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이 아침 시 한 편의 에스프리와 김치

붓꽃 에스프리 2022. 12. 21. 10:14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 시 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Even when you are by my side, I miss you.

Ryu Si-Hwa

translation by Alex Rose

 

In water

does not merely water lie

The heavens

are not only sky

And in me

there is more than simply I

 

You are inside me

You are shaking me from within

You are flowing deep inside me like water, like the sky,

meeting me secretly in my dreams

And even when you are by my side

I miss you.

지금 이 순간은 정오 30분 막 수십 년 단골 자동차 수리점에 들려 작고 하신

운전석 앞 왼쪽 헤드라이트를 수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켓을 들렸다. 모래

부터 출근을 하고 정상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하여 브레이크 용액, 트랜스미션 용액, 타이어에 에어/공기, 자동차 열을

시켜주는 홴 벨트/선풍기 역할을 하는 것 고무벨트는 제대로 인지 종합 검사를

부탁했다. 고속도로로 출퇴근을 하는 데 중간에서 차가 고장이나 정지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종합 검사를 부탁했다.

앞에 책상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은 미국에서 출생한 멕시코나 중남미

출신의 자손으로 비만한 사람이다. 그런데 늘 그 자리에 있던 그가 안 보인다.

그리고 날렵한 젊은 청춘 얼굴이 익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 굿모닝, 아니 여기

있던 사람은 어데 가고 당신이 여기 있지요. 이제 자동차 수리는 안 하고 책상에서

근무를 하나요? 아 네 손님 이제는 여기서 근무합니다.

그런데 여기 있던 그분 어데 가셨나요? 아 손님 저기 있어요. 하기에 저 멀리 마당을 바라보니

눈부신 아침 햇살 아래 그가 손님과 자동차 수리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 멀리

바라보니 웬 안 쓰던 안경을 쓰고 있어서 순간 다른 사람인지 알았다. 안경을 쓰고 있으니

사람이 달리 보였다. 깔끔하게 한 이발과 더불어 사람이 한층 더 멋스럽게 보였다.

그가 책상으로 돌아왔다. 아니 안경을 쓰고 이발을 해서 다른 사람인 줄 알았잖아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당신이지 뭐야. 안경테도 검은 뿔대에 당신 얼굴과 딱 어울리고

아주 멋져 보여 하며 너스레를 떨고 잠시 농담 따먹기를 하니 웃으워 죽겠다며

감사하다고 한다. 여기 서양에서는 누가 칭찬을 하면 보통 감사하다고 말을 한다.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대기실에 준비된 커피 한 잔을 따라 크림을 넣고 마시고

있으니 얼마 후에 온 손님과 한참 이야기를 하던 경상도 사나이 정말 세상에

없이 성실하고 정직하고 손재주 자동차 수리에서는 내로라하는 재주를 갖고

있는 주인이 다가왔다. 나는 그의 수십 년 충성스러운 고객이다.

그가 소유한 크고도 큰 수리점 땅을 지방 판사를 지냈던 백인으로부터 그가 세를

내어 자동차 수리점을 하다 마지막에는 구매했다. 그의 밑에서 일하는 스페인어

권의 기술자가 몇 명이나 되는 큰 수리점으로 종합센터다. 나를 보더니 이제는

은퇴하시고 슬슬 놀러나다니고 여유롭게 즐기시지 아직도 근무를 하냐고 한다.

하여 2023년 1년과 2024년 반만 더 근무하고 은퇴를 진짜로 할 것이라고 하니

그럼 뭐하고 지내실 것이냐고 묻는다. 하여 나는 다시 대학교로 돌아가 외국어라도

배우고 할 것이라고 하니 깜짝 놀란다. 그렇게 놀랄 일인지는 몰라도 주어진 날들을

귀하게 보내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다. 멍청한 멘봉에 빠져사는 노인네는 되고

싶지 않다. 전 전주 아이로부터 텍스트가 날아왔다.

크리스마스에 쉬느냐였다. 아니 크리스마스 새해 근무해야 돼 대신 나는 31일

송구영신하는 날만은 쉰다고 하니 그럼 그날 가까운 사람들 하고 함께 시간을

같이 하고 파티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다른 국경일이나

공휴일은 근무를 해도 세상없어도 12월 31일은 근무를 하지 않는 나만의 규칙이

생겼다. 이유가 없다. 새해를 밖에서 맞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원칙이자 나만의 전통이 되었다. 혹시 앞으로 은퇴 후 새해를 모국에서 맞이할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현재는 아니다.

