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잠못 이루는 밤

붓꽃 에스프리 2021. 10. 23. 21:03

지금은 새벽 3시 55분 1년도 넘어 친구 체리를 만나고 돌아온 밤 왠지 모르게

나는 잠을 못 이루고 있다. 몇 년 전에 방송 되었다는 "[다큐 3일★풀버전]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자신만의 지도를 그리며 살아왔을 "마음의 지도, 남해 독일마을에서의

3일" (KBS 20100912 방송)"과 "귀농일기"를 보고 있다. 특히 남해 독일마을

이야기를 지금 유튜브에서 시청하고 있다.

젊은 20대 초반에 떠나 40년 이상을 독일에서 살다 돌아와 남해 독일 마을에

정착해 살면서 독일에 있을 때는 늘 자신이 외국인 이란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막상 돌아와 보니 한국 또한 낯설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고

살다온 독일이 다시 그리워지고 먹고사는 음식도 적응하지 못하고 아직도

독일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살아가는 40년 세월의 적응하기 힘든 그 간극이

현실이란 사실이다. 하나 같이 다들 자식들은 독일에서 출생하여 독일에서

지금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분들 에게는 가족들이 한국에 있어 돌아와 살고 싶었다 한다.

그런데 그런 것조차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은 꿈에도 한국을 돌아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다큐를 시청하면서 남해로 돌아가 독일

남편들과 살아가는 독일 교포들의 귀환 정착 이야기를 시청하노라니 왠지

외진 길을 홀로 걷고 있는 느낌이었다.

체리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야말로 교통지옥이었다.

한 시간 반이나 걸렸다. 체리가 좋아하는 한국식 바비큐를 하는 레스토랑을

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우리는 복숭아 맛이 나는 소주를 주문했다. 그다음은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직장에서의 이야기들 그리고 우리가 전에 같이 근무하던

곳에서 같이 근무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다 흩어져 체리와 우리와 같이

근무하던 에드나 두 사람 다 시 위에 한단계 더 높은 카우니 에서 요양원과

일반병원 정부 감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체리로부터 에드나가 감사관으로

근무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그들보다 먼저 나는 떠나 연방정부에서 근무하고 있고 참 많은 세월이 흘러

갔다고 체리와 나 우리 둘은 자조적인 읊조림을 하고 있었다. 식당에서 나와

베이크리 샵을 들리려니 막 닫고 있었다. 하여 우리는 차나 커피를 마시기로

하고 건너편 샵에 들어가니 아무도 없는 무인 상점 같다고 말을 하는 순간

한 남자가 여기 있다고 하며 다가왔다. 순간 보니 그는 일본인이었다.

그 동네가 일본인들 한국인들 백인들 중국인들 혼합 동네라 상점도 한결

같이 한국 상점들 일본 상점들 그리고 어쩌다 중국식당이 섞여 있는 동네다.

식당의 모든 종업원은 백인과 스페인어권 미국인과 한 두 명인가 흑인 그리고

한국 사람 서너 명 손님들은 하나 같이 다 100% 영어만 하는 사람들 헌데

우리 테이블 서브하는 한국인 젊은이가 어찌나 재빠르고 서부를 잘하는지

체리와 쌓인 이야기를 하면서 그랬다. 이따 계산하고 나갈 때 저 웨이터에게

계산서에 더해주는 팁 이외 따로 내가 팁을 20불을 주고 가고 싶다고 했다.

계산을 하며 계산서에 팁을 더 했으니 내가 따로 주는 이 팁은 절대 팁 넣는

통에 넣지 말라고 부탁에 부탁을 하며 그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서비스

감사했노라고 말을 건넸다.

체리와 우리 둘이 마신 소주 3병 수박 맛, 복숭아 맛, 리치 중국 물밤 맛

물론 도수가 한국에 있는 소주보다 났다. 그 사이에 체리는 사진을 찍어

멀고도 먼 미시간에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있는 우리 삼총사 가운데 한 명

샘에게 텍스트로 보내니 그녀로부터 그립고 늘 함께 자리하며 마시던

소주에 분위기와 테이블 차림이 그립다고 답이 왔다.

밤공기가 차갑다 못해 추웠지만 우리는 헤어짐이 아쉬워 일본집에서

체리는 따듯한 커피를 한잔 나는 얼음이든 아주 커피 맛이 옅은 것을

주문해 주차장에 서서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헤어질 때쯤 체리가 하는

말 다음 휴가가 언제라고 했지..... 응.... 12월 23일부터 내년 1월 6일

까지 15일간이라고 하니 그때 다시 만나자고 말을 건넸다. 응 그럴게

하고 고속도로를 통해 집으로 오다 보니 아니 이 밤 10시 반에 왜 막히지

하고 보니 차 하나가 고장이나 고속도로 출구이자 다른 방향 고속도로와

합쳐지는 곳에서 멈춰 있는 것이 원인이었다.

배추김치 세척하고 물 빼고 하여 담그려다 손 놓고 내일 아침에 하자

하고 테이블에 앉아 유튜브에서 남해 독일마을 이야기를 시청하다 보니

잠 못 이루는 밤은 어느덧 지금 새벽 4시 45분이 되었다. 카톡을 열어보니

위에 분께서 15일부터 휴가라더니 왜 아무 소식이 없냐고 글을 보내

오셨다.

하여 이 아침에 언제 가면 좋으냐고 여쭤보고 와도 좋다고 하는 날에

뵈러 갈 것이다. 김치 담그기 아침나절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그리고

남은 휴가 시간은 공부하고 친구 사무실에 가서 직장 복귀전 반나절

놀다 오려고 계획 중이다. 다른 사람들과 반대로 나는 늙어갈수록

한국 음식을 더 그리워하고 요리하는 것을 공부하고 직접 요리하는

경향이다.

피부치 하나 없는 한국은 그저 여행하고 싶고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정도라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나에게는 남들처럼 특별히 고향이

딱 이거다 하는 내 삶이 크게 남아 있는 곳도 없고 돌아가 살고 싶다는

바람도 없고 있다 한들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고 거의 평생을 살아온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나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고 그 역사도 더 깊이 알고 싶다.

그래야 나의 정체성이 정리될 것 같다.

어느 사이에 새벽 5시가 되었다.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