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직원녀석이 무단으로 결근을 하고 사라져 버렸다.
가끔 무단결근 상습범에 가까운 이제 나이 20대를 넘은 꽃다운 청춘으로
아들 같은 녀석이 사라지면서 제가 살던 샌후란시스코 근교 도시 샌호세로
돌아간다고 하였다나 뭐라나 발칵 뒤집혔다. 직장을 사직하면 보름이고
1개월이란 시간의 여유를 주어야 마땅함에도 배고픈 녀석 자리를 잡게
해주니 배은망덕을 하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 하여도 이제는 사리판단을 할 나이가 된 나이에
사회생활을 이렇게 시작부터 삐딱하게 하고 있는 뒷모습에 참 씁쓸하단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사람이란 있던 자리에 침을 뱉고 떠나서는 아니
됨을 생각지 않고 제 편한 대로 하고 몇 사람 속 뒤집어 놓고 가버렸다.
요즘 같이 어려운 때에 사람이란 언제고 나중이란 것을 생각하고 끝 마무리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하고 떠나야 함을 아직은 깨닫지 못하는 삶의 연륜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행에 늘 조심을 하여야 한다면 하지 말아야 될
말도 있다. 다름이 아닌 결코란 말은 늘 조심하여서 사용하여야 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즉 “Never say never”란 말이 영어에 있다.
사람이 나중 일을 모르기에 함부로 어떤 맹세나 다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결코 그 자리에 그곳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알 수 있으랴.
다짐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내가 그 자리에
그 직장에 다시 돌아 갈 수밖에 없는 위급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얍삽한 필립핀 출신다운 짓을 하고 떠났다.
퇴근 후 열어본 한 통의 이메일 순간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보낸 당사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있어서였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인생의 역경과 시련과 고통과 아픔
그리고 상처를 받아가며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누구는 출생부터
부유하거나 유명인사인 부모은덕으로 은수저를 입에 물고 인생을
시작하여야 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세상의 이치다.
어려운 문제가 뜻하지 않게 발생하여 힘든 시간 가운데 계신 어른께서
막내 동생 같은 아래 사람을 늘 신뢰하시고 현재의 심정을 솔직 담백히
토로하셔서 글을 주셨다. 험한 하루 일과를 맞추고 퇴근하여 소식을
접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샤워를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정리하여 진실된 글로서 작은 위로를 담아 해결점이 찾아져 평정을
되찾으실 때까지 늘 그랬듯이 묵묵히 기다리고 있겠노라고 글을
보내드린 후 간밤은 모든 것을 옆으로 제쳐놓고 피곤에 지쳐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당분간은 블로그 생활도 옆으로 밀쳐 놓아야 할 것 같다.
블로그 생활 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과제를 미결로
손을 놓고 있는 지가 몇 달이 지났다. 그러나 더는 미룰 수도 늦출
수도 없다. 완결을 하여야 앞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울 때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없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또한 사람이 누군가 나를 믿고 속에 있는 말을 솔직 담백하게
들려주었거나 하였을 때 그 모든 것을 어떤 일이 있어도 마음에
담고 발설을 하지 않고 천금처럼 지켜주어야 마땅하며 누구에게도
그가 그녀가 한말을 입을 열고 말을 옮기거나 해서는 절대로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간의 도리요 윤리다.
누군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위로도 소중하지만
묵묵히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들어주고 혼자만의 시간을 허락해주고
어줍잖은 충고보다는 입 다물고 기다려주는 것도 큰 사랑으로 생각한다.
사랑하는 친구와 귀한 인연이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진심으로 함께
할 수 없다면 무슨 존재의 의미가 서로에게 있겠는가?
말뿐인 위선과 가식은 진실된 인간관계에 있어서 아무런 존재의 의미와
가치가 없다. 늘 그리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그리운 대상이 된다는 것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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