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독백 - 가을 편지/뫼닮 선생님

붓꽃 에스프리 2010. 10. 2. 14:30

 

  평상시 소박하시고 인간적이시며 강직하시고 자신의 삶에 진솔하시게  그리고  올곧으신 

  성정으로 살아가시는 뫼닮 선생님과 세대를 뛰어 넘어  묵묵히 나누는 휴머니스틱한 진실한

  우정과 인간적인 사랑 앞에 가을 편지 형식을 빌려 모든 영혼의 에스프리와 비발디의 사계 가운데서

  <가을> 전 악장을  붓꽃 심연의 모든 이야기들을 대신하는 고 이성선 시인의  가슴 시리도록 맑고

  순수한 영혼의 양식이 되는 세 편의 시가 담고 있는 시 혼과 함께 바칩니다.

 

  그리고 붓꽃이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손에 꼽는 귀한 인연되시는 먼 길을  떠나신 윗 어른과

  영혼의 벗님과 나의 소박하시고 단아한 영혼의 향기와 품위를 갖고 계신 존귀한 벗님들 앞에

  내려 놓습니다.

 

 

 

가을 편지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영혼의 침묵 - 이성선

 

영혼은 내 안에서 침묵한다.
가장 고요한 시간
목숨의 심지에서 영혼이
깨어나
불꽃으로 타오르면

나의 육체는 그릇이 되어
이끼 낀 샘물로 맑게 고이 떤다.

그를 위해 조금씩 몸을 비운다.
기도 속에
촛불이 그림자 떨듯
그는 내 안에서
물을 길으며 노래한다.

내가 하나의 갈대로 서서
사색하며
별을 지키는 밤에도
바람으로 아니 눈물을 넘어서서
나를 밟고 신비한 피리 분다.

등잔이 비어 있을 때만
영혼의 아름다운 피리소리만 들린다.
타오르는 춤이 보인다.
그 밤에만 그에 귀를 밟히고 섰거니

나의 몸은
이 영혼을 모시는 사원
그를 위해 여기 돌아와 섰다.

그가 타오르면
조금씩 나를 하늘로 길어가고
다시 우주의 침묵을 내려
내 등잔을 채우는 시간

나는 이 땅에 떠 있는 석등
조용히
그를 불 밝히는 그릇. 

 

 

내 몸이 비어지면 - 이성선

 

내 몸이 다 비어지면
그대 곁에 가리라.
겸허한 손 깨끗한 발로
그대에게 가서
쉬리라.
잠들리라.
그대 영혼의 맑은 사랑을
내 빈 그릇에 담고
내 꿈을 그대 가슴에 담아서
잠속에 눈부신 나비가 되리라.
금빛 침묵의 땅에
꽃처럼 떨며 열려서
사랑을 고백하리라.
티없는 눈빛으로
그대와 함께 걸어 강에 가서
엎드려 물을 마시리라.
노래 부르리라.
다 비우고 빈 몸으로 깨어나
새 악기가 되어서.

 

 

 

그리운 선생님,

위의 모든 세 편의 더없이 맑고 고운 시를 쓰고 작고한 시인 이성선은
일명 설악의 시인이라 불리 우는 설악의 자락에서 일생을 살다가
한 생애를 마감한 분이랍니다.

이성선 시인의 시는 다른 시인들의 시와는 뚜렸 하게 구별이 될 정도로
맑고 고우며 가식이 없으며 이해하기 쉬운 형식과 시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향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지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악한 마음으로 가득한 악마와 같은 사람들도
있다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선하고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영혼들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사람 나름이요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좋은 인생의 지기를 얻고자 한다면 상대가 아닌 바로
내 자신이 과연 상대에게 얼마나 진실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신적으로 배려를 할 수 있으며 그를 그녀를 생각하고 아끼고
존경하며 가슴에 평상시에 담고 살아갈 수 있는 가 하는 것이
가장 소중한 요소의 하나라면......

