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며 온도가 급강하 하여서 초겨울이 다가온 느낌으로
한국 같으면 늦가을 정도의 온도가 되겠지만 우리지방에서는 꽤나 추운
날씨로 겨울 옷까지 꺼내 입고 목도리까지 목에다 두르는 추위가 갑자기
찾아 왔다.
창밖에는 바람이 윙윙대고 실내온도 또한 내려가 발이 한기에 차갑고
위에는 긴 소매를 걸쳐야 하는 을씨년스런 날씨가 되어 마음 조차도
음산한 날씨의 광란이다. 이런 날은 연로하신 분들이나 어린이들과
병약한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생각난다. 잠을 자면서 이부자리는 감기
들지 않게 잘 덮고 자고 있는지 따듯한 숩이나 국이라도 한 그릇 제대로
따듯하게 빵과 쌀밥이나 잡곡 밥과 함께 제대로 저녁 식사를 하였는지
생각에 생각이 연산작용으로 연기처럼 피어 오르면서 이어진다.
실내에서도 갑작스런 추운 날씨로 목에 목도리를 두르고 앉아 있다.
이런 날은 따듯한 국밥 한 그릇이면 굶주린 배도 행복하지 않을까.
지금은 먹을 것이 넘치고 쳐지는 풍요로운 시대에 모두가 살아가지만
극악무도한 범죄는 더 많이 발생하고 이웃과 이웃 사이에도 삭막한
분위기가 더 많이 연출되는 살벌하고 때론 정글 같은 콩크리트 건물
안에서 인성과 근본적인 인간의 순수도 모두 상실한 채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틀에 박힌 정형화된 삶의 범주를 우리 현대인들은
벗어나지를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마다 삶의 가치관이나 철학이 다르니 무엇이 똑 부러지게 옳다거나
그르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소박하며 단순한 삶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을 하고 싶다. 사람이란 언제고 뒤를 돌아다 볼 때에 생의
골목 그 종착역에 이르러서 어떤 형태로든 누군가에게 누가 되는 삶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나친 탐욕이나 집착을 내려 놓을 때만이 진정으로
스스로 자유로워 잘 수가 있다. 탐욕과 집착이 집요하고 병적일 때
자신은 물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쳐 생각하지 못한 많은 폐해를
가져다 준다.
지나친 집착이나 탐욕이 없다면 정치판에서는 인면수심의 비리와 양심과
도덕부재의 정치나 이권다툼과 권모술수는 없을 것이요 종교계에서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세습하는 일이나 직분이나 이권다툼도 없을 것이요
사회에서는 각종 극악무도한 범죄와 사기나 배신행위 또한 극단의
수위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에 있어서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고 하지 않던가. 지나친 욕심과 집착은 선이나 정의 보다 악과
불의가 될 가능성이나 동기부여가 될 기회가 더 많다.
수도자들은 어떤 종파를 논하기 이전에 청빈하고 단순한 삶의 여백을
설파하고 있지 않던가. 가을이 수확의 계절이요 감사의 계절이라면
벼도 익어갈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우리의 삶 또한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배울수록 겸손할 필요가 있다면
스스로 삶의 단순화와 비울 줄 아는 삶의 지혜도 필요하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가난하고 헐벗고 살던 보리고개 시절에도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이웃이란 정서가 있었다면 물질의 풍요가 결코 안겨줄 수
없는 서로에 대한 애틋한 정과 사랑이 순수한 영혼 안에 거하고 있었다.
첨단의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더 많은 정신병을 앓고
있다. 그뿐이랴 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 가? 물질의 풍요나 첨단시대의 문명의 이기가
우리의 정신적인 가치의 깊이와 순수를 뛰어 넘을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 모두가 늙고 병들거나 쇠잔하여 죽음에 이르러 이 지상의 여정을
맞추고 떠날 때는 가난한 자나 세상에 없는 억만장자 같은 부호나
권력자나 영웅이나 유명인도 빈 손으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늘 살아가는 동안에 기억하며 균형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나름대로
자기 그릇만큼 노력하며 성실하고 순수하며 선을 추구하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가치있는 삶의 한 편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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