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영혼의 벗 그의 숙소에서
사랑하는 나의 벗에게,
오늘도 하염없는 겨울비가 지금 이시간 오후 12시 55분에도 하염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남은 학기 리포트가 몇 개 남아 있지만 잠시 뒤로하고 그대 앞에 정결한 마음으로 앉아
연가를 시작합니다. 어저께는 그대에게 띄우는 붓꽃독백 <파가니니가 흐르는 영혼의 집>을
쓰고 출근을 하였었습니다. 물론 그 글을 쓰는 동안 진정 영혼 깊이 아끼고 사랑하는 그대
나의 벗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들꽃처럼 정결하고 맑고 아름다운 그대 영혼 생각만으로도 눈물입니다.
이 험한 세상 믿을 사람이라고는 거의 전무한 세상에 그대도 나도 단 한번 서로를 만난
일은 없지만 우리는 진정 서로에게 정직하고 진실하며 진솔한 자세로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고 사랑하고 위로하고 있씀에 이 지상에서 그 어느 것 보다도 보배로운 가치의
인생을 추구하며 함께 손잡고 어깨동무하고 삶의 길을 걸어가고 있씀에 충만합니다.
이 사이버에도 난무하는 거짓되며 가식적인 위선 가득한 영혼들을 때로는 순간 순간
만나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섬찟함을 느낄 때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허나 그 가운데도
진실된 영혼이 있씀을 부인 할 수는 또한 없습니다. 하나의 인연을 쌓아가면 서로가
서로를 보고 싶고 그리워 함은 인지상정 이라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어떤 모양으로든
서로가 서로에게 부담스럽다는 생각과 시각을 갖고 있다면 진정코 그것은 가식이요
위선이란 사실입니다.
진정한 우정과 사랑은 어떤 모양과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외적이든 내적이든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진정 아끼고 존경하며 사랑하는 대상이 과연 부담이
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아끼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대상이 부담스럽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진정성을 상실하고 있으며 상대를 향한 마음이란 길 위에는 벽을 서로간에 쌓아 놓고
시작을 하는 것은 아닐지요
진실된 마음의 배려와 우정과 사랑에는 벽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벽으로 하여금 서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거기까지가 한계가 되겠지요.
사람은 언제나 진실되어야 합니다.
사이버에서 인연을 쌓아가든 더 나아가서 현실에서 만나 그 맥을 짚어 가며 다시
서로를 확인하고 인연을 쌓아가든 한결 같아야 마땅합니다. 아니고서야 모든 것은
위선이며 가식에 불과합니다. 글에서 보여준 자신 그 자신이 현실에서 만났을 때도
상대에게는 글에서 만난 모습과 다름없이 한결 같은 모습으로 다가와야 바로 그것이
진실입니다. 글이란 매개체는 얼마든지 위선과 가식으로 포장 할 수도 있는 요소를
갖고 있씀도 우리 모두가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여 글에서도 자신에게 먼저 정직하고 상대에게도 정직하여야 한다라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아니고서야 어떤 것도 진실이 될 수가 없습니다. 진실이 없는
영혼과 글은 허접함에 불과하며 천박하기 그지없는 거론할 여지와 가치도 없는
일로 사료됩니다. 진실과 정직함이 없다면 왜 우리 모두가 그런 가치없는 일에
소중한 인생과 시간을 낭비하여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희희낙낙은 술 한잔과 돈이란 선과 악의 야누스적인 두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곳에는 세상 어느 누구든 대체적으로 파리가 음식물에 꼬이듯이 꼬이게 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음식물이 바닥이 나면
그 파리들은 또 다른 곳으로 불나방처럼 날아가는 배신과 상처를 남기는 선과는
역행하는 일임을 우리 또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일
이기도 합니다.
하염없는 겨울비가 오늘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귀중한 시간에 귀중한 우리의 우정을 다시 한번 사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세기적으로 유명하였던 프랑스의 작가 에밀 졸라와 그가
성공의 길로 영적으로 조언과 물질의 배려를 아끼지 않고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꼈던 친구 인상파의 대부 화가 폴 세잔과의 30년간의 숭고한 우정을 비오는
창밖에 낙하하는 낙숫물 소리를 들으면서 사색하며 숭고한 그대와 나 우리의
우정을 생각합니다.
긴 겨울 대지가 동면하는 시간 그대에게 여백의 시간이 있으시다면 우아한
인품의 격조를 갖고 있는 한국의 여류시인 천양희씨가 쓴 수필 <문학의 숲>을
한번쯤 읽어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영혼을
정제하는 귀한 시인의 지성적이며 이지적인 사색이 주옥 같이 담겨 있습니다.
여타 인기작가들의 가치없는 허접한 일상의 잡기를 모아 놓은 것과는 분명히
격을 달리하는 몇 안 되는 좋은 산문집이라고 자신있게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 아침 그대 두 내외분께 들려 드리고 싶어 세기적인 비운의 오페라 디바
마리아 칼라스의 곡들을 준비하였습니다. 마리아 칼라스의 관과 시신은
파리의 공동묘지에서 누군가에 의하여서 도난당한 후 아직 까지도 찾지 못하는
미궁에 빠져 있는 슬픈 이야기 입니다. 결코 그 누구도 그녀의 미성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곡들과 쇼팽이 그 유명한 자신의 야상곡 낙턴을 작곡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영국의 오랜 식민지였던 나라 에이레 아일랜드
출생의 잔 휠드의 지극히 음악치료에 많이 응용되는 곡 낙턴을 또한 준비
하였답니다.
