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가족

붓꽃 에스프리 2012. 11. 29. 16:05

 

 

 

 

아침결 장의사로 부터 1시반에 정식으로 화장을 하게 된다고 전화 통보가 왔다.

뒤란으로 가서 분홍색 장미와 빨강 장미를 부랴 부랴 꺽었다. 시든 장미를 버리고

새 장미를 유리 화병에 꽂아 영정 앞에 놓고 1시반을 기다렸다.

 

드디어 1시반이 되었다.

작은 아이에게 모든 것을 끄고 기도를 바치자고 말을 하고는 한참후 영정을

가슴에 끌어 안고 있었다. 아득한 그리움과 지나온 삶의 궤적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아............... 허무한 인생과 삶이여 하는 심정 이었다.

 

1시간이 지난 후 작은 아이와 같이 외출하여 첫번째로 들린 곳이 가구점 이었다.

작은 아이와 같이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서 새로운 베드를 사기로 결정을 하였다.

각기 다른 성격의 세 사람이 한 지붕 아래 만들어가는 가족이란 이름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지금은 너무나도 막막 할뿐이다.

 

실비는 추적이며 내리고 하늘도 잿빛에 우리들 마음도 짙은 잿빛 이었다.

작은 아이가 운전을 하다 말고 우리 저녁으로 뭘 해먹지 하면서 숙주나물로

소고기 넣고 국을 끓이 잖다. 날씨도 을씨년 스럽고 추운날은 그전에 엄마가

끓여준 국 종류 가운데 하나라며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을 만들겠단다. 

 

큰 아이 내일부터 출근하는 데 점심을 위한 채소를 사잖다. 엄마가 없으니 형 걱정을

하는 것이 동생이다. 형의 건강을 위하여서 작은 아이가 눈물을 쏫으면서 이제 자기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 다고 하면서 건강에 신경좀 쓰라고 형인 큰 아이 한테 한 마디를

한다. 우리 모두 셋이 조용 조용히 우리들의 공동 문제를 놓고 이야기를 허심탄회 하게

나누었다. 문득 외로움과 슬픔과 아픔이 가슴에 스쳐간다. 엄마가 없는 아이들 우리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사랑하고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이 되었다.

 

작은 아이는 테이블에서 브라컬리를 다듬는 동안 숙주나물 세척하고 소고기 찬물에

피 빼고 썰고 요리 준비를 하노라니 만감이 스쳐간다. 아 하나님, 어찌 이런 고난을

우리들에게 주시나이까 하는 마음 이었다. 모두 입이 굳게 다쳐 버렸다. 할말이 없다.

얼마나 맛나게 국을 끓였던지 작은 아이와 우리 둘은 따듯한 국으로 추운 몸을 뎁혔다.

 

따듯한 저녁을 함께 하는 마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엄마와 아빠도 없는 집에서 세 고아들이 함께 이제 살아가야 하는 일상과 삶 고난 가운데

가족이란 것을 다시 재조명하게 한다. 문득 아주 오래된 영화 <Kramer vs Kramer>가

떠 올랐다. 그저 두 아이들이 행복하기만을 기원하고 기도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작은 아이가 애퍼타이저가 먹고 싶었나 보다. 사과 하나를 깍아 주고 함께 먹으면서

아이가 심심치 않고 외롭지 않게 함께 생전 처음 티비를 시청하며 영화를 보다 말고

외출한 큰아이를 기다리면서 두드리고 있다. 서울 아버지가 소식을 기다리셔서

전화를 해드리고 큰 아이 이제 돌아오고 하루가 끝났다.

 

하나님,

우리 하나님 우리를 기억해 주소서............

우리의 이 막막한 마음 위에 방향을 제시하여 주시고 인도하여 주소서...

지금은 너무나도 막막합니다. 2개월 사이에 사랑하는 엄마와 할머니를 잃어버린

두 아이들과 맘/엄마/어머니와 누님을 잃어버린 이 가난한 영혼을 기억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