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야,
내가 이 한여름에 몸살이 나고 말았다.
오늘은 문득 네가 그립구나 1개월전인가 어느날 네가 전화로 소식을 전해주면서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하던 순간이 생각나는구나. 아 한해도 반도 넘어 중반의 고지를 향해 가고 있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그 모든 찰라와 순간 순간이 사계절을 보내는
한 해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같이 어느 4월 들꽃이 피어나던 날 태평양 연안을 따라서 운전을 하며 달려가던
그 먼 여정이 그립다. 그리고 헤어진지가 몇해인지 도대체 사는 것이 무엇인지 너도 나도
이렇게 자신들의 삶의 틀안에 얶매어 한발짝도 움추리고 뛸 수도 없는 막다른 생의 언덕
위에서 오늘은 이밤 너와 함께 하였던 지난날을 뒤돌아 보며 우리가 이렇게 이제는 멀리
와서 서 있다니 싶었다.
우리가 더 늙기전에 다시 한번 먼 여정에 함께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가슴 깊이
파고든다. 그리운 영혼으로 우리 서로의 가슴속에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씀을 생각하며 이밤은 너를 그리워 해본다. 이렇게 쇼팽의 낙턴 앞에서 너를 그리워
할 수 있씀도 축복이 아니고 무엇일까 하고 생각한다.
사는 것이 뭐 대단한 것 이겠니 아마도 우리 모두는 착각속에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살아간다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이나 되는 것처럼 말이다. 눈 깜빡하면 세월이 이미 저만치
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깨달을 때 우리는 이미 생의 언덕을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는 별의 별 사람이 다 있다.
나뿐 사람 선한 사람
남을 이유없이 질투하고 시기하고 자기가 뭐나 되는 것처럼 남을 딛고 일어서고 싶어하며
음모와 모함으로 넘어트리려고 하며 상대의 눈에서 피눈물을 쏫게 하는 사악한 사람들이
멀리 있지도 않으며 때론 가장 가까운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인생은 공평하다.
악의 끝은 악으로 끝난다.
즉 인과응보란 것이다.
하여 우리는 착하게 살아야 마땅하다고 나는 늙어 갈 수록 새록 새록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자기 처신에 따라 늙어가면서도 아래 사람으로 부터나 주변 사람들로 부터 따듯한 시선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단다. 지나치게 까탈스럽고 못되게 굴면 그만큼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믿든 안 믿든 인생이라고 나는 천층만층 구만층의 사람들을 사회와 직장에서
만나면서 생각하게 된단다.
착한 사람이 아름답다.
늙어가면서도 인자하고 자애로운 사람이 더 사랑받는다.
이기적이고 나밖에 모르는 사람 어디를 가든 환영을 못받는다.
내것이 귀하면 남의 것도 귀한줄 알아야 마땅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다면 파렴치하고 몰염치 한 것이 되는 것이지.
어려서 항상 어머니 아버지가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선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라고 하시던 말씀 말이야.
그리고 남의 집에 가서 오래 있으면 안 되고
그리고 남의 집에 가서 그집이 식사를 하려고 하면 얼른 돌아와야 한다는 것
그대로 같이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하시던 말씀
그리고 정직해야 하고
그리고 남이고 형제들이라도 의지하려고 들면 안 되고
네 두손 두발로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착한 사람아,
이밤은 네가 그립고 보고싶다.
남은 인생도 세상이 아무리 막가더라도 우리는 착하고 올곧게 살아가자.
그리고 정직하고 존엄성을 지키면서 인간답게 바르게 살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자애로운 눈빛과 손길로 살아가자 남은 날들도....
쇼팽의 낙턴이 흐른다.
다시 우리 만나는 날 쇼팽의 이 낙턴을 같이 들으면서 우리 그리움을
내려놓자구나. 그리운 사람아 우리의 여름이 깊어가고 있다.
Chopin - Nocturne Op.48 No.2 - Livia Rev
Chopin - Nocturne Op.62 No.1 - Daniel Barenbo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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