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푸르른 하늘 한번 쳐다보고

붓꽃 에스프리 2023. 1. 28. 08:16
 

Pyotr Ilyich Tchaikovsky - Violin Concerto, Op. 35 (1878)

The Stavanger Symphony Orchestra

Stanislav Kochanovsky, conductor

Marc Bouchkov, violin

Performed on February 21th, 2019

수많은 주검 그러나 J의 주검 앞에서 휴무 4일간 나는 이틀 동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었고

그냥 산다는 것이 아팠다. 이틀 연속 잠만 잔 것이 내가 한 전부다. 오늘도 나는 정오가 다 되어서

일어나 밖에 나가 분리수거 쓰레기통 그중에서도 음식 찌꺼기를 버리는 것을 아침에 청소 회사

트럭이 와서 치우고 간 것을 뒤란에 갖다 놓았다. 그리고 들어와 아직도 익어서 맛난 총각김치가

있지만 어저께 사 온 두 단을 다듬고 세척해 지금 신안 바닷소금으로 절이고 있다.

잠시 이태리 영화로 칸영화제까지 초청되었던 작품 <Re Granchio/The Tale of King Crab>을 잠시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 듣고 싶어 지금 듣고 있다. 이곡을

나에게 알려주고 들려준 분은 작고 하신 나의 양부 후레드 이셨다.

나에게 이지와 지성을 가르쳐 주시고 인도하여 주신 영원한 내 인생의 우상이자 영웅이신 분이다.

우리 파파처럼 늙고 싶고 그렇게 또한 언젠가 모르는 날에 생을 마감하고 싶다. 참 정갈하시고

깔끔하시고 지극히 인간적이시며 이지와 지성에 빛나던 더없이 인자하신 훌륭한 아버지 이셨었다.

자신의 친자 아들 둘이 있어 한 명은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교수를 역임하고 막내는 토목공학

엔지니어로 페트로 캐나다 회사에서 근무하였고 그 아들에게서 얻은 손녀는 가정의로 부부가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파파 후레드는 친자와 나를 달리 대하신 적이 단 한 번도

내 기억 속에 없었다. 그런 파파는 90세 되시던 봄 나에게 마지막 생일 카드를 보내시고 그해

여름 폐렴으로 90세에 작고 하셨다.

내가 멀리서 학부과정을 이수하고 영국에서 학창 시절을 잠시 보내는 동안에도 단 한 번도

파파는 나의 생일날 2주 전 그리고 12월 첫 주면 언제나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셨고

저녁 한 끼 따듯하게 사 먹으라고 더도 덜도 아닌 꼭 $20을 함께 그리고 수없는 손 편지를

보내 주셨었다. 나는 지금도 그 손 편지들과 카드를 모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죽어서야 없어지리라 생각한다.

내 아버지 파파의 손길이 묻어 있는 추억을 도저히 나로서는 버릴 수가 없는 소중한

파파 후레드와 나와의 삶의 흔적이다. 문득 이 순간 밀려오는 그리움에 이제 칠순

노인네가 되어서도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선율과 더불어 파파와의 추억을

회상하노라니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다.

01/27/2023

며칠 전 가스 사용료 고지서를 보고 기절을 할 뻔했다. 작년 연말부터 1월 25일까지

21 Therms에 $43.76을 지불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23 Therms에 그 두 배도 넘는

$101.47전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인플레이션에 이렇게 모든 것이 급등하여

서민들은 정말 허리가 휠 정도다. 그런데다 연방정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이번에

사회보장금/한국의 기초연금과 메디케어 국민의료 보험 혜택을 삭감 하겠다고 하는

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겨울이라 실내 온도를 높이기 위해 봄여름 가을 보다 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옷을 실내에서 두껍게 입고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저소득층이면 저 백 불 넘는

금액이 10불 내지 20불만 내고 살수 있는 혜택도 있지만 우리 같은 고액 연봉자는 해당이

안 되어 알짜 없이 내라는 대로 내야 한다. 아직 겨울이 다 가려면 2월 3월도 남았는데 4월이나

되어야 봄이라고 할까 싶다.

오늘은 4일간 휴무를 끝내고 3일간의 업무 중 첫날을 시작하는 날이다. 가볍게 토스트와

유기농 샐러드로 아침 요기를 맞추고 잠시 우연히 유튜브에서 눈에 띈 <[사람과 사람들]

마을의 탄생! 다섯 가족의 산촌일기 | KBS 160127 방송>시청하게 되었다. 타인과

타인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공동체 이야기다.

도시에서 아토피로 고생을 하는 아이들 때문에 이사를 결심한 가족들부터 정을 나누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듯한 이야기가 주 내용이었다. 그러기 위에 주말 부부로 서울서 양양까지 오고 가며

사는 가장의 이야기부터 그런데 주말이 끝나고 가족이 다시 이별을 하는 장면에서 나는 이별이란

어휘가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다.

 

수없는 주검을 내 앞에서 마주하고 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고 난 지금 이 나이에도

이별은 낯설다. 아니 그보다 더 가슴 시리고 고독한 언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벌써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쉬는 동안 <아마겟돈 타임>과 <Re Granchio/The Tale of King Crab>이란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합작 영화를 보았다.

앤서니 홉킨스가 할아버지로 등장하는 <아마겟돈 타임>은 평론보다 그리고 생각 보다 결말도 명확하지

않고 실망스러웠다. 대신 생각지도 못하다 발견한 30대 젊은 두 감독이 만들어낸 영화 "왕게의 이야기"는

시각적으로 인상파 화풍의 그림 같은 배경만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알코올 중독자 루치아노가 상류층의 권력의 부당함에 항거하다 마을에 세르비노의 딸 엠마와 잠시

사랑에 빠진 대가로 세르비노가 고용한 두 명의 총잡이에게 총격을 맞고 부상을 입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나중에는 이 두 총잡이들이 세르비노의 딸엠마를 납치해 강간하고 가둔 마을 곡간에 사랑하는

그녀가 있는 것을 모르고 마을의 술주정뱅이 루치아노는 곡간에 불을 질러 결국 그녀는 불에 타죽는다.

그에 대한 형벌을 받지 않는 대신 이탈리아서 남미 아르헨티나로 귀양을 보내 그곳에서 만난 해적들과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 속에 황금을 찾아 나서다 안토니오 신부 님으로 분장한 루치아노는 총으로 결투를

하다 불에 타죽은 세르비노의 딸 엠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영상미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중세 유럽의 무너져내린 고풍스러운 성부터 시작해

인상파 화풍의 파스텔 톤의 자연의 배경부터 남미 아르헨티나 최 남단 불의 땅이라고 불리는 Tierra del

Fuego의 그 춥고 황량한 풍경부터 관객의 시각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이번 4일간 쉬는 동안 남미 볼리비아

영화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Utama> 미국 영화 <Armageddon Time> 이태리와 아르헨티나 합작 영화

<The Tale of King Crab> 이 3편을 보았다.

다음 주 4일 휴무 기간 동안에는 이번에 보지 못한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 <The Fabelmans>과

<Tár>를 볼 예정이다. 1월도 이제 3일 남았다. 무정한 세월 쉬지도 않고 참 빨리도 간다.

01/2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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