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휴무날 밤을 새워 책을 보고 아침 7시가 넘어 잠에 들어 잠을 뒤척이고 나니 오후 2시
일어나 은행을 들려 일을 보고 친구 루이스와 잠시 담소를 하고 은행문을 나서 마켓을 들렸다.
날씨가 이건 완전히 초겨울 같은 그런 을씨년스러운 날이다.
가지, 오이, 돼지 고기를 사들고 돌아와 곧 바로 부엌으로 들어가 반찬 네 가지를 만들고
나니 어느 사이에 훌쩍 2시간이 넘어 갔다. 저녁 6시반 만든 반찬을 상자에 담고 작은 아이에게
전화를 하니 집에 있단다. 운전을 하고 달려가 냉장고에 넣어주고 일부는 테이블에 놓아 주고
옆에서 아픈 사람 돌보느라고 힘든 일상을 지금 보내고 있는 아이 위로 해주고 외사촌형과
형수가 어저께 왔다 갔다고 이야기를 전해주는 소식을 들어주었다. 제 외사촌 형이 자기
분야 에서는 내노라 하는 하바드에서 전문과정을 맞춘 이 지방에 이름 있는 전문인 이기에
다 수속을 하여서 아픈 사람을 지금 다니는 곳에서 분야에서 최고 가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고
하였다며 내일은 그 수속을 하기에 바쁘다고 한다.
큰 아이의 아주 착한 여자친구 미카가 왔다.
무우 생체를 무척이나 좋아 한다.
곧 가정을 이루어야 할 아이들은 같이 저녁을 먹고 늘 요리는 작은 아이가 전문이고
큰 아이는 요리는 못하니 늘 대신 접시닦기 담당이다.
바깥은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온통 세상천지가 요동을 친다.
6척 장신의 작은 아이가 자기 옷을 입고 가라고 야단이다.
하기야 반바지 차림에 샌들을 신고 위에는 티 하나에 셔츠만 걸쳤으니 걱정이 되나 보다.
괜찮다. 이래 봐도 나 독하다. 염려마라 하고 어둔 밤길을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와 수화기를 들어 먼 다른 도시에 사는 P에게 전화를 하였다.
목소리가 잠자던 목소리 같아 잠자니 하니 아니란다.
보고 싶어 전화 했다 하니 잘했다며 언제 올라 오겠다고 한다.
야, 사람의 탈을 썻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란 언제고 진실되어야 마땅하고 겪고 또 겪어 보아야만이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다.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 나이를 사 오십 육십 칠십을 넘겨 먹고도 사람 같지 않케
처신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으냐. 하여 사람의 탈을 쌋다고 다 사람이 아니다 라고 하였다.
나이 값도 못하는 인간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던가.......
그리운 P의 음성을 듣고 나니 마음에 평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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