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늦게 근무중인데 헨리 할아버지가 나타 나셨다.
그때는 이미 한주동안 앞뒤 소식이 없으셨던 할아버지 이셨었다.
한주전 어서 들어가라며 손짓을 하시던 할아버지 날씨는 연일 비를 흩뿌리고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하는 동안 주변에서는 독감환자들은 늘어나고 하는 데 어떻게 된일인지 전혀 소식이 없으셨다.
지난 한주동안 나는 참을 인자를 몇번을 가슴에 새기고 근무를 하고 있었다.
바로 그럴 때 바로 앞에 나타 나셔서 늘 그렇듯이 할아버지 특유의 트레이드 마크 눈웃음
치는 돗한 미소를 지으시며 오셔서 멈칫 하시는 순간 직원이 내 앞을 스쳐 갔다. 일부러
그 순간 말을 하지 않고 직원에게 지시를 내리고 비로소 나는 영어로 '하우 아 유, 헨리?'
하니 머쓱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 아이 앰 화인" 하셨다. 그 순간 나는 뿔이 날대로 났었다.
앞뒤 말도 없이 나는 복도 멀리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겻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헨리 할아버지가 너무나도 잘 아시고 계셔서 천천히 저멀리서 뒤를 따라
오셨다. 할아버지가 다가 오셨다. 너무 화가 나서 나는 영어로 솰라 댓다. 나는 화가 나면 평상시
한국말 보다는 영어로 쏼라 대는 습관이 있다. 그동안 독감도 유행하고 하여서 얼마나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도 무심하시게 전화 한통도 없으시고 모바일 전화는 잃어버려 전화도 할 수도
없고 한데 그 심정을 이해 하시겠느냐며 말씀드리니 여러번' 소우 쏘리 ' 하시면서 사과를 하신다.
그러시더니 영어로 아까 네 표정이................... 하시다가 말끝을 흐리셧다.
도끼 눈을 뜨고 있었으니 단단히 화가 났구나 하고 순간 생각을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나중에는 할아버지 가시기 전에 인사로 허그 해드리고 일로 못만나게 되어도 잘가시고
내일 아침에 전화를 하시라고 일러드리니 알았다고 영어로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얼마후
돌아 가셨다. 어저께 아침 11시가 넘어 전화 통화를 하고 모시고 잠시 외출을 하였다.
외출이래야 추운 겨울 식사를 함께 한 후에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매운 음식은 앨러지로 힘드니 덜 맵게 해달라고 순두부를 주문하고 할아버지는 된장찌개를
주문 하셨다. 한주동안 못나눈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다 하시는 표정으로 할아버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커피를 마시고 가자 하시기에 그냥
집에 가서 커피를 내려서 마시자고 제안을 하고 모시고 돌아와서 옥수수 차를 끓여 드렸다.
다행이 그동안에 감기는 쾌차 하셨고 잘계시다. 거실에 발을 디디시더니 마티스 그림책 부터
들춰보시고 우리집 7층에 살면 딱 안성맞춤인데 그리고 이젤 놓고 캔버스에 그 멋진 석양을
그리면 딱인데 하신다. 그런데 나는 그림에는 재주가 없으니 하신다. 그리고 잠시 책상에
앉으시라고 하고 글을 읽어보시라고 하니 속도를 내시면서 읽으시는 것이 아니라 정독을
하신다. 잠시후 다짜 고짜 꿈이 뭐냐고 물으신다. 아 그런데 문제는 할아버지가 의미하시는
꿈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꿈이 아니라 철학적인 현문답을 원하시는 것이었다. 할아버지
내가 말귀를 못알아 들으니 결국 영어로 말씀을 하셨다.
출근시간이 되어 가시는 길에 모셔다 드리고 하루가 지난 오늘 초저녁에 전화를 드리니
가렵던 팔이 괜찮으시다고 하신다. 어저께 앨러지 기운으로 한쪽 팔에 피부에 반응이 와서
일단의 약을 드리고 어떻게 드시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대로 하셔서 오늘은 괜찮다고 하셨다.
전화를 하시다 마시고 내 이야기 좀 들어보라고 하시더니 나 지금 전화를 받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느냐고 하신다. 하시면서 네가 하는 짓이 하도 우스워서 피식 웃고 있다고 하신다.
'헨리, 누구를 만나 나이를 물으면 절대로 90이라고 하시지 마세요. 워낙 정정하셔서 80 좀
넘어보이는 정도이니 그러시지 말라 하니 내가 팔 씨름 하면 어쩌면 내가 이길지 모른다 하신다.
지금도 나 아령을 15번 정도는 하거든 하신다. 그러니까 모든 근육이 단단하시다고 하니 그렇다고
하신다. 다시 또 전화를 드리도록 할게요 하니 그래 기다리마 영어로 말슴을 하셨다.
할아버지 건강하셔서 제곁에 좀더 머물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가시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니
그것을 어떻게 우리 인력으로 하느냐고 하시면서 그렇게 생각하니 고맙다고 하신다.
그리고 수화기를 내려 놓고 부랴 부랴 시장을 들려 세일을 하는 떡국 떡 두봉지, 무우 하나,
돼지 삼겹살 하나 사들고 아이들 곁으로 돌아와 그길로 부엌으로 들어가 생채를 만들고 떡만두국을
끓여서 아버지가 암이 재발하여 중대한 위기에 있는 작은 아이의 여자 친구 아이 저녁을
들고 가라 하고 모두 오랜만에 함께 땀을 흘려가면서 저녁식사를 하니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층 내방으로 올라와 조용히 클래식 곡을 찾고 있으니 큰아이 작은 아이 둘이서
작은 아이 여자친구를 공항에다 데려다 주러 길을 나서더니 한참 있으니 벌써 돌아왔다.
그리고 아래층에서 집이 떠내려 가도록 두 아이가 박장대소를 하며 티비를 보고 올라와 각자
방으로 들어가 내일 출근을 위하여서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를 맞춘 것이다.
모두가 감사할뿐이다.
고난을 지나 우리는 이제 제자리를 찾아 가고 있는 중이다.
♧
일본 출생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쇼지 사야카의 연주 모음들을 내려 놓는다.
이글을 올리고 자고 작은 아이 출근한다고 방문을 열고 신고하고 가서 일어난 지금 이 큰집은
완전히 냉장고 처럼 춥기 이를 데가 없다. 옷을 껴입고 있다. 너무 춥다. 그래도 히러를 안켜고
사는 우리들 인지라 따듯한 날씨가 오늘은 그립다.
Violinist: Sayaka Shoji
(Born in 1983 in Tokyo, She is the youngest winner
at the Paganini International Violin Competition, in Genova, Italy, in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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