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간 목요일 새벽 6시 29분 오늘은 11일간의 가을 휴가를 맞추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날이다.
복귀하기 전에 월요일은 웃어른들 뵙고 점심 식사 대접해 드리고 돌아와 피곤해 그길로 쓰러져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는 젊은 날 같지 않아 장거리를 운전하고 다녀오면 피곤해 휴식이 필요해
잠시 1시간이라도 낮잠을 자고 일어나야 회복이 된다. 이제 돌아가신 우리 파파 후레드가 왜
늘 30분 낮잠을 점심시간대에 주무셨나 하고 생각하니 내가 파파 나이가 되어보니 이해가 간다.
다음날 화요일은 세상없어도 직장으로 복귀하기 전에 이발을 하여야 한다 생각하고 오후 3시쯤
차를 몰고 타운에 나가니 휴가를 갔던 이발소 주인이 돌아와 앞에 3명이나 대기하고 있었다.
바쁜 일도 없으니 기다리는 것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앉아 기다리고 있는 데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참 오래전 거의 20년 전인가 할 때 직장에서 내 밑에서 근무하다 부부가 상급 전문 학교를 진학한
한국에서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 생활하다 미국으로 이민 온 부부 중에 남편 되는 사람이
쉬는 날이라며 이발을 하러 왔다. 잠시 그가 지금 무엇 하냐고 물어왔다. 하여 나는 아직
연방정부기관에 근무하고 있고 1년 반 더 근무 하고 은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보다 2살인가
3살인가 아래로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지금 무엇을 하며 어데 살고 있으며 어데 근무를 하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내가 제일 싫어하고 금기사항으로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 하는 것이다.
그가 지금 무엇을 하고 무슨 직장을 다니고 돈을 얼마나 벌고 자식이 몇 명이고 하는 일종의 한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호구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 그것은 상대방의 아주 사적인 일이며 사생활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생각한다.
역으로 이런 사적인 질문을 해오는 것을 금기로 생각한다. 무엇을 위해 시시콜콜 상대방의 사생활을
알아야 하며 또한 알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하던 그것은 오롯이
그의 몫이며 그의 삶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화요일을 보내고 수요일 어저께는 아침나절 오이 사 온 것 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린스 후
물 꼬옥 짜서 무치고 풋배추 세척해 물 빼고 썰어 월요일 웃어른들 점심 대접해 드리고 오며 맛없는
갈비탕 양이 많아 들고 온 것에 무 조금 썬 것 하고 함께 넣고 된장 살짝 풀어 간 맞추니 식당에서
나왔던 때보다 맛이 훨씬 나았다.
그리고 잠을 좀 자고 오후 2시에 일어나 세차장에 가서 5불 들여 세척하고 돌아와 진공 청소기로
온 집안 소제하고 다시 피곤해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밤 10시 이제는 마지막 미션 세탁을 해야 할
차례가 되었다. 세탁하고 건조하고 말린 빨래 정리해 옷장에 넣고 나니 밤 12시 반이 넘었다.
문득 김치 부침개가 먹고 싶어 묵은지 하나 꺼내 썰어 넣고 부침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순당
막걸리와 한잔 그리고 기름이 튀어 더러워진 개스 오븐 몇 번을 닦아내고 설거지하고 나니
새벽 3시가 넘었다. 그러나 저러나 10월도 며칠 안 남았다. 곧 11월 추수감사절 계절이 다가온다.
그것이 지나가면 12월 이 한 해도 안녕을 고해야 할 시간이 될 것이다.
이 한 해도 열심히 살았다. 아이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명문 대학원에서 소정의 과정을
우등으로 맞추고 이제 정식으로 연방정부 직장에 발령을 받았다. 아이도 나도 함께 지나온
시련과 역경의 시간들을 헤아릴 수 없다. 슬프고 외롭고 허망하고 세상에 홀로 놓인 느낌
우리의 의지요 기둥이던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잃어버리고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던
지나온 시간들을 이제는 뒤돌아 볼 수 있게 된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늙어가니 어린 시절에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들이 그립고 보고 싶다. 그리고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게 된다. 그리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을 주고받던 인연들이 무엇보다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선이며 첫 번째다. 작은 나이도 아니고 이제 칠순 이라고 며칠 전에 모임을 했다며 한국에서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발하고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그리운 친구가 자신의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그런데 4년 전에 만났던 때와 달리 더 늙어 보여서 마음이 씁쓸했다. 앞머리도 더 빠져 앞은 대머리가
되었고 가는 세월을 누군들 막으랴 싶었다. 가을이 되듯이 인생길도 가을이 되어가고 있다. 그도 나도
이제 인생길 가을의 초입에 서있다.
그도 나도 특별한 병 없이 건강히게 살다 고통 없이 서로가 처한 위치에서 지역 공동체와 나라에서 때가
되면 서로의 깊은 우정과 신앙을 가슴에 담고 며칠만 가볍게 아프다 우리 아빠 헨리처럼 생을 마감했으면
하는 것이 칠순의 늙은이가 바라는 인생의 마지막 소망이다. 그리고 천상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 영원한
우정을 영원히 지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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