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가을비 내린후 사랑하는 인연들에게

붓꽃 에스프리 2007. 9. 24. 05:14
 

 

 

환절기가 되어 있어서 일까 우리 동네답지 않게 이틀 연속 귀하고

귀한 비가 흩뿌려 간밤에는 빗방울이 후두둑 거리면서 창문을 두드리며

천둥번개를 동반하고 오랜만에 초가을 단비가 내려 목마른 대지를

목을 축여 주었다. 아침나절 아틀리에로 가려니 멀리 필립핀에서 온

욜리 부부가 지나가다 난데없이 인사차 들리러 와 잠시 시간을 멈춘 후

아틀리에를 가보니 가을 병이 오는지 아니면 감기몸살로 지난주 자리를

비우더니 아직도 아픈지 친구 그레이스 자리가 비었다.

 

어차피 창작이란 고독이요 홀로 하는 일이 아니던 가.

대문짝만한 캔버스 공간을 12개로 나누고 다시 사계로 나누고 한 계절에

세 개의 공간을 배열하고 하나 하나를 채우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 늘

그랬듯이 음악이 흐르지 않는 아틀리에를 생각할 수는 없으니 유서 깊은

영국 테임즈강 바로 옆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 골목에 위치한 웨스터민스터

사원 합창단이 부르는 그레고리언 성가 Westminster Cathedral Choir

- Gregorio Allegri - Miserere mei deus를 시작으로 하여 김재성의 <가을사랑>으로

이어지는 짬뽕 잡탕 음악 CD를 플레이어에 걸어 놓고 칼 놀림을 시작하다

보니 어느덧 오후가 되어 정오도 한참 넘었다.

 

아틀리에 창 밖은 잿빛 하늘로 채색되어 있고 서늘한 바람에 인간의

마음이란 야누스적이고 간사하기도하지 덥다고 야단법석 하는 것은 물론

오도방정을 떨던 때가 어제 그제 같더니 벌써 재킷을 걸치고 창문을 닫아야

하고 직장에서는 감기로 콜록대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러나 이 아침 햇살은 비가 온후라서 공해는 모두 씻겨 내린 후라

시야가 멀고도 넓어 청명한 가을날씨로 말러 교향곡 9번과 더불어

가을이 오고 있씀을 한잔의 배넬라 향 가득한 커피 위에서 감지하는

이 아침이다. 창문 블라인드는 다 닫아 놓고 작은 램프 불 곁에서 잠시

이 아침 안식을 취하며 그리운 이름들과 모습들을 하나 둘씩 회상하여본다.

 

나답지 않은 아침 음악메뉴 말러 교향곡 9번 주일 아침 음악으로는 좀

정신 살이 사나운 곡이다. 차라리 10번 교향곡이 이런 날은 더 서정적이며

안온한 느낌을 가슴에 담아준다. 언제나 가을여행을 떠나 쉬카고 형을

방문하게 되면 형이 건네주는 특별한 선물이 있다. 늘 영어권에 참신한

책을 한 권 건네준다. 그저께는 전화로 음악이야기로 한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느닷없이 이런 책을 읽어 보았느냐고 한다. 뭔데

하니 네 형수 친구인 내과의사가 선물로 준 책인데 힘의 에너지라나

뭐라나 제목을 잊어먹고 말았다. “

 

너 오면 이 책을 사서 줄게 읽어봐.’

, 형 알았어..”

 

그 양반이 네가 만들어서 보내준 음악 CD를 들고 갔어.

대체 이 음악을 누가 보냈느냐면서 2주 후 올 때 그 음악을 들고 올 수

있니 음악 듣는 시스템을 하나 새로 마련했어.”

네가 만들어준 음악은 다들 들고 가서 없어졌어

가을을 형 가슴에다 팍 심어주는 음악을 들고 갈게

사람들을 다 뿅가게 만드는 음악으로 선곡할게…’

예야, 색감이 불분명한 뉴 에이지 음악은 형은 별로더라…………’

………, 진부한 것으로 들고 갈게…….’

