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허무하고 덧없는 인생

붓꽃 에스프리 2023. 1. 24. 19:05

                                           Utama/우타마 영화 중에서

전 전주부터 거의 1주일 반이나 겨울비가 내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해는 겨울이면 불어오는

계절풍이 안 불어오는 것이 이상했다. 그저께는 퇴근 시간에 건물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동안 한기가 뼛속까지 파고 드는 것처럼 추웠다. 집에 오자마자 히터를 틀었다. 그래도 온몸에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그런가 싶더니 어저께는 출근길에 세찬 바람이 불어 직장에 도착해 주차장에서

빠른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호되게 추웠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자마자 상황이 급격히 반전되어 나보다 두 살 위인 백인 J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었다.

심하게 토하고 체온이 떨어지고 인도네시아 출신 중국인 부인은 물수건을 해주고 있는 동안 내가 묻는

상태에 관한 짧게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던 J, 하여 투석을 중단하라고 시키고 급히 심전도를 검사하고

난리굿을 쳤다.

그런데 이게 웬일 부인이 J를 쳐다보더니 복도에서 팀을 불러모르려고 하는 나를 바라보는 순간 이상해

달려가 보니 J가 의식을 잃고 있었다. 벽에 있는 위급상황 버튼을 누르고 그 사이에 동료들이 달려와

일단 심폐 소생술을 실시하고 한판 난리를 치는 동안 응급 대응팀들이 도착했다. 그리고 잠시 겨우 J의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혈압 상승제를 투약하고 팀을 떠나보내자마자 곧바로 심전도 상황이 급반전해

J는 다시 의식을 잃어버렸고 이미 차가워지고 있었고 찰나적인 판단은 이미 J는 숨을 거두고 있었다.

그는 심장 쇼크로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팀들이 다시 도착해 심폐 소생술을 하는 동안 팀의 일원이 가족과 현재 상황을 논의하고 가족이

환자가 평소에 바라던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달라는 부탁에 총책임자의 입회 아래 팀들이 응급처치를

진행하고 있는 사이에 팀장이 달려와 가족이 모든 것을 이제는 중단을 요청했다며 그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J는 그렇게 한순간에 생을 마감하고 싸늘하게 식어 세상을 떠났고 아들이 다가와 그동안 최선을

다해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의 주검은 에스코트 서비스가 와서 성조기로 덮어 지하실 냉동 보관소로 데려가고 나는 뒤처리 서류

정리하고 장장 6 시간을 난리굿을 피우고 나니 내 전신이 쑤시고 아파와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병가사를

내고 그길로 퇴근해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눈을 뜨니 월요일 아침 1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 몸과 영혼이 아파왔다. 얼마나 많은 죽음을 나는 평생에 마주하였던가. 그리고 느끼는 끝없는 허무감은

내가 오늘 운이 좋게 그동안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던 볼리비아 영화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

<우타마> 한편의 내용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Utama" (which is Aymara for “our home”)

4일 휴무 중에 첫날인 오늘 나는 그동안 지난해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품으로

남미 볼리비아 원주민 아이마라 인디오 부부가 척박한 땅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온으로 인한

가뭄 피해 속에 생존을 위협하는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참혹한 현실을 그려낸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다운로드하여 이 한 편의 영화를 몸이 뒤틀리는 데도 간신히 맞추었다.

척박한 땅 풀 한 포기 자라기도 힘든 볼리비아 어드메 평원에서 라마를 기르는 주인공 비르지니오

그는 매일 라마 떼를 데리고 사막 같은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목축업을 한다.

한국 전쟁 후 60년대나 볼 수 있을 법한 물 길어올리는 기구 이름을 잊어 한국어로 표기가 불가능하다.

저것을 하다 보면 물을 조금 집어넣고 빨리 움직이어야 물이 올라오던 기억들 저편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가뭄으로 펌프질을 해도 물이 올라오지 않아 주인공 할아버지 비르지니오와 도시에서 아빠와 불화로

할아버지한테 온 클레베르는 무뚝뚝한 할아버지와의 동행을 시작한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가뭄으로 하여금 풀 한 포기도 자라기 힘든 황폐화 되어가는 광야에서 라마를

기르는 주인공 비르지니오 인생은 척박한 광야만큼 잔인하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황무지에서 가뭄과 더불어 주인공 비르지니오의 시름은 더 깊어간다.

마치 한국동란 후 50년대 60년대 초가집을 연상케 하는 척박한 황무지 위에 세워진 볼리비아 원주민들의

가난하고 잔인한 주변 환경과 집 그 안에서 주인공 비르지니오와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 시가 이 두 사람이

서로 앞에 놓인 이상 기온으로 인한 가뭄 속에 고향을 떠나 아들이 사는 도시로 가자고 중병이든 할아버지

비르지니오를 설득하는 손자 클레베르의 이야기를 앞에 놓고 고뇌하는 시간들 비르지니오는 죽을 병이

걸렸으면서도 끝내 고향을 지키고 고향에서 생을 마감하겠다 고 다짐을 한다. 그러다 결국 그는 광야에서

어느 날 라마떼를 끌고 방목을 하다 쓰러지고 만다.

