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코로나 끝 마무리>

붓꽃 에스프리 2022. 7. 16. 06:36

                            남태평양에 위치한 미국 영토 사모아 섬

여름이다 싶은 그런 날씨다. 지독히 더운 날도 아니며 온화한 날씨 그러나 조금은

더운듯한 날씨 아직 에어컨 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대망의 출근하는

날이다. 거의 3주 동안 예상치도 돌방 상황으로 코로나 집단 감염되어 얼마나 죽을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말하면 무엇하랴 우리 부서의 총책임자도 감염되어 이제

좀 출근할 정도지만 아직도 기력이 딸린다고 한다. 애기 엄마 샤디도 결국 감염되어

벌서 2주째 출근을 못하고 있다.

조이도 다른 도시로 전근 가고 또 다른 동료도 다른 도시로 떠나고 부서가 그야말로

사람이 모자라 난리도 아닌 형편이다. 신참 두 명이 들어와 수습을 맞추고 근무하는

데 숙련되려면 아직 까마득하고 또 다른 신참은 수습을 맞추고 근무하자마자 사고를

당하고 치고 하여 다시 수습을 시켜야 한다는 말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

그동안 어떻게 된 일인지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의 이름으로 우리 주소로 그린 셰프라고

하는 식재료 회사의 이름으로 요리할 재료가 들어 있는 특배 상자가 배달 되었다.

구글링 해서 결국 회사를 찾아내고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잘못된

배달이 내 집 주소로 왔으니 시정하라고 요청하고 가져가라고 했다. 아니면 더운

날씨에 냉동되어 배달되어 온 것이 썩어 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이름으로

된 사람이 내 집에 살지도 않는 다고 했다.

이름을 보아도 스페인어권의 미국 사람 이름이고 나는 한국계 미국 사람인데 왜

내주소로 엉뚱한 물건을 배달하냐고 즉시 중단해달라고 했더니 그러마 하더니

소식도 없고 물건을 가져가지도 않아 결국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런데 이게 왼일

그저께 아침에 다시 같은 회사에서 또 다른 요리 할 수 있는 음식 재료 특배가 다시

왔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그러나 일 년에 한 번 있는 교육받는 날이라 나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출근했다.

다시 같은 회사에 전화를 걸어 도대체 그런 사람이 내 집에 살지도 않는 데 왜

너희 회사는 쓸데없이 특배를 두 번째 보내느라고 항의를 했다. 당장 멈추라고

했다. 조사를 하더니 이미 닫힌 어카운트인데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이 주소에 20년도 넘게 사는 데 그런 사람이 산적도 없고 들어 본 적도 없고

우리 다세대 주택에 그런 이름 없으니 다시 보내지 말라고 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다시 갖으러 갈 수는 없으니 그냥 당신이 재료로 요리를 해 먹으라고 한다.

결국 교육을 맞추고 고속도로 교통지옥을 지나 퇴근 후 열어보니 채식의 중동 요리와

지중해 해산물 요리와 칠면조 요리 재료가 들어 있고 요리 방법이 들어 있었다.

세끼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들어 있었다. 하나 같이 올리브에 치즈에 오레가노

같은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들 서양 요리도 맛난 음식들 많지만 생각하면 한국

음식만큼 건강음식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피곤해 오늘은 코로나 이후 첫 근무 나갔다 컨디션이 안 좋아 며칠 다시 쉬고 나서

오늘 다시 처음으로 복귀하는 날이다. 하여 간밤은 한국 하고도 거제도 건너 칠천도

작은 섬에 사시는 20년도 넘는 세월을 함께 하신 친형님 같은 어른한테 카톡으로

안부전화를 드리려니 이게 웬일 이름이 사라졌고 Unknown이라고 떴다. 결론은

전화번호 내지는 전화기를 바꾸신 것이다. 민박을 하시기에 웹사이트를 찾아내어

확인을 거듭하고 전화번호 새로 입력하니 형님의 존함이 떴다.

전화를 드리니 거제도 고현 시내를 나가셨는지 식당에 계시다며 시끄러워 잘

안 들린다 하시며 목소리 들었으니 되었다 하시고 다시 전화 조용할 때 드리마 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책상 앞에 안자 전화기를 열어보니

귀가를 하셨는지 전화를 하신 것을 내가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놓아 듣지 못해

결국 받지 않은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다음은 안양에 계신 형님한테 오랜만에 전화를 드리고 서로 안부를 주고받았다.

수화기 내려놓고 통갈비 썰어 핏물 빼느라고 물에 담가 놓고 헹구기를 몇 번 하고

밤이 깊어가 첫 근무를 위해 잠을 자야 해 핏물 빼 통갈비는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편안히 긴 잠을 자고 중간중간 소피를 보고 일어나니 아침 8시 연어구이

요리를 하고 통갈비 찜을 해놓고 기름 튀어 엉망인 오븐 세 번이나 닦고 말리고

부엌 정리하고 쓰레기 갖다 버리고 싱크대 닦고 부엌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살 것만 같았다.

그리고 하루의 일기장 처럼 이렇게 자판기를 두드리고 있다. 여름이 익어가고 있다.

아직은 이르고 8월이 되고 9월이 되면 더우리라 그리고 10월은 되어야 더위도 가고

가을이 시작되고 그러다 보면 이 한해도 또 기울어 10월 말 핼로윈이 되고 11월

추수감사절이 되고 12월 크리스마스가 되고 그러다 보면 2023년 새해가 다시

열리고 덧없는 세월은 또 하염없이 흘러갈 것이다.

100% 완치는 아니어도 이제 거의 완쾌되어 가는 느낌이다. 두 번 다시 감염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다.

 

Summertime · Ella Fitzgera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