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가 끝나자 마자 달려온 집 그리고 가방을 내려놓고 시작하는 공부 그리고 잠시 눈부치고
뜨자마자 곧바로 학교로 직행 기대와는 달리 마지막 강의를 하고 그리고 두번째 중간고사를
보고 다시 곧바로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온 시간 은행으로 우체국으로 시장으로 돌아
오는 길 우연히 눈을 돌려 주류판매 하는 곳을 보니 낯선 상표가 눈에 띄었다. 왼 평양은....
하고 상표를 앞뒤로 삿삿이 뒤져보니 영어표기로 DPRK 가 보인다. 북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던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수입업체는 미국동부 뉴저지 지방에 위치한 회사였다.
그리고 목로주점 아우님 글에 나오던 무학소주에서 만드는 화이트 아 그런데 북한제
소주는 어떤 맛일까 아 그리고 북한제 소주를 마신다면 난생처음 북한땅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돌아와 이메일을 열어보니 죽은 줄만 알았던 아니면 어딘가로 영원히 증발하여서 두번 다시
그 소식을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난 봄 여름내내 뇌리를 맴돌던 윗분 양띠 되시는 귀한
분으,로 부터 그리움 담아 이메일이 왔다. 열어보고 울컥하는 눈물을 삼키고 수화기를 드니
저멀리서 낯익은 음성이 들려온다. 영어로 H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면서 잠시 누군가
하는 궁금증이었는지 멈칫함을 느끼는 순간 이쪽에서 다시 이번에는 한국말로 아무개라고
하니 그리운 이의 음성이 들려오는 순간 목이 메어 말을 하지를 못하니 지금 그곳에 있느냐고
되묻는 동안 그동안 죽었는지 알았다며 얼마나 그리웠는지 아느냐 하고 쏟아지는 눈물을 추스리고
말을 이어가니 그동안 병상에 있었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서 건강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건강문제로 대화를 끝맺고 나니 다시 이번에는 친구 부부가 어제 고속도로 상에서
사고를 당해 다친데는 없어도 차는 버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소식이 도착하고 마음이
너무나도 아픈 하루였다.
모진 인생 모진 삶............
아들 딸 잘 키워 모두 미국의 최고 명문 하바드를 보내 전문의와 변호사를 만든
친구부부 모두가 안타깝고 근원적인 인생을 생각하며 가슴이 시려옴을 시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구야 다 잊자 하고는 네델란드에서 온 맥주 앰스텔 한잔을
마시고 팔 걷어 부치고 일을 하고 나니 밤이 깊었다. 이제 이 고요한 시간 샤워를
하고 다시 밤을 새워 밀린 숙제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하여서 자판기를 두드려야
할 시간이다. 때론 힘들어 주주물러 앉고도 싶고 포기하고도 싶고 누군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오롯이 자신을 지켜야 함을 알기에
자신의 영혼을 부여잡고 위로해준다.
그리움이 뭉턱 묻어나는 그리운 한 영혼의 소식들...........
오래전- 한 7~8년전~
나의 지금까지의 인생 절반을 바쳤었던 직장에서 은퇴한후
이제 앞으로 남은 생애를 무엇하며 소일할까 궁리하던중
은퇴선물이라며 아들애가 컴퓨터 훌셋트를 언라인으로 주문하여 주었다.
그때까지만 하여도 직장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말고는 집에선 별로 가까이 하질않았므로
요즘 젊은이들 속어로 컴맹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집에서의 나의 전용 컴퓨터가 도착한후 어린아이 공굴리듯
이리 두둘겨 보고, 저리 두둘기며, 여기저기 끼웃거리기 시작하다가
고국의 어느 친목싸이트에 가입하게 되었었다.
그곳에서 컴퓨터로 음악도 올리고 사진도 올리는 기술도 배우면서
얼굴도 성도 모르는 좋은 친구들을 참으로 많이 만나
고국을 떠난지 너무 오래돼 고국소식에 뒤처져 있었던 나는
때로는 아주 오래된 구면의 절친과도 같이...
때론, 한형제와도 같은 느낌으로 정을 나누면서
얼마나 많은 고국의 변화된 면면들을 그들로 부터 배웠던지...
하루 해가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몇해동안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만났었던 친구 하나가 아래 이 <우화의 강>시을 싸이트에 올려 줘
처음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늘 우연히 무료한 시간을 침대 위에서 iPad 위에
손가락을 이리저리 스치며 흘려 보내다가
어느 고국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한 아름다운 여가수가 아래 시를 고운 음성으로
낭송하는 장면에 나의 손가락은 잠시 멈춰지고 귀담아 들으니 새삼 아름다운 시임이 느껴졌다.
시 낭송후엔, 아래의 <옛 시인의 노래>란 노래도 얼마나 아름답고 곱게 잘 부르던지...
차분한 음성으로 들려준 시낭송과 노랫소리가 순간 내 마음 포근하게 감싸 주는듯 했다.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어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의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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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인의 노래/한경애]
# 알토색소폰 으로 연주하였습니다.
루~ 뚜뚜뚜루~ 루~
마른 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해도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것도 남은게 없어요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얘기를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부른다
그 옛날의 사랑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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