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에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난 지금은 목요일 밤 9시 55분이다. 오늘 역시 비, 흐림과
햇빛을 반복하던 하루였었다. 진정 평생 이런 날씨도 이런 봄날도 처음이다. 유튜브를
열어보니 영화 <남과 북>이란 영화의 주제곡 <누가 이 사람을 아시나요>가 올라왔다.
문득 어떤 영화인지 보고 싶어졌다. 하여 찾아 나서니 흑백영화로 유튜브에 있어 지금
보고 있는 중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o2EnDhm6c
신영균, 최무룡, 남궁원과 엄앵란이 나오는 화보와 영화다. 분단의 슬픈 역사를 보여주는
영화다. 거의 두 시간이 되는 영화인 <남과 북> 참 재미나고 가슴 아픈 영화로 오랜만에
좋은 한국 영화 한편 보았다. 수상도 많이 한 잘 만든 영화로 김기덕이란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일부 이미 작고하신 분들이기도 하고 80대말 내지는 90세가
넘은 분들로 우리의 어린 시절이다.
벌써 3월도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한국은 4월이 된다. 4.19가 생각난다. 4.19에 대학생이던
분들은 이미 8순 이거나 넘기셨다. 여기까지 자판기 두드리다 새벽 4시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9시에 일어났다. 이 아침은 날씨가 화창해 햇살이 부엌으로 들어와 오랜만에 기분이 상쾌하고
기쁘다. 아침은 호밀빵에 레러스 상추에 계란프라이 하나 올려서 겨자와 아보카도 마요네즈와
약간의 케첩하고 해서 아침 요기를 했다. 그리고 현미, 여러 가지 섞인 콩과 검은 야생 쌀과 함께
일주일 정도의 공깃밥을 압력솥으로 만들어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정월 초하루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4월이라니 시간도 참 빠르다. 가는 세월이 이렇게 빠르다니
이러다 보면 장미의 계절 5월이 오고 그러다 보면 여름이 오리라.그리고 가을이 오고 가고 겨울이
오고 가고 그렇게 또 한 해는 덧없이 흘러갈 것이다. 이 아침 우연히 한국에 있는 어릴 적 친구의
카톡 표지에서 하나의 사자성어를 보게 되었다. 안분지족이란 말로 무슨 뜻인지 몰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뜻이었다.
<안분지족, 安分知足 - 편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을 앎>
이 사자성어를 보면서 친구답다 생각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자기 분수를 알고 자기 분수를
지키며 산다는 것은 말처럼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이 아침에 올라온 뉴스를 보니 한국 강남에서
40대의 여성이 아파트 집 앞에서 납치되어 살인을 당했다는 끔찍한 사연이었다.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저 끔찍하다.
인생살이 색 바랜 푸른 하늘처럼 그리고 봄날의 수선화처럼 매화꽃 진달래 같은 맑고 고운 심성 그럼에도
강인하고 정직하며 부지런하며 남들과 더불어 선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하루 근무해 주고 하루 쉬고 이틀 근무해 주고 사흘 쉬게 되는 엉망진창 스케줄이다. 지난 4일 휴무했으니
이제는 움직일 때다 싶다.
꽃비가 내리고 지고 있을 모국의 봄날 친구가 사는 아파트 뒷길 양옆에도 벚꽃이 만발하게 피어나 그런
모습을 그리워하는 나를 위해 사진을 찍어 친구가 서울에서 보내왔다. 벌써 그곳은 4월 초하루 여기는
3월의 마지막 날이다. 모두가 평안하고 건강하고 행복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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