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집 앞 포취
뒤척이던 밤 겨우 잠을 좀 잤을까 눈을 뜨니 새벽 5시가 가까워 온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서성이다 보니 형 또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 인사를
건넨다. 형수 또한 일어나 직장출근을 하기 전 모닝 커피와 베이글을 사다 주고
싶다고 의견을 타진하는 것을 괜찮으니 모닝 커피 한잔만 있으면 좋겠다 하였다.
형이 만들어주는 샌드위치에 담긴 추억을 늘 잔잔한 추억으로 가슴에 담고
살아오는 날들을 돌이키며 이번에도 형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랴 일단
동생의 의견을 물어왔다. 머뭇거림없이 그렇게 해달라고 하였다. 바나나를
넣은 샌드위치와 한 잔의 커피의 아침 이 얼마나 따듯한 손길인가 아침식사를
맞추고 쌀쌀해진 아침 공기를 가르며 출근시간이기에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
대도시 사잇길로 빠져나가 우리는 오헤어 공항으로 향하였다.
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내리고 형을 뒤로하고 떠나야 하는 여정 위에 형은
다가와 따듯하게 동생을 포옹하며 잘가라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차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가는 동안 e-티켓을 수속하는 카운터로 다가가 수속을 맞추고
보안검사를 맞춘 후 남부 테네시 Tri-city공항으로 가는 출구에 도착하여
한숨을 놓을 수가 있었다. 먼 여정이 담고 있는 그리움과 말없는 많은 이야기들
가슴에 담고 오르는 길 작은 소형비행기는 30명 정도를 싣고 여정에 올랐다.
얼마나 작고 의자가 불편하던지 온몸이 쑤셔오고 등이 아파옴을 느끼면서
기내를 살펴보니 비 백인은 붓꽃 혼자뿐 그뿐이랴 자신이 남부를 향하고 있씀을
피부로 느끼는 것은 승객들 말의 억양의 다름에서 알 수가 있었다. 같은
나라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문화가 상당히 다름은 물론 차이가 있다. 서부인과
동부인이 다름은 말을 할 것도 없고 북부인과 남부인 또한 정서와 문화의
차이가 크다. 대륙이요 연방국가가 아니던 가.
얼마를 갔을 까 저 멀리 육안으로 눈에 익은 시골 공항모습이 육안으로 들어온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저 멀리 출구입구에 서있는 윌버
형님이 보인다. 얼마나 반갑던지 우린 덥석 끌어안고 반가움을 나누는 동안
저 만치서 큰 형님인 조지 형님이 다가와 반가움에 꼬옥 끌어안아주시며
짐을 찾아 어서 가자고 하신다. 국내 캐러솔에서 짐을 찾아 차에 올라 우리는
테네시주 국경을 넘어 버어지니어로 들어가 가는 길목에 있는 애빈돈에 있는
늘 가던 중국집으로 가서 오랜만에 같이 저녁식사를 맞추고 집으로 향하였다.
낯익은 정경들 그리고 산과 목가적인 하얀 집들 사이로 우리는 운전을 하고
얼마를 가니 저 멀리 산 밑에 홈 스윗 홈 오두막집이 보였다. 한국계 동생이
온다고 이미 컴퓨터 방을 설치하여 놓고 화장실과 목욕실도 따로 늘 그렇듯이
정돈하여 놓은 배려와 섬세함이라니 비로소 이번 여정에 쌓인 피로를 마음
편하게 내려 놓을 수가 있었다.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쉴 수가 있었다.
잠시 쌓인 이야기를 나눈 후 각자 침실로 향하고 나는 하루의 일과를 컴퓨터
방에서 정리할 수가 있었다. 한글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더하고 기억을 더듬어
영어자판기를 겨우 기어가듯이 자판기를 두드려 모국어로 그리운 님들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었고 여행기를 하나 하나 완성할 수가 있었다.
가뭄으로 집 앞에 흐르던 개울은 말라버렸고 숲과 산속에 나무들 또한 전년도와는
달리 생동감이 적었고 아직 가을을 느끼기에는 조금 시기상조다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부 쉬카고나 동부 뉴욕 보다는 가을이 적으나마 완연함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사위에 어둠이 내리니 풀벌레 소리가 심포니 서곡처럼 창 밖에서 가을을
깊이 물들이며 들려오고 어둔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인다. 아 가을이여…...
그 어느 곳 보다 도 편한 느낌이 드는 백인 형님들의 산골 오두막집
집을 수리하느라고 샤워를 하지 못하고 하루 밤을 지내고 떠나온 시카고
여정을 뒤로하고 비로서 따듯한 샤워를 하고 나니 날아갈 듯 하였다.
이메일을 열어보니 쉬카고로 부터 이메일이 날아와 기다리고 있었다.
집 수리하느라고 불편함을 주어서 형수가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메시지를
전하여달라고 한다며 형이 소식을 주었다. 남부에서의 첫 여정은 그리움
속에 잔잔한 풀벌레 소리와 스쳐가는 바람의 이야기와 더불어 잠들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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