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나절 치과에 정기 검진을 다녀오는 길가에 나뭇가지 위에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하늘은 푸르고 높고 시원한 산들바람은 불어오고
순간 나는 운전하면서 울컥하고 말았다.
눈부신 햇살이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봄날이 열리고 있는 데 지금 우리는 몇 년째 집콕만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와락 그리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모두가 그립다.
천상에 계신 아빠 헨리와 우리 파파 후레드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리고 멀리 한국에 사는 어릴 적 친구들 세 명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천상에 있는 시스터 진이 그리웠다.
돌아오는 길 마켓에 들려 7개에 3불도 안 되는 샛노란 레몬 한 봉지와
아보카도 한 봉지, 할라피노 고추 빨강 초록 네 개, 시금치 한 단 사 갖고
돌아오며 차에 기름 넣고 그리고 돌아와 가볍게 며칠 만에 아삭아삭하며
새콤하고 맵지 않으며 시원한 배추 포기김치 썰어 잡곡밥 작게 한공기도
채 안되게 오랜만에 밥을 마주했다. 며칠을 빵만 먹고살았다.
어저께는 은퇴하시면서 새로운 주치의를 권유해주신 대로 새 주치의
만나고 그의 권유대로 2주 전에 예약한 심장과 전문의를 만나고 왔다.
아 그런데 얼마나 열을 받는 일이 있었냐 하면 어느 인간이 담벼락 옆에서
두 칸 정도에 세워 놓은 내차 좌측 바로 담장 옆 주차하지 않는 공간에
얌체처럼 주차 규정을 어기고 차를 세워 아예 호리호리 한 내가 옆으로도
들어갈 수 없게 바짝 내차 옆에 차를 세워놓아 도저히 내가 내차에 들어
갈 수 없게 되었다.
너무 화가 나서 주차 관리하는 사람을 불러서 보라고 했다. 도대체 이 개 같은
짓을 한 인간이 어느 놈인데 이렇게 남의 차문도 열지 못하게 차를 세워놓았냐고
영어로 주차관리하면서 대체 뭐를 하고 있었냐고 대판 난리를 쳤다. 성질
같아서는 열쇠로 차를 쫘악 긁어놓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었지만 참았다.
그리고 결국은 우측 문을 열고 중간을 넘어가 운전석에 착석하고 다음에
이딴 짓을 하면 그때는 누군가 네 차를 부술 줄 알고 다시는 이런 막된 짓은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써서 문고리에 끼워 놓고 겨우 차를 빼서 돌아올 수가
있었다.
심장과 전문의를 만나 이런저런 가족병력을 이야기하고 초음파 심장 검사는
휴가가 끝난 후 4일 근무가 끝나는 날 2월 28일 오후 3시로 예약을 하고 돌아와
오후 내내 저녁 내내 8시간을 자고 눈을 뜨니 밤 12시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치과를 다녀왔다.
치과의사 선생님은 50대 중반으로 아주 참하고 자상하며 차분하며 원리원칙대로
하는 분으로 예약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틀림없는 분이시다. 나 또한 예약한
시간은 틀림없이 지키는 언제나 정각 전에 도착하는 사람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시간이나 약속을 제대로 정확하게 지키지 않고 거짓말하고 남의 말 많이
하고 수다스럽고 신중하지 않으며 신의를 지키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총각김치나 버무리고 이 저녁은 된장찌게를 만들던지 아니면 콩나물 김치국을
만들던지 해야 할텐데 게으름병이 발동을 한다. 영화 <킹스맨>이 재미나다 싶었다.
이제 서서히 봄이 오고 있는지 가로수에 꽃들이 분홍색 하얀색으로 피어나고 있다.
Beethoven - "Für Elise" Bagatelle No. 25 in A Minor, WoO 59
(Live in Paris, 2019)
Lang Lang -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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