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에게는 아주 소중한 인연이 되시는 한 분의 어른이 계십니다.
물론 우리는 서로 일면식도 서로에게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게 소중한 일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로가 만남이란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신으로부터 허락된다면
감사한 일이 되겠지만 그 조차 허락을 하시지 않는 다 하여도 그 보다
더 진솔한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교감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 모든 것을 뛰어 넘는 다 하겠습니다.
우리는 한 공간에서 조우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조우하기 이전부터 오랫동안 붓꽃을 지켜보시고 계셨씀을
후일 선생님의 글속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선생님을 흠모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단아한 하얀 목련 꽃 같으시고 국화꽃 향기 같으신 영혼의 향기를
갖고 계신 선생님은 사람이 태어나서 어떻게 하나의 참 진실된
우정과 사랑을 인간과 인간 사이에 지켜나가야 하며 그 사랑이
우리 곁을 떠났을 때는 또한 어떻게 그와 그녀를 추억하며 가슴에
묻고 묵묵히 초연하게 살아가야 하는 지를 필설로서는 도저히
형언이 불가능한 참 진실된 인간의 길을 손수 보여주심으로 깊은
깨달음과 사랑을 가르쳐 주신 어른이시기도 합니다.
사람이 황혼 길에 들어 섰을 때 또한 어떻게 남은 날들을 가치 있고
보람되게 주변에 덕이 되며 자신을 다스리고 절제하며 살아가야 하는
지 그 지혜를 많은 말없는 선하고 아름다운 일상의 삶으로 말없이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시는 분이시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모국을
떠나셔서 이국에서 반세기를 살아 가셨씀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모국어에 익숙하지 않으셔도 그 모국어를 지켜가시는 어른이시기도
합니다. 붓꽃이 진실로 온 영혼으로 아껴드리며 존경하오며 사랑하는
인생을 먼저 살아가신 참 어른 이십니다.
어느 사진 속에서 우연히 바라볼 수 있었던 선생님의 뒷모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의 회로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꽃 보다 아름다운 영혼은
세상 어느 곳인가에 어제도 오늘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미래에도
존재할 것입니다. 사람이 생물학적인 연륜과 연령이 높다고 어른이
아님은 세상이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과 진실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는 우리에게 참된
삶의 가치관과 시각과 윤리와 도덕과 인생의 향기를 지혜로서 가르쳐
주며 전수하여주실 수 있는 인생의 어른들을 원하며 살아가는 동안
뵙고 배우고 그 향기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른다운 어른을 만난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기 보다 도 어려운
세월과 가치관의 상실의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른다운
어른을 마음 깊은 곳에 모시고 살아가고 싶다는 하나의 진실된 작은
소망 하나 조차도 가누기 힘든 세파의 높은 파고 앞에 서서 우리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멀리 구라파에서 조용히 단아하시게 여생을 보내시고 계십니다.
올곧으신 성정과 자상하시며 깊고 수려한 영혼의 향기로 묵묵히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시는 참 진실된 붓꽃의 어른 이십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시대 영혼의 구도자 이신 이해인 수녀님의 청정한 영혼의 향기를
무척이나 아끼시는 분 입니다. 선생님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며 선생님을
위하여 해인 수녀님의 고운 글을 여기에 다시 싣습니다. 그리고 이 글의
문향을 매스터 선생님과 뫼닮 선생님 그리고 모든 아끼고 사랑하는 벗님들께
바칩니다. 순수여 참사랑이여 진실된 우화의 강물에 흐르는 우정과 인연이여
영원하라 우리의 삶이 다 하는 그날까지………….
Chopin - Berceuse in D Flat major, Op.57
일명 쇼팽의 자장가를 영혼의 안식으로 여기에 내려놓습니다.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치듯
빨리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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