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산꾼들

붓꽃 에스프리 2011. 6. 21. 05:20

 

 

 

 

 

산꾼들

 

어둠속을 헤집고 여명을 찾아 헤매는 발길을 옮기는 산꾼이여
세상의 모든 잡다한 일상의 무게를 스쳐가는 바람결처럼 뒤로하고
앞으로 전진 또 전진이다.

천왕봉 일출을 향하여 전진하는 산꾼들의 발걸음을 맞이하는 주목의 손짓
보조등에 의지하여 조심스럽게 오르고 내리는 길 위에서
얼굴을 찔리고 종아리를 훑어 할퀴고 일상에 찌든 삶도
오르고 내리는 산길 모롱이에 할퀴어 피를 흘린다

산모롱이 돌며 오르고 내리고 숨가쁘게 걸어온길
마치 내가 걸어온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던                
지나온 인생길처럼

무엇인가에 쫓기듯 줄달음 치고 또 치던 세월을
천왕봉 위에서 내려다보노라니                                                                

내 곤고한 발길의 치열함이 숨을 고르고
긴 세월의 유장함에 삶의 무게 견디어낸 투박하고
억센 손아귀 사이로 천왕봉의 아침 찬바람이 스쳐간다.

나 아직도 비바람과 온갖풍상에도 잘 견디어낸 천왕봉 봉우리처럼
비로서 저 천왕봉 발아래 안개구름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숨을 고르며 살아 있씀에 생을 예찬하네

주름진 얼굴 그 세월의 연륜의 깊이로
바람이 곁으로 스쳐가며 포옹을 하네
꾼은 꾼의 눈빛만 보아도 서로의 마음을 읽기에


지리산 종주를 함께 아름답게 맞추신 네분

우리 뫼닮 선생님
매스터 선생님
기다리는 바위 선생님
창해일속님께

이 낙서를 내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