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토요일 아침 8시 50분이다. 어저께로 올 한 해의 큰일 두 개를 맞추었다.
아이는 대망의 전문과정을 우등으로 맞추고 졸업을 2주 전 하고 필리핀 출신인
로셀은 드디어 어저께 베트남계 미국인 잔과 결혼식을 올렸다. 직장에서는 제나와
나만 결혼식에 참석했다.
백인들만 사는 동네에 위치한 천주교 성당에서 베트남계 미국인 신부님 축복 속에
신랑과 신부의 바람대로 극소수만 초청해 식을 금요일 오후 2시에 결혼식을
맞추었다. 우리는 북으로 북으로 운전대 방향을 바꾸어야만 했다. 피로연이
열리는 곳은 깊은 산속 오아시스 같은 결혼식이나 파티를 전문으로 개최하는
자연공원 같은 숲 속에서 저녁 6시부터 시작되었다.
파티 장소에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직장 동료들이 함께 미리 와 있었다. 로셀
아빠는 52년 생으로 나 보다 한살이 위고 드디어 어저께 늘 사진에서만 보다가
정식으로 상면을 하게 되었다. 훤칠한 키에 참 착한 모습에 로셀 같은 훌륭한 딸을
둘만하고 양육시킬만한 부모의 모습 그 자체였었다. 또한 파티 장소에서 신랑 잔의
어머니를 만나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영어를 못하는 어머니 이지만 미국에서
출생한 잔의 결혼한 여동생이 옆에서 통역을 해주어 로셀의 시어머니가 되는
그분과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로셀이 두 번이나 시어머니가 해다준 음식이라고 직장에 출근하며 들고 와 냉장고에
넣었다가 집에 갖고 가서 먹으라고 주어서 음식을 맛나게 먹은 적이 있었노라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니 무엇이든지 베트남 음식이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주저하지 말고 이야기 하라는 고마운 말을 전해 받았다. 문화와 인종만 다를 뿐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은 늘 같다는 생각을 다인종 사회에서 살면서 하게 된다.
잔의 여동생 남편은 백인이다. 9번 테이블에 배정된 우리 직장 팀 이외에 같은
테이블 위에 주디와 대니얼 이란 모르는 이름이 있어서 누구지 했었다. 와인을
한잔씩 마시고 보니 내 옆에 백인 여성은 잔의 여동생 시어머니가 되고 그 옆에
대니얼은 주디 남편으로 잔 여동생의 시아버지가 되는 사람이었다. 다인종
사회에서 살게 되니 한가족에도 베트남 신랑에 필리핀 신부에 베트남계
부인에 백인 남편 이것이 잔의 가정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형제 기족들 또한 다를 바가 없다. 미국 태생의 2세 조카들이
이태리계 백인 며느리, 일본계 미국인 며느리, 홍콩 출생의 중국인 며느리에
한국인 며느리로 이루어진 가정으로 다들 30 중반부터 40대 말까지 그렇다.
사용하는 공용어는 언어는 영어에 이 모두가 다인종 사회의 현실이다.
피로연이 시작되자 전문 파티 진행자가 사회를 보며 둘러리들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는 신랑 신부가 입장해 착석을 하자 신랑 잔의 남동생이 또 잠시
마이크를 잡고 좌중을 웃기곤 했다. 모두들 참 많이도 사진을 찍었던 밤이었다.
제나는 소니 카메라로 담고 나는 갤럭시 노트 9로 우리 팀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신랑 신부의 스냅사진도 찍었다. 사진도 그림도 항상 구도가 좋아야
빛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밤새도록 피로연을 하고 모두들 신이 나게 함께 춤도 추고 마시고 먹고 거의
11시가 되어서야 우리는 파티 장소를 떠나 모두 각자 귀갓길에 올랐다.
신랑 신부는 남태평양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보라 보라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직장 생활하면서 반년 동안 준비한 결혼식은 여러 하객들의 축복 속에
잘 맞추었다. 모두들 코로나가 시작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파티 같은 파티와
진정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하며 코로나 스트레스를 한방에 완전 해제
시킨 잔과 로셀의 결혼식 피로연 이었다.
오늘과 내일 이틀간 근무하고 4일간 휴무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느긋하다.
아침에 일어나 KBS 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 51회>를 보다 눈물을 찔끔거리고
말았다. 동료들이 두 명이나 그만두고 한 사람은 다른 곳으로 전근 가고 한 명은
사직하고 정부기관이 아닌 사회 직장으로 옮겨가 그 빈자리가 당분간은 클 것 같다.
새 직원이 들어오면 업무와 분위기에 익숙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또 직원이
나가면 그 빈자리 그 공허함에 익숙하려면 또 한참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미국에서는 신생아 6개월까지만 제외하고 화이자나 모더나 코로나 백신을 FDA와
CDC에서 허락해 어린이들 에게도 백신 접종이 가능해졌다. 아직도 띄엄띄엄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여 각 병원 응급실 문을 두드린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내년 미국 경제가 30% 정도 더 악화될 것 같다고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다. 경기
침체로 물가는 오르고 보통 문제가 아니다.
Yunchan Lim 임윤찬 – LISZT 12 Transcendental Etudes
– Semifinal Round Recital–2022 Cliburn Competition
Semifinal Round Recital
June 10, 2022
Bass Performance Hall
YUNCHAN LIM
South Korea I Age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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