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일상 유달리 올 여름한철은 더욱 그랬다.
파파께 아버지 날 카드를 보내드린 이후 이렇다 하게 제대로 안부전화도
드리지 못하고 벌써 9월이 되었다. 그 동안이 3개월이 되어간다. 이루 말로
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어려움들이 스쳐갔다. 꿈에도 생각 못한 엄청난
일들이 눈앞에 다가와 할말을 잃고 절대자에게 맡기고 그분의 처분만
바랄 수밖에 없었던 생과 사 그 막다른 골목길에서 서성이던 절망의
시간들을 가슴에 안고 긴 침묵 속에서 지나온 길들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절망의 시간과 슬픔과 아픔의 시간도 마냥
끝이 없고 극복하기가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늘 혼자 마음속으로 되 뇌인
말 하나는 하나님은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만큼의 시련과 어려움을 주신다
라는 자신에게 거는 주술적인 자기체면이었다.
그렇게 잔인하였던 여름 한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직장과 집 그리고 학교 그것이 모든 활동의 영역이었던 여름 한철 밤을
새우기를 밥 먹듯이 한 이 한 계절은 침묵과 함께 지나갔다. 그저 바보처럼
입을 굳게 다물고 침묵으로 묵묵히 내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살아온 날들
이었다. 도통 아무 것도 생각할 수도 없었고 생각을 하여도 전과 같이
파릇 파릇 새싹처럼 사색의 움이 돋아나 자판기를 두드릴 수 있는 것은
더 더욱이 아니었다. 뇌에 흐름이 완전히 마비되어 멈춰버린 것이었다.
그리운 모든 인연들에게 간절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도 글이 써지지
않으니 전할 길도 없으려니와 멈춰버린 뇌기능과 감성을 되살릴 길은
더 더욱이 없는 시간 이었다. 손에서 놓아버린 책들이 있던 자리에는
교과서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한치도 물러 설 줄을 모르는 시간 위에
쫓기고 쫓기는 시간과의 숨바꼭질 그 아슬 아슬한 삶의 곡예 늘 피곤에
찌든 시간이었다. 절실한 감성으로 미치도록 보고 싶고 그리워도 그립다는
말 조차 마음의 빗장을 내려놓고 할 여백조차도 허락이 되지 않았던
시간과 그 동안의 정황들 때론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과연 남은 생애에 절실한 감성으로 그리운 영혼의 지기들을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 까 하는 절실한 상념들이 가슴을 후벼 파고 한없는
쓸쓸함으로 다가왔다.
미치도록 보고 싶고 미치도록 그리운 사람들 아낌없이 모든 사랑과
배려의 손길과 한 인간의 이지와 지성을 아낌없이 나누고 채워주고
싶은 절실한 감성이 강물처럼 흘러가 닿을 수 있는 존재의 의미와
절대 사랑과 우정이 될 수 있는 정결하고 단아한 영혼의 순수가 반짝이는
영혼의 지기 이젤 앞에 캔버스를 놓고 붓을 들면 영감이 되어
지고 지순한 영혼의 향기로 다가오는 소박하나 결코 천박하지 않은
삶의 가치와 향기를 갖고 살아가는 그리운 사람들 하나 하나 그리운
이름들을 영혼의 캔버스 위에 오늘은 오랜만에 써내려 간다.
너절하게 많은 이름하여 친구 보다는 단 하나의 진실 죽음의 경계를 넘어
영원까지 정결한 영혼의 순수와 사랑과 우정과 이지와 지성을 절대음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깊고 고요한 그러나 당차고 힘찬 따듯하고 온유한
내면의 에너지로 채워진 정신을 갖고 살아가는 휴머니즘을 깊이 공감하는
영혼이 그립다................오늘은 ................또한 법정 스님의 맑고 고운
영혼의 향기가 가슴저리게 그립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호숫가로
달려가고 싶다.
그런데 이게 왼일 직장에서 그저께는 사무를 보는 동안 잠시 전에도
함께 대화를 주고 받았던 사람이 심장마비로 급사를 하고 만 것이다.
심장박동이 멈춰버려 석고상처럼 찰라적으로 변해버린 그의 모습
앞에서 할말을 잃고 말았다. 마치 망치로 뒷통수를 내리 맞은 것이
그런 느낌이었을 까 아무런 생각조차도 할 수가 없었고 생각이
일순간 멈춰버렸다.
허무의 끝을 잡고 간신히 마음을 추스리고 퇴근을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어제는 전신이 아파왔다. 그가 없는 공간에서
느끼는 고요는 너무나도 적막하다 못해 공허로 채워져 있었다.
수없는 죽음을 만났지만 이런 뜻밖의 죽음은 처음있는 일이라
순간 감당이 되지를 않았다.
또한 작은 소음조차도 감당이 되지를 않아 전신에 흐르는 전율은
구토할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 퇴근길 자동차 안에 래디오도
끄고 절대 침묵속에 돌아와 샤워후 그대로 앞 뒤도 보지않고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바람처럼 스쳐가는 찰라적인 생의
종착역 그 허무의 끝은 어디일까 싶었다.
이 허무함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이 존재 앞에 먼저 감사 할 줄 알아야 하겠고
그리고 열심히 성실히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에 최선을 다 하여서
살아가야 하고 작은 것 하나 조차도 감사할 줄 알며 살아가야 하리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언제나 처럼
사랑하고 살기에도 인생은 얼마나 짧은가.....사랑하라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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