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첫날 근무를 맞추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 식료품 마켓을 들렸다. 지난주 쉬는 동안
담근 막김치와 백김치를 백인 직장 동료 브렛에게 건네주었다. 네가 준 약과와 차 큰돈도
아닌 몇 불에 불과하지만 나는 건네준 그 약과와 설록차에 담긴 너희 부부 두 사람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더욱이 거의 평생을 미국에서 성장하고 교육받고 이제 어른이
되기까지 수많은 백인들을 만났지만 너 같은 사람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어서 더 더욱이
놀라웠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브렛 또한 나 역시 너 같이 직장에서 솔선수범하고 동료들을
아껴주는 사람을 처음 보았기에 네가 느낀 감정과 같은 마음이었노라고 했다.
하여 작은 것이지만 너에게 한국을 생각나게 할 수 있는 것을 선물로 주고 싶어서
건네 주었노라고 했다. 부인의 친정어머니가 병환 중에 있어서 고향인 유터주에
가 있다고 한다. 하여 내일 근무가 끝나면 긴 장거리 운전을 하고 4일 휴무하는 동안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여 그 빨간 막김치는 열지 말고 그대로 갖고 있다 냉장고에 넣어 놓고 갈 때
갖고 가서 네 부인에게 선물로 내가 보냈다고 하며 건네주고 나중에 같이 시식
해보라고 했다. 어려서 자기 이웃에 일본 사람이 살아서 일찍이 자기는 아시아
문화에 노출되었고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여 자기 부인도 자신도 한국 음식을
즐겨먹기에 한국 식당을 가끔 방문하노라고 했다. 백김치 하나는 싱가포르에서
학부를 맞추고 미국으로 이민 온 미얀마 출신 에이프릴에게 건네주었다. 좋아
죽는 단다. 브렛도 에이프릴도 나도 다 각자 다른 부서에서 근무를 하는 날
이었다.
린과 페티야는 오늘 오후에 있는 옆 부서에서 근무하는 걸리 생일 파티에 간다고
오늘은 휴무다. 오늘은 고참은 나 하고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미국에서 성장한
디아나뿐 나머지는 모두 신참들이다. 그중에서도 중공 출신 싱은 가장 고집이
세고 유도리가 없고 남이 하지 않는 짓만 골라서 하고 하여 모두가 56세나 되는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오늘 근무를 하게 된다.
이런 직원들과 근무를 하게 되면 매사가 스트레스다.
퇴근길에 한국 식료품 마켓을 들렸다. 브렛이 소주와 막걸리를 모르고 있었다.
하여 맛을 보게 해주고 싶었다. 국순당 막걸리 하나, 진로 딸기에 이슬 하나
그리고 오뚝이 만두 중에서도 매운 기가 있는 김치만두가 아닌 채소와 돼지고기가
합쳐진 만두 하나, 그리고 하나는 나를 위해서 하나는 브렛을 위해서 마켓 안에
작은 식당에서 김밥 두 개를 샀다. 그렇게 다 해보았자 육개장 하나에 김치만두
하나 해서 40불 조금 넘는 금액이다.
지난번에 연봉을 7천 불을 올려주더니 주급 명세서를 보니 글자 하나가 바뀌어
아니 이 돈이 어디서 하고 자세히 근무 중에 컴퓨터를 열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아들 같고 딸 같고 조카 같고 한 동료들을 보면 내가 근무하는 날은 꼭 따듯하고
향기 나는 커피를 내려 다 한 잔씩 건네주는 것이 나의 습관이다. 그 따듯한
한 잔의 커피가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가족 같은 협동심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단 몇 푼 안 되는 것이지만 그 작은 것 하나가 많은 역할과 사람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과 삶
얼마나 부족한 이 험악한 시대인가. 하마스의 공격과 반격에 나선 우리의 우방
이스라엘 푸틴의 정치적 야욕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남미의
부정부패와 인권유린 어찌 다 필설로 하랴 싶다.
매일신문을 여는 순간부터가 온통 어지러운 정치 현안과 문제들이다. 이제는
전 세계에서 중남미로 몰려와 걸어 걸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미국의
남부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오는 데도 무방비 상태의 바이든 행정부 하며 하나
같이 골치 덩어리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중에서도 증극인들이 중공의
억압정치가 싫어 중남미로 건너와 미국을 향해 행진해오는 중남미 불법이민을
원하는 무리들 속해 건너온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내년 대선의 향방이 주목된다. 바이든은
절대로 두 번 다시 찍어주지 않을 것이다. 정당을 떠나 우리 사회와 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일하는 후보를 찍어주려고 작심한지 오래다. 그리고 바이든은 너무
늙었고 과욕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트럼프도 다를 바가 없다.
그래도 불법 이민자와 남부 국경을 잘 다스리는 것은 단연코 트럼프라고 생각한다.
샤핑을 하고 마켓을 나와 내 차로 다가가고 있는 데 누가 이름을 부르며 달려온다.
아니 이게 누구야 서로 반가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오우 마이 갓, 헤이 듀드,
웟 아유 두잉 히어? 세상에 너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애드리안이었다.
