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겨울을 재촉하는 비

붓꽃 에스프리 2011. 11. 21. 07:13

 

새벽녁부터 온종일 아침 내내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한국은 살얼음이 얼었고 출근길 영하 3도라지만 이곳도 높은 산에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눈이 하염없이 내려 쌓인다. 차로 한 시간 좀 넘게 달리면 스키장이 있는 고지대에는 이런날

여지없이 눈이 쌓인다.

 

비가 내린 다음날 고속도로를 운전하며 저 멀리 높은 산을 바라보면 하얀 고깔모자를 쓰고

있는 경우가 겨울이면 다 반사다. 내일은 또 무척이나 춥게 생겼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불어 제키는 계절풍 정녕 가을을 떠나가고 겨울의 초입에 서있다. 벌써 11월도 다 가고

곧 마지막 12월이 허망하게도 눈 앞에 다가온다. 하나도 즐거운 것이 없다.

 

문득 침대에서 이 아침 이불 덮고 생각한 것은 얼마나 더 남은 날들이 나에게 허락되고

살아가게 될까 하는 생각이었다.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때로는

우리가 만나야 하는 삶의 무게 그 고뇌와  절망 그리고 수없는 아픔과 상처들 그 앞에서

때론 그대로 죽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이 결코 장미 빛만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씩 말하지 않는 또는 말 못하는 고뇌와 아픔 하나 정도는 갖고

살아간다. 그것이 또한 인생의 진실이며 삶의 무게며 우리가 감당하여야 하는 몫이다.

겨울을 재촉하는 찬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이런 날 어울리는 곡은 아마도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가운데서도 4악장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깊이 있게 가장 잘 아는 파파가 문득 내리는 비속에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늘 기억속에 서로는 서로를 매 순간마다

생각하는 절대성 그것이 파파와 이 아들의 서로에 대한 절대 사랑이다.

 

때론 나도 인간이기에 사람이기에 너무나도 삶의 무게가 버거워 죽고 싶을 때도 있었고

그리고 있다. 그 고뇌와 고통과 아픔과 상처들 가슴에 깊이 묻고 조용히 침묵하며 묵묵히

순명하며 살아갈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 부모님들도 모두 그렇게 살아오셨던 역사요 그렇게 해서 우리들을 기르고 가르쳤고

성공시켰기에.....그럼에도 인생은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도전과 극복

그리고 기르는 강인한 정신과 힘과 저력 그리고 오롯이 자신을 지켜내는 힘과 용기

그리고 얻는 지혜 그것이 인생의 한 단면이며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