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고독 그대 이름 앞에서

붓꽃 에스프리 2007. 9. 29. 21:10

 

 

우주와 자연의 절대 진리라 할지라도 사람이 늙는 다는 것은 슬픈 일인지도 모른다.

어디까지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이며 남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삶의 경계선일까를 생각한다면 쇠잔하여 젊음은 가고 점차적인 기억력의 상실과

신체적인 생리현상의 변화는 우리를 때론 깊은 슬픔과 고뇌와 갈등에 빠친다.

 

기억력이 약해져 무엇을 어디다 두었는지 조차 잘 모르거나 방광조직의 약화로

남녀 분별없이 소변을 때론 조절을 못하여 외출을 할 수 없는 어려움이나 개인위생을

제대로 조절할 수 없는 일들 모두 우리를 슬프게 하는 노쇠 현상 중에 하나이다.

특히 노인문제는 더욱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노인을 모시고 살거나

봉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이해와 배려 그리고 사랑과 인내를 요구하는

일상인지 모른다. 헌신적인 사랑과 배려와 이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누군들 늙고 싶어 늙겠는가 우주의 이치가 그런 것을 인간의 힘으로 어찌 조절이

가능하겠는가 다만 순응 할뿐 열정적으로 일생 동안 온몸과 영혼으로 사랑을

눈부신 시어로 읊조리던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남미 오지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도

한국 근대미술의 선각자 화가 박수근도 생을 다하고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던 가.

 

화가 박수근도 동대문 밖 창신동 달동네에서 그 얼마나 처절한 가난과 싸우며

가난으로 고등교육은 꿈도 꾸지도 못하고 가족부양과 속된 표현으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호구지책으로 극장 간판을 그리면서 일찍이 소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인정받던 천재성을 독학을 통하여 미술이란 고난의 길을 운명적으로 걸어 갔던

성실하며 근면한 진정한 화가가 아니었던 가.

 

그의 그런 �어지게 가난한 삶을 통한 예술과는 아랑곳없이 그의 작품은 당시에는

한갓 몇 푼에 팔려갔고 오늘날 가난의 상징이었던 화가의 작품들은 현재 한국경매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낙찰되고 있지 않은가. 가령 그의 목련화 같은 작품 하나만으로도

15억이란 높은 가격에 낙찰되어 얼마 전에 새 주인을 찾았다. 반 고흐도 이런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예술은 고난 가운데서 피어나지만 시대상을 놓고 바라볼 때

참으로 불공평하다 하겠다. 자본주의는 돈 장사로 그들의 가난과는 아랑곳없이

그들의 피와 눈물과 수고와 혼이 담긴 혼신의 작품들로 돈 놓고 황금알을 낳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절대 다수의 경우 부인할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다.

 

날씨도 흐려 회색 빛인 날 밤이 되니 구름 사이로 달이 빼 꼼이 얼굴을 내민다.

둥근 보름달이 어느덧 기울어 본 모습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고요 속에 달빛은

손을 들어 인사를 한다.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고독 자체가 인간

실존의 전체라면 더 철저하게 고독 앞에 설 필요가 있다. 그리움 가득하게 안겨주는

체기가 다 풀리는듯한 박진감 넘치는 파바로티의 미성으로 듣는 물망초

별은 빛나 것만이 어둠과 정적만이 서성이는 하얀 밤 함께 함 또한 우리 가슴에

그리움을 심어주는 그리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움이 있다는 것은 아직은

살아 있다는 명징한 증거다.

 

수많은 지구촌의 문학도나 사람들은 파블로 네루다를 좌익내지는 반체제의 시인만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가 쓴 절대 다수의 시들은 그만의 열정으로 평생 동안 사랑만을

주제로 읊은 그만의 고독과 승화된 낭만으로 지구촌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지리적으로

고립된 환경에서 일찍이 문학에 발을 내디딘 뛰어난 시인이요 외교관이요 정치가였다는

사실은 미쳐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 올 때까지 더 철저한 자신만의 절대 고독 앞에 서고 싶다.

가을이 깊어가고 떠나 간 그 공간에다 더 철저하게 고독이란 이름으로 누군가의

행복을 위하여서 침묵하는 시간이고 싶다. 다만 행위 자체로 말을 이어갈 뿐….

말없는 말이 더 많은 의미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을 때는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