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가 휴무 첫날
오늘은 휴무 두번째날................
이러고 살았다.
꼬리 곰탕을 이틀 동안 끓여 달이고 기름 걷어 내고............
내일은 두 아이들에게 돌아가 휴무날을 이용하여 이틀동안 손끝이 간 꼬리곰탕과
깍두기와 막김치를 하나 더 이밤에 담아 두 아이들이 퇴근하고 돌아 오면 함께
저녁을 맛나게 먹을 것이다.
간밤에는 쓸데없는 망상을 하고 있었다.
신체검사를 하고 돌아와서는 아이구야 내 나이 하면서 내가 좀더 젊었더라면
뉴욕에 있는 1946년에 세워진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CIA)
세계적인 명문 요리학교를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은 날이 살아온 날 보다 훨씬 적은 세월 앞에 서 있으니 망상도
이런 망상이 없다 싶었다. 가까운 초급대학에 있는 요리반에 들어가 서양요리를
가을학기 부터 취미로 직장 다니면서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웃고 말았다.
돌아가신 어머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갖은 재주 다 갖은 사람이 가난하다는 말씀 말이다.
명문 CIA는 분교가 북가주 나파 밸리와 텍사스주 두 곳에 있다.
모두 초급 대학 과정이고 뉴욕 하이드 팍에 있는 본교만이 학사 학위를 수여한다.
내노라 하는 요리사 가운데 아시아인으로는 현재 베트남계와 중국계와 일본계가
각각 이 학교 동문으로서 활약하고 있지만 한국계는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아침에 잠에 빠졌다 일어나 자고 다시 일어났다 자고를 반복하다 드디어 정오
일어나 김치를 담그려니 무우 채를 썰기전에 껍질을 손질하여야 하는 데 필러가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없어 생각하니 아이들 집으로 갖고 간것이 생각났다.
가까운 마켓을 두곳을 가도 없어 이를 어쩐다냐 하다 아니지 이러다간 아무 것도
못하리 하고는 그대로 가정용품만 전문으로 파는 곳을 갔다. 스위스 제는 5불인데
이건 뭐야 우리 미국 상품으로 중국에서 만들어 온것이 훨씬 비싸 거의 7불 은근히
화가 났다. 그래도 꼭 필요한 것이니 아야 소리도 못하고 사들고 돌아오자마자
부랴 부랴 무우 채를 썰고 이번에는 더 담백하게 김치를 담자 하고 미나리는
제외 시켰다.
양파, 마늘, 생강, 새우젓, 빨간 고추 두개, 배 반쪽을 넣고 믹서기에 넣고 갈고
액젓과 찹쌀풀 쑤어 애리조나표 태양표 고추가루 맵지 않은 것을 넣고 간을 맞추고
배추 속을 만들어 포기 김치를 만들다 어제 마켓에서 팔면서 사람들에게 먹어
보라면서 속을 쌓아 주던 배추 속이 생각났다. 하여 노란 배추 속에 생채속을
넣고 싸서 한잎을 물으니 오우 마이 갓 천국이 따로 없다 싶었다. 마치 김장
김치를 먹는 느낌이었고 기분이었다.
음....................너무 맛있다.....하고는 서너 쪽을 먹고 먹고 먹고 나니
아 행복하다 하는 느낌과 더불어 내손이 내딸이다 싶었다.
피곤하지만 작은 노력과 시간이 이렇게 행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생각하니 할 수만 있다면 몇 병을 더 만들어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 이었다. 사랑과 정성이 담겼으니 더 맛나지 않겠는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요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누가 나에게 한국문화를 전하여 주고 가르쳐 주겠는가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한국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내 주변에 전혀 없다. 한국문화를 내 스스로 지켜
나가지 않는 한은 나에게 전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갑자기 이 순간 이런 자신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영어만 하고 사는 온종일이 아니던가.
한국의 얼과 한국문화란 내 영혼 한 가운데서 무엇을 의미하는 가 생각하니
뜨거운 눈물이 이 순간 내 가슴을 타고 내린다. 나도 때론 진정한 한국인이고 싶다.
영혼도 정신도 문화도 언어도 모두 다 말이다. 그러나 내가 성장하고 교육받고
살아온 문화가 앵글로 문화 였씀을 부인할 수가 없다. 코메리컨이 현주소다.
오늘은 여기서 멈춰야 하겠다. 더 하다간 나는 통곡하고 말 것 같다.
인터넷을 보고 레시피를 공부하고 어린시절과 어머님을 기억하면서 실수하고
또 실수하며 배운 한국 음식만들기 요리법을 터득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독학을
지난 5 - 6 년간 하여야 하였는지 모른다. 지금도 나는 한국요리책을 사서 공부한다.
그리고 인터넷을 다 뒤져 공부하고 해보고 반복을 하며 배운다. 때론 주변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하고 그러나 이제는 다들 한번씩 맛을 보고 싶어할 정도는 되었다.
레시피를 가르쳐 달라고 하지만 손끝 맛을 어떻게 가르쳐주랴 싶다.
때론 국제전화로 물어보고 배워 하기도 하고........
세상에는 공짜로 되는 것은 절대로 없다.
요리나 음식만드는 것은 이젤 앞에서 붓을 들고 창작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예술성 높은 것이 음식문화라고 생각한다.
어저께 오늘 하루 클래식 음악과 더불어 이러고 살았다.
돌아가신 부모님들이 흐르는 바이올린 선율 위에 눈물이 나도록 그립고 보고싶다.
이밤은...........그리고 누나 진이 문을 막 열고 들어 올것만 같다....아직도.........
잠시 밖에 나가 바람을 쏘이고 돌아와야 할 것 같다.
올해도 15파운드나 되는 애리조나표 태양초 고추가루 맵지 않고 맛나며 색깔도
아름다운 것을 작년과 같이 우리 모두 몇 몇이 같은 분으로 부터 지난 토요일
구입하였다. 15 파운드 하나는 브라더 찰리 가족에게 선물을 할 것이다.
맛나는 김치와 깍두기를 담아서 친구 그레이스와 제시카와 S에게도 올해도
선물로 주고 싶다.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나의 행복이기도 하다.
어저께 산 6불 짜리 큰 다라 배추 6 - 7 포기가 거뜬히 절여진다.
이제는 작아서 걱정할 일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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