올해 가장 우수한 영화 작품에 선정된 85분짜리 영국, 독일과 미국의 합작품 만화 영화

어메이징 모리스/경이로운 모리스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내 나이 70 먹은 한국에 한국인들과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 반세기도 넘는 세월을 영어만 하는 나라에서 자라고 늙고 학교 다니고

직장 다니고 직장에서는 영어만 천박하고 나뿐 말로 씨불이는 늙은이 하고 같은 사물을

그리고 어떤 주제를 과연 같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왜 내가 이런 말을 하냐면 한국의 MZ 세대가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늙은 할배가 그냥 영화도

아니고 만화 영화를 보고 즐긴다면 내 나이 또래의 한국 늙은 노인들 그리고 할배 할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였다. 미쳤다고 생각하거나 웃긴다고 생각을 하거나 주책이라고 하지는 않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요즘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만화영화를 즐겨 본다. 그 순수함이 좋다.

나는 때묻지 않은 백지 같은 어린이의 마음으로 남은 날들을 사는 노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내가 정상일까?

내 나이에?

아니면 내가 맛이 간 것일까?

과학적이고 위생적으로 생산하는 현대 김치 공장과 배추김치 몇 해 전 중국에서 맨몸으로

장화 신고 깊은 김치광 같은 시멘트로 만든 것 같은 사각형 깊은 곳에 배추를 쟁이고 장화 신고

땀 흘리며 배추를 밟던 중국인 인간이기를 포기한 모습이 유튜브에 나온 장면과는 격이 다르다.

 

차를 수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눈부신 겨울 햇살이 내리쪼이는 느지막한 아침 11시경 나는 그길로

마켓으로 향했다. 수없이 나 자신에게 충동구매를 하지 말라고 다짐을 하면서 꼭 필요한 것만 사자고

되뇌며 여기저기 진열대 사이를 카트가 아닌 바구니를 밀고 다니고 있었다. 그때 젊은 백인 남녀가

전분과 쌀가루 진열대를 여기 저기 둘러보며 서성이고 있었다.

순간 나는 무엇을 찾나요? 하고 물어보았다. 네, 쌀가루를 찾고 있어요. 네 그럼.... 바로 이겁니다.

한데 이것은 찹쌀가루고 저것은 그냥 쌀가루입니다. 아마도 김치를 담그시려고 하나 보네요.....

네 저도 김치를 손수 담아 먹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으로 떡도 만들 수 있나요? 네 잘은 몰라도

찹쌀가루를 사용하셔야 할 것 같아요 하고 말았다. 여기 서양 사람은 조숙하고 덩치가 크고 키도

커서 나이 분간하기가 그들이 동양 사람 알아맞히기 힘들 듯이 힘들다. 보아하니 20대 말이나

30대 초반이나 중반으로 보이는 부부였다.

 

우리는 김치 담그는 이야기를 한참 주고 받았다. 배추 한포기를 산것이다. 백인 부부가 매끼니

김치를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충분하다 싶었다. 요즘 김치를 손수 담가 먹는 한국인이 아닌

이방인들이 의외로 많다. 새우 젓갈이 있냐고 물으니 있다고 한다. 그럼 까나리 액젓 있냐고

하니 있단다. 사과 대신 배를 사용한단다. 아 그래 난 사과를 사용해 배는 갈비 잴때만 나는

사용해 김치가 물러질까봐 나는 배 대신 사과를 사용한다고 했다.

 

돌다 돌다 보니 세상에 계산대가 줄이 길었다. 하여 다시 돌고 돌다 그들을 다시

만났다. 한국에서 수입한 김치 담을 용기를 찾고 있었다, 김치냉장고용 김치통을

들고 망설이고 있었다. 배추 한 포기로는 그것은 너무 커요 하였다. 그랬더니 작은

것을 들어 보이며 이건 어때요 물어왔다. 네 배추가 절여지면 부피가 줄어드니

맞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니 그것으로 사겠단다. 그때 저 멀리 보니 또 다른 중년의

백인인 물건을 두리번두리번 보고 있었다.

