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밤 12시가 22분이다. 밤 12시를 지나면서 나는 내 인생의 이정표 70년이란 세월을 살아왔다.
어저께는 아침에 일어나 먼저 샤워를 하고 나와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을 한참을 보고 있었다.
청소년이 어려서 한국을 떠나 이제 늙어 70세 노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다. 정말 내가 이렇게 많은 세월 70년을 살아왔나 싶었다. 12시에 점심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한국 화교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운영하는 식당으로 갔다.
놀랍게도 주차장이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웃어른이 오시고 한 분은 몸살이 나셔서 오시지를 못하셨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들 부부도 도착하고 다른 가족들이 도착해 다들 많은 식사량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채소 하나, 소고기 요리 하나, 해물요리 하나 그리고 닭 요리 하나씩을 주문을 했다.
특별히 이 집에 깍두기가 맛깔스러웠다
웃어른이 게 요리를 드시고 싶다 하여 해물요리 중에서 게 요리를 주문했다. 그런데 나는 세상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미치는 게 요리에 별로 흥미가 없는 사람이다. 손에 묻히고 먹어야 하고
살 발라먹는 것이 싫어 맛이 나는 것은 알아도 선호하지 않는다. 빵하고 다른 요리를 먹는 것이
오히려 속도 편하고 맛깔스러웠다.
시간을 함께 하고 점심 식사와 케이크를 나누어 먹는 것으로도 충분한 것을 윗분들이 70이 된
사람에게 카드에 돈 봉투를 건네주어 그 또한 감사하지만 당혹스러웠다. 아니 돈 충분히 잘 버는
데 왜 이렇게 돈들을 주느냐고 한마디 하니 아무 말 말고 받아두라고 한마디씩 해 받아두고 집에
와서 보니 한국 돈 100만 원이 넘는 현금이었다.
그리고 너무 피곤해 나는 옷 갈아입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어 낮잠을 청했다. 자고 일어나니
태국 치앙마이에서 부부가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 친구로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가 좀 더워 지치는 느낌이라고 하며 이달 27일 날 귀국한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내일은 직장으로 돌아가 3일간 근무를 해주고 그 후 13일간 올해 첫 연중 휴가를 시작하게 된다.
이번 주 가외 근무해 주고 지쳐 하루 병가사를 내고 하루 쉬고 더해 본래 휴무 이틀 도합 3일을 쉬고
있는 데 오늘도 가외 근무를 해줄 수 있느냐고 텍스트가 날아와 오늘만은 해줄 수가 없다고 거절했다.
돈도 싫고 다 싫고 충분히 쉬고 싶었다.
이제 오늘로서 만 70세가 되어 더는 미룰 수가 없어 한국으로 말하면 국민연금 즉 우리네
사회보장금을 신청해야 된다. 연중 휴가 시작하기 전 남은 3일만 근무가 끝이나면 온라인으로
신청하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주 토요일은 3시간 거리에 있는 친구 부부의 초청으로 몇 년
만에 재회를 위해 방문하려고 한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 선수가 오늘 스페인에서 선전을 하였다고 온라인 기사에 올라왔다.
그런 그의 나이 이제 꽃다운 22세로 생일이 나와 같은 2월 19일이다. 웃어른은 4월 말에 한국을
살아생전에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하신다고 비즈니스 클래스 7천 불짜리 좌석을 예약하였다고
하시며 이번에 여행을 안 가냐고 하여서 나는 일단 모두 다 미루고 내년에 은퇴하고 나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을 경험하고 싶고 알고 싶다.
그 후에는 방문해 보고 싶은 나라들을 하나씩 방문하고 싶다.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경우 수속하는
데 만도 연방정부 기관이라서 몇 개월이 걸린다. 가장 우선적으로 방문하고 싶은 나라는 스페인
엘 프라도 미술관과 엘 카미노 순례길과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되었고 헤밍웨이가 시간을 보낸
발자취가 남아 있는 쿠바 그리고 내가 늘 방문했던 캐나다 전국과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지방을
돌아보고 싶다.
출근해서 직장에서 또 한바탕 생일날이라고 동료들이 차려주는 생일 파티를 마주할 생각을 하니
감사하면서도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 $1400 하는 갤럭시 S23 Ultra를 건네줄 것이 뻔하고
그렇다고 웃어른이 챙겨주신 생일을 축하하는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말씀드리니 그만큼 직장
생활을 잘하였다는 말이 아니겠냐 하시면서 주는 선물 감사하게 받아주는 것도 예의니 감사하게
받아 잘 쓰라고 말씀하셔서 그러마 했다.
어느 세월에 이 나이가 되었나 싶다.
남은 날도 열심히 정도를 걸으며 살아가리라 자신과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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