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퇴근하면서 몸이 이상하더니 드디어 진짜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약을 복용하고 근무할 수 밖에는 없었다.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가슴시리도록 그리운 어머니의 약손과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음식들 이다.
자식을 낳고 손주를 보고 그들이 장성하여 시집장가를 보낸 후에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사람들은 죽음의 병상에서 본능적으로 엄마를 가장 많이 찾으며 눈을 감는다.
목도리를 칭칭 감고 일년내내 런닝셔츠를 입지 않는 사람이 입고서 근무를 하였다.
우리 지방의 기후상 많은 사람들이 런닝셔츠를 입지 않고 산다.
병에 휘둘릴 수가 없어서 이를 악물고 억지로라도 뭐라도 먹고 약과 비타민 C를 복용하고
지금 교전중에 있다. 아직은 내 자신이 병마와 싸움에서 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난타를 맞은 것은 아니고 업퍼 컷 한대 정도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다.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 때가 아플 때다.
혼자만이 겪어 나가야 하는 병상의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휘젓는 몸의 불균형은
사람의 기를 빼았아 나락으로 끌어 잡아당긴다. 만사가 귀찮고 다 귀찮아진다.
병상에 있으면 아무런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거나 할 수가 없거나 문득 간절하게
간절하게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내 영혼의 안식과 위로가 되는 이들의 얼굴이
뇌리속에 영화 휠름처럼 스쳐간다.
퇴근후 꼼짝도 하기 싫어 가만히 모찰트의 자이데 가운데서 '편히 쉬어요 내 사랑'을
반복하여서 듣고 안식을 취하고 있다. 좀 있다가 뜨거운 숩이라도 마시고 목을 축이고
약을 복용하고 다시 누워서 무조건 쉬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 감미로운 곡 하나로 잠시나마 큰 위로가 되고도 남는다.
해피님도 아직 감기가 뚝 떨어지질 않아서 고생을 하시고 계신데 나까지 이렇게
찌질하게 감기와 싸움을 시작하고 있고 우리 흙집매실 선생님 또한 어려운 일이
있으셔서 먼길을 잠시 하루 반나절 떠나시고 참 그런 날이다. 둥이의 하루는
어떠 하였는지.................내님도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다.
Mozart - Zaide, K 344(334b) -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Schlafe, bis dein Gluck erwacht
Da, mein Bild will ich dir geben
Schau, wie freundlich es dir lacht
Ihr sussen Traume, wiegt ihn ein
Und lasset seinem Wunsch am Ende
Die wollustreichen Gegenstande
Zu reifer Wirklichkeit gedeihn
편히 쉬어요, 내 사랑스런 연인
주무세요, 그대의 행운이 깨울 때까지
여기, 제 초상화를 당신께 드립니다.
보세요, 얼마나 상냥하게 당신께 미소짓는지
그대의 달콤한 꿈이여,그를 편히 잠들게 하라
그리고 마침내 그의 사랑의 꿈의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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