그만한 서로에 대한 이지와 지성과 취미와 삶의 가치관을
공감할 수 있는 가 하는 것 또한 소중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란 자신이 먼저 누군가에게 좋은 인생의 지기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좋은 사람 정직하고 진실하고 가식이 아닌 진심 어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겸손의 미덕과 좋은 매너와 에티켓을 갖고
살아갈 때만이 그만한 좋은 벗을 만나게 되며 그만한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서 아름다운 삶과 우정과 사랑과 인생을 나눌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럴 때만이 영원을 함께 하는 그리움의 대상으로 비록 시공간을
초월하여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도 좋은 인생의 지기로 살아 갈 수
있다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평상시에 생각하는 시각이며 소신입니다.

좋은 벗들이 저절로 돌멩이가 굴러 들어오고 가듯이 하는 것이
아닌 진실되고 참되고 따듯한 가슴과 냉철한 이성과 따듯한 말
한 마디와 시선으로 가능한 서로에 대한 영혼의 교류요 인생의
지기가 될 수 있는 진실이란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우리는 늘 자신을 뒤돌아 보아야 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하며 늘 한결 같은 모습이어야 함은 기본이란
생각입니다.

좋으면 금방이라도 간이라도 빼줄 듯이 하다가도
무엇인가 하나가 마음에 안들면 돌아서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등을 돌리고 원수가 아닌 웬수가 되기도 하는 이런 비인간적인
처사를 주변에는 늘 널려 있지요. 이런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 한마디에도 생각을 하여야 하고 상대에게 상처가 되거나
무례함이 되는 언행이나 처세는 하지 않는 것도 서로에 대한
배려요 사랑이요 존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인연은 절대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정원에 기르는 한 그루의 꽃을 가꾸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한 정신적인 교감과 정성이
서로에게 배려되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바라봅니다.

세상에 밥 한끼 차 한잔 커피 한잔을 누군가와 진솔하게
나눈다는 것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큰 의미가
부여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에 선생님께서 가지신 귀한 영혼들과 함께한
자리는 아름답고 고귀한 인생의 조우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도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분과 서로 걸어온 인생의
여정도 모두가 다른 분들과 함께 사이버에서 우정을 나누고
그 우정을 글로만이 아닌 현실 세계로 이끌어 내어서
사심 없이 글에서 뵙던 서로의 모습 그대로 순수하고 소박한
청소년의 풋풋한 우정 어린 모습으로 만나셨다니 어찌 중장 년에
계신 세 분의 가슴이 어린 소년의 소풍 가기 전날 같이
설레임으로 뛰지 않을 수 있을 지요.

언젠가는 셋이 아닌 넷이 가슴으로   만나게 될 날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머리가 깨질듯이 두통에 시달리는 이 순간 한 잔의 신선하게
내린 배넬라 향 가득한 커피 잔 앞에 있습니다.

오늘은 학생신분으로 보낸 하루의 일과여서 피곤하여 하교하자마자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나보니 어둠이 내린 초저녁이었지요.

선생님께서 만나시면 만나실수록 저의 어른은 진정 파란
쪽빛 가을하늘처럼 영혼이 맑고 순수하신 선하시고 아름다운
분이란 것을 절감하시게 되실 것입니다.

진정 이번 만남에 행복하셨다니 저 또한 넘치게 기쁨으로
이 밤 가득합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존경하는 선생님 앞에
진심 어린 우정과 사랑을 내려놓습니다.

선생님,
그 모든 세 분의 결 고운 순수한 우정이 아름답게 피어나 남은
인생의 여정과 이 지상의 여정이 다하는 그날까지 영원하기를 기원하며
부디 남은 오후 시간도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의 시간으로
토요일 오후 1시 50분 저의 시간으로 금요일 밤 9시 50분 입니다.


존경과 사랑으로 선생님의 붓꽃 올림 

 

P.S. 선생님, 또 염려하실까 걱정이 되어 말씀드립니다.

       두통이 시간이 좀 지나고 하루종일 맛을 보지 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니

       사라졌습니다. 커피는 정량이 하루에 딱 한 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