예야, 네가 요즘 한국말 뜻을 잘 모르는구나 그건 진부함이 아니라

진솔함이라 하는 거야…………’

 

이런 실수를 하는 동안 어둠은 내리고 바다 같은 마음 밭을 일구는

형은 무슨 합창곡을 네가 오면 CD에 선물로 하나 담아서 주마하고는

대화는 끝을 맺었다.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 합창단이나 유서 깊은

악스훠드 대학교 합창 단원들이 부른 좋은 곡들이 많은 데 이런 곡들을

가을이 깊어 갈 때쯤 아버지 같이 마음이 넓은 인생의 멘토어인 형에게

이지와 지성의 향기를 담아서 들려주고 싶다.

바리톤인 형의 그 중후한 목소리……………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건전한 취미와 일상으로 자신의 삶을 영적으로

충만할 수 있씀 또한 우리 인생에 있어서 존재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데

소중하고 귀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건전치 못하고 자신은 물론 주변에

덕이 되지 못하는 일상과 삶의 취미는 패가망신은 물론 자신의 현실은

물론 영적으로 황폐화시키는 나락의 구렁텅이로 떨어트리고 만다

 

사람이 인생 어느 정도 살아가다 보면 배움의 깊이와 높이와는 무관한

서로간에 평준화가 되는 시기에 도달하게 된다. 그럴 때 목에다 힘을

주고 어깨를 뻣뻣하게 하고 타인과 나 사이에 인간관계 정립을 하는

경우 그 인생은 참으로 볼 것이 없는 것은 물론하고 자아도취나

오만과 경솔함이나 교만으로 타인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어이없는

인생을 살게 된다.

 

배움이 높다고 부자라고 권력을 한때 휘어잡던 사람이라고 명예를

온몸에 조명 받은 사람이라고 사노라면 생로병사로 고통 앞에 때로는

서지 않는 것도 아니요 치매나 각종 어려운 숙명적인 질병에 시달려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대소변을 가지리 못하고 사람도

몰라보는 지경에 이르지 않는 것도 아니요 이르지 말라는 법도 삶의

질서의 법칙도 없다. 유명인사들이나 학자들이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마지막 생은 일반사람들과 단 한치의 차이도 없다.

때론 그들이 살아온 과거를 현실에 비추어보면서 다른 일반인들

보다 더 많은 연민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은 배움이나 권력이나 명예나 그 어떤 높낮이를 떠나서 가장 인간적일

때 그리고 순수할 때 늙어서도 늙어가면서도 주변으로부터 아무리 時代相이

변한다 하여도 존경의 대상이 될 수가 있으며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다.

 

영악하고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나

이해는 한치 눈곱만큼도 없는 독단적이거나 지나치게 까다롭고 타인의

감정은 관계치 않고 나만의 감정과 생각만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언행이나

인간의 모습에는 덕이 없는 것은 물론이요 소이 신체말로 왕따의 대상이

되고 만다. 생각 이외로 이런 유형의 인격체는 많다. 특히 식자층에

더욱이 많다. 자기 독단과 오만과 교만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사람 위에 사람이 있고 사람 밑에 또 사람이 있씀을 간과하고

유아독존과 인생에 대한 깊은 자아성찰과 겸손의 미덕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고로 절대 겸손할 필요가 있다.

절대 겸손과 영혼의 순수로 잃는 것은 없다.

 

다만 덕이 되고 아름다운 향기로 주변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반영되고

가치 있는 삶의 일부로 그 여백을 제공할 뿐 김재성의 <가을사랑> 노래

가사 말처럼 이 가을을 깊이 있게 물들일 것이다.

 

마시다만 한 잔의 머그잔에 커피는 어느덧 식어 차갑다 그러나 아직도

그 맛은 향기롭고 구수하다. 아름다운 영혼이나 삶이나 인간관계의

우화의 강도 그럴 것이며 유장하고 도도히 흐를 것이다. 삶과 죽음이란

그 사이에서 그리고 영원까지도 형이상학적인 설명과 믿음을 바탕으로

진솔하고 믿음 있는 삶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존재가능 할 것이다.

은은히 그레고리언 성가 스타일로 부르는 "Lady in Red"의 아름답고

감미롭기 한없는 러브 송 만큼이나 아름다운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모습이 가능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