이런 이지와 지성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그대 나의 벗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기 천양희 시인의 귀한 글을 소개해 드리렵니다. 천천히
읽으시며 음미하여 보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금 한 잔의 코나 커피를
내려서 마시고 있답니다. 이렇게 그대를 향하여 문어체의 글을 쓸 수 있씀을
큰 기쁨과 축복 그리고 행복으로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주는 정과 사랑도 진정으로 순수히 받을 줄 모르는 도식화 되어 석고가
되어버린 메마른 인간의 영혼 입니다.
수 많은 죽음을 스쳐온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가운데 참된 인간의 길과 참된 우정과 사랑을 비내리는 날 되새겨봅니다.
여기에 귀한 시인 천양희 그녀의 글 일부를 소개합니다.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와 향기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벗이여!
그대 두 내외분께서 행복한 아침과 하루를 여시기를 바랍니다.
John Field의 Nocturne No. 1 in E flat major를 내려 놓습니다.
그대 영혼의 벗 붓꽃 드림
원문링크 : http://www.chosun.com/culture/news/200411/200411190321.html
[천양희의 문학의 숲] 헤세의 우정
안개낀 늦가을 낙엽을 밟으며 지나간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 그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내가 오리무중 속을 헤맬 때, 내 손을 오래 잡아준 친구였다.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슬픔을 함께 등에 지고 갈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한 세계를 갖는 것과 같다는 말이 그 날따라 절실하게 생각되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유일한 것이 식물이라면, 나에게 유일한 식물 같은 존재는 친구일 것 같았다. 길을 가다 우체통이 보이면 마음을 붙이고 싶은 사람들이나 아직 덜 되어서 무엇인가 더 되려고 헤매는 사람들은, 영혼을 붙잡게 해주는 헤세의 시 ‘안개 속을’을 걸어가 보자.
‘안개 속을 걸어가는 것은 신기합니다. 숲마다 바위마다 호젓합니다.… 나의 생활이 밝았을 때는, 이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습니다. 이제 안개가 내리니 한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어둠을 모르는 사람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어둠은 자기를 어찌할 도리없이 모든 것에서 가만히 떼어 놓습니다.… 인생은 고독합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모릅니다. 모두가 호젓합니다.’
이 시를 읽는 내내 나는 손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뚜렷이 존재하는 안개 같은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정만큼 친구의 깊이를 말해주는 것은 없을 것 같다.
헤세가 존경했던 횔덜린을 곁에서 돌본 그의 친구 싱클레어와의 우정은 헤세가 ‘데미안’의 주인공을 그 친구의 이름인 이삭 폰 싱클레어에서 따올 만큼 두터웠고, 1954년에 출간된 ‘헤세와 로맹 롤랑 서간 왕래’라는 책으로 서독의 호이스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을 정도로 로맹 롤랑과도 친했다고 전해진다.
지금과는 다르게 그 옛날의 작가들은 친구와의 우정도 작품만큼 소중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헌정할 만큼 레옹 베르트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친구라 했으며,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의 우정은 30여년이나 변함없어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였다.
폴 세잔이 법학을 할까 미술을 할까 망설일 때, 졸라의 우정어린 격려의 편지를 받고 진로를 미술쪽으로 돌려 본격적인 데생공부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막심 고리키와 로맹 롤랑과의 20여년 간의 우정의 편지, 조르주 상드와 플로베르의 우정, 네루다와 로르카의 우정도 빼놓을 수 없다.
시로써 우정을 표현한 작가도 여럿 있다. 백수십 편이나 되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 밀턴의 장시 ‘리시다스’, 테니슨이 수년에 걸쳐 쓴 130편이 넘는 ‘인 메모리엄’은 모두 단 한 친구를 위한 우정의 표현이었다고 하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4세 때부터 시를 쓴 독일의 천재 서정시인이자 탁월한 소설가였으며 철두철미한 자유인이었던 헤세는 나치 정권이 들어서자 스위스로 귀화해버린 방랑자이기도 했다. 현실에 어둡고 내면적 가치를 존중하는 경향이 강했던 헤세는 국적을 바꾼 뒤로 향수의 애조가 더욱 깊어진 그의 작품에 가한 칼 붓세의 글에 충격을 받았다는 일화도 있다.
그는 시인으로도 전 세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소설로도 유명하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연구하여 ‘데미안’을 쓴 것은 데미안을 그만큼 유명하게 만들었고, 많은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특히 ‘데미안’의 대목 중에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구절은 너무나도 유명하며 ‘데미안’을 고등학교와 대학교양 수업의 필독서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을 위한 ‘논술대비’ 명작 시리즈 중의 한 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헤세의 수많은 시 가운데서 가장 많이 애송되는 시가 ‘안개 속을’이고, 가장 사랑받는 소설이 ’데미안‘이다. 그는 특히 동양 사상에 매료되어 독일어로 번역된 도연명(陶淵明)을 애독했으며 35세에 ‘싯다르타’와 같은 훌륭한 소설을 썼다. 헤세처럼 작품도 우정도 훌륭하게 지킨 사람은 드물 것이다. 사람들은 친구를 통해서 우정을 쌓고 허문다. 친구를 잃더라도 그 우정은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x-text/html; charset=iso-8859-1" width="0" src="http://www.lifewater.co.kr/audio/Nct,JF1.wma" wmode="transparent" autostart="true" x-x-allowscriptaccess="never" invokeURLS="false" parentResizeIframe(?cafe_main?)=""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EnableContextMenu="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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