한국 식료품 전문 마켓에서 요즘 백인이나 다른 이방인을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다 한류와 K-드라마와 한류 덕분으로 생각한다. 그때 그 두 부부를 다시

만나서 맨날 피자나 건강에 안 좋은 짜고 기름진 쓰레기 같은 음식만 먹고 사니

우리 미국 사람들이 비만증이 넘쳐나고 성인병이 넘쳐난다고 하면서 김치 먹고

사는 사람은 비만증이 거의 없어 발효 음식이라 건강음식이야 다만 배추를 너무

짜게 절이지 마 짠 김치 또한 건강을 해치는 일이야 하고 돌아섰다.

모래 출근 준비로 모든 것을 재점검하고 수리하고 돌아오면서 보니 바로 앞에

아이오닉 5 현대 전기차를 백인 여성이 운전하고 가고 있었다. 음 그래 대한민국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바로 아이오닉 5가 우리의 자존심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었다.

                                    태국 내지 동남아 아시아 고추는 위로 자란다

                                                    한국 고추는 아래로 자란다

지난주 유튜브에서 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과학 교사를 지냈던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해 한국으로 와서 자기의 본 직업 교직과는 전혀 관계없는 농사를

지으면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 농부로서 동남아시아 식재료 채소를 특수 재배하는

이야기를 소개하는 다문화가정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그때 만난 태국 여성이

재배하는 작물 중에 고추가 있었다.

그런데 웃기는 일은 동남아시아 태국 고추는 한국 고추와는 달리 반대로 하늘을

향해 자란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도 왜인지는 모른다며 티브이 방송국 촬영팀

한테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데 짓궂게 촬영팀은 왜냐고 묻고 있었다. 요즘 마켓에

가면 수십 년 전과는 달리 이방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스스로 김치를 담가 먹는

백인 부부하며 김치가 요즘 대세의 초입에 들어서 있다.

그 젊은 백인 부부에게 김치는 고기하고 딱 잘 어울려 하니 불고기 하고 딱

이라며 응수를 하며 음 불고기 너무 맛있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어려서

하고 늙은 지금 하고는 김치와 한국 음식에 대하여 격세지감을 느낀다. 80년대만

해도 조지아 남부에서 미군과 결혼했다 실패하고 떠나온 이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김치 냄새가 지독해 미국 사람들이 썩었다고 밖에다 갔다 버렸다는

이야기부터 그들이 대소변을 보면 들여다보았다는 이야기부터 그들이 겪은

문화적인 몰이해로 발생한 인종차별과 슬픈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다.

그런 구박덩이 김치가 지금은 설령 냄새가 지독해도 발효 건강음식으로 건강

음식이란 인식이 되어 지구촌에 트렌드가 되고 있다 못해 폴란드에 김치공장을

세우고 미국과 캐나다에도 김치공장을 세우고 대형 유통 업체 진열대에서 판매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한없이 감회가 깊다. 김치 냄새로 우리 한국인들이 지난날

차별도 많이 받았었다. 문화적인 차이의 몰이해란 것이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우리의 한류가 얼마나 긴 세월 지구촌을 강타할지 두고 볼일이다. 그 카스트 제도

인습에 얽매인 인도가 지금 한류에 전 영역에 걸쳐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일본도 동남아시아도 유럽도 신세대가 한류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고 심하게는

그 도도한 영향력에 한 국가 문화 존재 자체가 흔들리거나 희석될까 무서워서

정부 차원에서 염려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인도 정부 차원에서

한류를 중단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 멘트를 끝맺은 유튜버가 있었다.

인도에서도 일본에서도 동남아시아에서도 중동에서도 유럽에서도 중남미에서도

두오 링고 앱을 통하여서 K-드라마 아 영화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배 아파하는 사악한 이웃나라들 역시 중국과 일본이다.

 

 

비록 국적은 다르고 성장하고 교육받고 직장 생활하는 문화적인 배경은 한국이

아니었어도 나는 영원히 한국인의 얼을 가슴에 품고 사는 한국인이고 싶다.

그리고 한국인의 자손으로서 미국 국민이고 싶다. 70의 늙은이가 영어만 쏼라

대고 산다고 생각하니 내가 지난날 전후의 보리고개를 생각하여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늙은이가 얼굴은 한국인을 하고 있으면서 영어를 솰라 댄다는 것이 한국에

어린시절 친구들을 생각하면 한치의 벽을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 그렇다.

 

그래도 나는 영원히 한국인 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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