 생채로 쌈을 싸주면서 어느 여인들 보고 먹어 보라 한다.

두 여인이 얻어 먹어 보더니 한 사람은 사들고 갔다. 나야 그냥 보기만 하고

내손으로 내 입맛에 직접 만들어 먹으니 관심없어 돌아서 돌아와 부엌으로

들어가 이번에는 속이 시원하게 큰 다라에 물을 붓고 바다 소금을 한 두어

국자 퍼넣고 휘휘져서 녹이고 배추를 칼로 배를 갈라 쪼개 절이기 시작하고

만난 것이 쇼팽의 즉흥환상곡 이었다.

 

우연히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내칭구 진경산수 J 블로그에 늘 오시는 분

가운데 한분이신 오아시스님의 블로그를 남의 블로그를 여기저기 잘 다니지도

않는 사람이 왠지 오늘은 들어가 보았다. 한 포스팅한 글이 시선을 이끌었다.

칭구 J가 늘 하는 그만의 수행의 하나인 나무를 귀한 분들의 이름으로 섬기는

일 하나가 올라와 있었다.

 

가만히 그 내용을 읽어보고 끝내 나는 초저녁 뜨거운 한줄기 눈물을 삼키고 말았다.

목울대가 차 올라오고 있씀에 손으로 코를 막고 눈을 감고 즉흥환상곡과 더불어

눈물과 모르는 슬픔을 삼키고 있었다. 또한 동시에 인간승리 그 진정한 환희와

살아계신 지극히 높으신 그분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을 가슴으로 통감하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온갖 참기 어려운 고난을 이기고 일어서신 오아시스님과 그 가정을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을 발렌티나 이고시나가 연주하는 쇼팽의 명곡

<즉흥 환상곡> 앞에서 쏟고 말았다. 이 아름다운 곡의 서정을 고난을 이기시고

일어서신 오아시스님과 그 가정위에 바치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가슴에

와 닿았다. 깊어 가는 초저녁 이 아름다운 곡을 상처받고 승리한 영혼이신

오아시스님과 부군되시는 분과 큰자제분과 그 가정 위에 바치고 싶다.

 

고난을 이기고 피어나는 꽃은 더 더욱이 아름답다.

문득 지난 가을 우리들 곁을 떠나신 맘과 누나 Jean이 이 저녁 사무치게 그립다.

그리움에 뜨거운 눈물을 한줄기 쏟고 만다. 맛나게 김치를 담가 놓아야 하겠다.

그리고 아주 정갈하게...................

 

하나님,

이 세상에 수많은 상처받은 영혼들과 그 가정을 기억하여 주소서........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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