 

 

인생은 때로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 여정이며 우리 모두는 주변환경과 싸워 이겨야만 하는지를 보여주는

서사시와 같은 이 한 순간의 영상미는 슬프지만 지극히 아름답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주인공 비르지니오는 고향 자신의 흙벽돌 집 침대 위에서 부인 시사와 손자 클레베르가 보는 앞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검은 상복 차림으로 그의 관을 메고 풀 한 포기 자라기도 힘든

황무지 공동묘지에 그를 묻는다. 글로디올러스 꽃 한 송이가 대지와 함께 입맞춤을 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저 지금은 조용히 있고 싶은 시간이다. 누구와도 대화를 할 에너지조차도

없는 그런 느낌이다, 마시면 안 되는 누가 준 오트밀 더블 라테 266 밀리미터를 마시고 유튜브 뒤적이다

자판기를 두드리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늙고 있다는 것을 체력으로 피부로 느낀다. 죽은 J는 내

가 자기 보다 20년은 더 젊어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기억력과 체력이 내가 늙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눈앞에서 사람이 한동안 안 보이면 이름을 잊게 된다. 때론 갑자기 생각이 막혀 어휘가 생각이 안 난다.

젊어서는 외우는 것을 그렇게 잘하던 것도 이제는 힘들다. 나는 애국가 1절만 겨우 아는 데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배우자들이나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귀화할 때 애국가를 3절까지 불러야 한다고 하여 놀라고 말았다.

그들이 나보다 났다.

문득 오늘 나는 한국의 역사물 대하 사극 드라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온라인으로 뒤져보니

광개토 대왕부터 참 많았다. 고구려 건국사를 보여주는 대하드라마 "주몽"과 만주 옛 고구려 영토에 있는

광개토대왕 비석을 한국 학자들과 정부에 공개하지 않고 접근 자체를 막고 있는 위대한 "광개토 대왕"이

보고 싶어졌다.

하여 찾아보니 다행히도 KBS에서 광개토대왕 전편을 다시 보기로 무료 시청이 가능함을 알게 되어

오늘 1편을 시청하다 잠시 중단했다. 내 뿌리의 역사를 알고 싶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유대인들이

유대인의 역사를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살던 교육을 시키듯이 나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한국계 미국인

으로서 나의 근원적인 한국 역사를 알고 싶다는 하나의 바램이 생겼다.

92부작의 광개토 대왕을 시청하고 맞추려면 몇 개월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광개토 대왕,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강감찬 장군, 최영 장군, 김유신 장군,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님, 함석헌 선생님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국의 위대한 위인들의 이름이다.

이제는 자리에 누워야 할 것 같다.

왼쪽 어깨 뒤에 근육통이 오고 있다.

오랜만에 불후의 천재 모차르트의 진혼 미사곡, 레퀴엠 전곡을 들어보고 싶다. 우리에게 이지와 지성이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단편적인 삶이 될까 싶다. 직장에서도 가끔 느끼는 일이다.

가장 슬프고도 궁금한 것 둘이 있다.

모찰트와 안중근 의사의 시신은 어디에 묻혀 있는가 하는 아직도 우리 모두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다.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에 경의를 표하는 한국인들로서는

이 보다 더 안타깝고 슬픈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죽자 살자 돈에 목숨을 걸다 싶이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집을 몇 채를 갖고 있거나 땅을 갖고 있거나

해야 속이 차는 사람들 그러다 평생 죽도록 일만 하고 돈만 모아놓고 즐겨보지도 못하고 죽은

사람들을 몇 번이나 보았다. 47세에 뇌암으로 사망한 한 젊은이를 기억하고 있다. 그가 남긴 15억도

넘는 재산은 부모와 형제들 몫이 되고 말았다.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편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남은 인생 남에게 구걸하지 않고 빛 지지 않고 살아갈

지붕과 천장이 있고 식탁 위에 일용할 양식 빵이나 밥이 있거나 치즈와 버터와 반찬들이 있고 친구나

좋은 인연에게 따듯한 차나 커피 한잔 그리고 점심이나 저녁식사 한 끼 따듯하게 대접할 수 있을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의 소유욕과 물질 욕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중용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욕심이 없어도 인생은 고달프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각종 마약과 악행으로 인생을 망치고

거리에서 홈리스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선진국의 최고 수장이라고 하는 이 미국의 대도시에도 넘치고

넘치는 것이 현실이며 그것이 가장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내가 의미하는 작은 욕심이란 인생에 대한 야망과 꿈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 목표가 있을 때

우리는 진취적으로 피땀 흘려 노력하고 주경야독도 하여 성공이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는 그 어느 곳에도 없으며 누구라도 자신이 노력하고 교육을 받은 만큼만 살게 되어 있는

것이 인생의 진리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Dp2SJN4UiE4

Mozart - Requiem in D K. 626

I. Introitus: Requiem aeternam (choir with soprano solo) (1:19)

II. Kyrie (choir) (5:46)

III. Sequentia: - Dies irae (choir) (8:14)

- Tuba mirum (solo quartet) (10:09)

- Rex tremendae majestatis (choir) (13:29)

- Recordare, Jesu pie (solo quartet) (15:31)

- Confutatis maledictis (choir) (20:27)

- Lacrimosa dies illa (choir) (22:48)

IV. Offertorium: - Domine Jesu Christe (choir with solo quartet) (25:52)

- Versus: Hostias et preces (choir) (29:29)

V. Sanctus (choir) (32:52)

VI. Benedictus (solo quartet and choir) (34:30)

VII. Agnus Dei (choir) (38:52)

VIII. Communio: - Lux aeterna (soprano solo and choir) (41:45)

Marita Solberg - Soprano

Karine Deshayes - Mmezzo-soprano

Joseph Kaiser - Tenor

Alexander Vinogradov - Bass

Chœur de Radio France,

Nicolas Fink - Choir director

Orchestre National de France,

James Gaffigan - Conductor

'붓꽃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르른 하늘 한번 쳐다보고  (2) 2023.01.28
겨울밤 세레나데  (0) 2023.01.24
새해 아침  (2) 2023.01.22
잠시 겨울비는 멈추고  (2) 2023.01.21
외출  (9) 202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