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불암산님 사진첩에서
사람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기 몫의 삶의 무게가 있다.
어제는 졸업식을 참석하기 위하여서 일찍 일어나고 졸업식 중간에
직장출근을 하고 하루를 맞추고 돌아오니 어찌나 피곤하던지 곧바로
샤워 후 앞 뒤 따지지도 못하고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세월의 흐름을 어찌 막으랴.
청춘도 아닌데 전과는 달리 피로를 빨리 느낌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싶다. 다만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현실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면서 정신이 멍한 느낌이다. 직장과 학교 생활을
병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힘들고 많은
인내를 요구하며 철저한 자기관리와 시간관리와 에너지를 요구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때로는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고 힘든 길이었는지 그런 느낌들을 세상에
들어 내놓을 수 없었을 뿐이다. 모든 것은 자신과의 철저하고도 처절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좌절할 때마다 자신과 싸워야 하는 그 처절한 느낌과
부닥치는 절망과 삶에 대한 존재 자체와 그 가치에 대한 회의의 늪에서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하고 헤쳐 나와야 하였던 시간들 이었다. 자식 같고
조카들 같은 연령대의 급우들과 같이 공부 하면서 가장 나이가 많은
고령의 학생 노릇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모른다.
하루의 일과 졸업과 직장근무를 맞추고 돌아오니 얼마나 피곤하던지
파김치가 되어 샤워 후 그대로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그저 잠에 취해
비몽사몽을 헤매고 말았다. 눈을 뜨니 아침 8시 세면을 하고 자판기를
두드리다 보니 어느덧 아침 9시가 되었다. 오늘 6일 뫼닮 선생님과
매스터 선생님 그리고 창해일속님이 함께 지리산을 종주하시는
그 첫날이 되었다. 산이 거기에 있기에 떠나야 하는 것이다.
다시 피곤을 느껴 다시 잠자리에 들고 있으니 전화벨이 울린다.
직장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깨워서 미안하다며 메시지를 전한다.
자고 또 자고를 반복하고 다시 일어나 이제 커피를 내리고 있다.
그런데 너무 피곤하다. 머리가 상쾌하지가 않아 멍하다. 내일부터
6월 한달 강행군을 하여야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일뿐이다.
그래도 지나온 1년 더하기 지나온 2년간의 수많은 시간들이 감사하다.
그동안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하나의 과정을 맞추었기에 감사하다
이 나이에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젊은 사람들 같으면야
두뇌회전이 빠르지만 이제 다 늙어가는 중년의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에
그들의 두 세배 노력을 하여야 하는 직장과 주변에 힘든 일들과 더불어
학교 생활 세 가지 네 가지를 함께 감당하여야 하였던 그동안 이었다.
이제 머지않아 준비가 완료되면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하고 새로운 인생
여정을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그동안 공부 때문에 놓았던 붓을
다시 들고 싶다. 얼마나 그리운 붓 이었던가?
문학과 예술과 철학 등을 빼놓고 결코 인생을 살아갈 어떤 재미도
발견할 수 없다.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이지와 지성의 세계를 어찌
살아가면서 간과하랴. 지금 이순간도 듣고 즐기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오케스트라 가운데 그 유서와 역사의 전통을 자랑하는
비엔나 휠하모닉과 더불어 영국의 버밍행 시 교향악단을 지휘 하다
세계 오케스트라의 진정한 총아 같은 베를린 휠 하모닉 상임지휘자로
재임하고 있는 그 유명한 곱슬머리의 젊고 패기 넘치는 사이몬 래를과
함께 2001년도에 일본공연 가운데 베토벤의 전후 무후한 운명 교향곡
심포니 넘버 5번을 듣는 다는 것은 진정 즐겁고 행복한 여백이다
이런 정신적인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는 이지와 지성의 길을 인도하여
주신 내 인생의 영원 불멸한 영웅 파파 그리고 살아온 환경과 나의
선조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것을 즐기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는 수 많은 영혼들 또한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수 없는 세상의
관심 밖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영혼들이 얼마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많은가 그 숫자를 다 헤아릴 수 없다.
이제 길이 정리되면 남은 인생은 조용히 예술과 더불어 은둔하고
살아가고 싶다. 내 영혼의 서정시를 한 스트록 두 스트록 붓으로
쓰고 싶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근무하고 최선을 다하여 살아야
마땅하다. 순간은 영원이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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