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강인호 -
당신 없이도 또 봄날이어서
살구꽃 분홍빛 저리 환합니다
언젠가 당신에게 찾아갔었을 분홍빛
오늘은 내 가슴에 스며듭니다
머잖아 저 분홍빛 차차 엷어져서는
어느 날 푸른빛으로 사라지겠지요
당신 가슴속에 스며들었을 때 내 추억도
이제 다 스러지고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살구꽃 환한 나무 아래서 당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저 분홍빛이 그대와 나
우리 가슴속에 찾아와 머물다 갈런지요
잘 지내주어요
더 이상 내가 그대 안의 분홍빛 아니어도
그대의 봄 아름답기를
오늘 하루 더 근무해야 한다.
어저께의 근무는 참 우리 모두가 힘들었던 날이었다.
그럼에도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는 함께 웃고 화풀이 욕도 같이 하고
같이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어 먹고 그러면서 살아가고 있다.
부활절 방학이 되어 학교는 쉬고 있다.
부활절 메시지가 전해져 왔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그 자체가 전쟁터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많다.
어저께가 그런 날 중에 하루였었다. 그럼에도 오늘도 이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처럼 꿋꿋이 우리 모두 살아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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