나 이 근처 살아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참 착한 사람이다. 너도 이 근처 살아
하기에 그래 이렇게 엉뚱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나다니 네 재킷 뒤를 보고
너인 줄 알았어 한다. 재킷 뒤에 우리 연방정부 마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샤핑 한 품목을 보더니 이게 뭐야 소주에 막걸리에 만두에 하기에 이거 브렛
주려고 샀어 했다. "나는 딸기 소주가 아니라 요구르트 맛이 나는 소주가
최애야 한다." 야 그러지 말고 이 냉동 삼계탕 하나 사서 집에 가서 피곤한데
요리하지 말고 데워서 먹고 말아 했다. 이것 마켓 들어가면 냉동칸 첫 번째
제일 바닥에 있어 하고 보여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오늘 다 같이 근무하는
날이라 다시 만나자고 하고는 헤어졌다.
생각하면 눈시울이 다 뜨거워질 일들이다. 서로가 살아오고 성장한 배경이
다 달라도 더불어 이해하고 감싸주고 살아가는 세상살이 어디 하나 만만한
것이 있기나 한 세상이던가. 모두가 피땀 흘리고 골머리를 앓고 가슴을 썩히고
해야 내 돈이 되고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을 먹여살리고 나를 일으켜
세우고 하게 되는 것이지 싶다.
한국전쟁 후 우리는 얼마나 처절하게 가난한 나라였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굶주리며 살았어야 했었는지 그럼에도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들딸을
굶고서라도 학교를 보냈던 우리 국민학교 시절 이야기를 린에게 어저께 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너희들을 챙기는 이유라고 나는 그 바닥에서부터 격동의 시기와
인생길을 걸어왔고 밤낮으로 일하고 학교 다니고 고학으로 학부와 전문과정을
맞추었고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이라고 했다.
나는 빌딩 청소 부일부터 배 밑창에서 그 추운 알래스카에서도 일했고 세상 고생
안 해본 일이 없어 그리고 지금도 세계적인 명문대 입학하고도 돈이 없어 자퇴하고
공장에 가서 일했어야 했고 하여 나는 너희들에게 작은 커피 한 잔이라도 나누고
싶은 거야 나는 바닥 인생이 얼마나 처절하고 가슴 아픈 일인지 알기에 하는 말이야.
그래서 내가 너희들에게 한 푼이라도 아끼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집도 장만하고
하라고 은퇴전에 아끼는 마음으로 잔소리를 가끔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나를 위해 돈을 써본 적이 없어 젊어서 이외는 지난 20년 나는 사랑하는
가족들 다 보내야 했고 남겨진 아이들 돌봐줘야 했고 해서 나는 옷 하나 제대로
사 입어본 적 없어 그리고 악착같이 저축해 1억 5천만 원도 넘는 학자금 융자금
갚았고 은퇴해서 떼 부자로는 살지 못해도 내가 쓰고 싶을 때 쓰고 내가 입고 싶고
먹고 싶고 누군가를 위해 따듯한 점심이나 저녁식사 대접해주고 싶고 내가 여행
가고 싶을 때 갈 정도는 저축해 놓았어. 이제는 다 버릴 것 버리고 간단히 살고
싶어. 은퇴하면 제대로 된 옷도 사 입고 내 모국 한국도 방문하여서 한국을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 했다.
한국을 떠나면서 갖고 온 목각 인형 할아버지 지팡이가 어느 날 사고로 부러졌다
두고두고 아쉽고 또 아쉽다. 할아버지 지팡이를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하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쓰레기통에 버릴 물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나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목각 인형 우리들 할아버지 할머니다.
내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는 강원도 어디선가 갖고 온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아빠 헨리 유골 잿봉지가 들어 있었던 나무로 된 유골함은 늘 내 침실
에서 나를 지켜주고 계시다. 어찌 잊으랴 그 가없는 부자지간으로서의 인연을 매
순간 내가 호흡할 때마다 내 영혼과 함께 하고 계신 천상에 계신 우리 아빠 헨리다.
그 누가 감히 우리 인생길을 예측할 수 있으랴 오로지 천상에 계신 전지전을 하신
우리 하느님 이외 말이다.
린에게 이야기를 했었다. 너희 모국이 우리 모국 대한민국 보다 훨씬 잘 살던 나라였노라고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우리가 너희 모국을 도와주는 나라가 되었다고 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동양의 유대인이야. 뭔 소린가 하면 밥은 굶어도 우리들의 엄마 아빠는
자식들을 학교 보낸다는 말이야. 그 높은 교육열에 문제도 많지만 그래서 문맹률 제로인
유일한 지구촌의 나라야 그리고 그 두뇌가 삼성, LG, 현대 기아와 SK Hynix 같은 첨단의
글로벌 기업을 만든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했다.
지독히 가난한 보릿고개 시절 우리들의 대졸자인 형님 누님들 독일 가서 환자들
뒷바라지 하고 지하에서 광부로 사고로 사망하기도 하고 열사의 중동에 진출해
나라 경제를 일으키고 가족들 먹여살리고 집장만도 하고 했노라고 그래서 오늘의
세계적인 한류와 자랑스러운 첨단사회 한국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 시절 옥수수 강냉이 가루 원조 받아 점심시간에 한 국자 얻어먹던 날들을 생각하면
피눈물을 쏟을 일이다. 그런 날들을 딛고 오늘의 한국이 있고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민들레 홀씨가 되어 산도 물고 선 곳에서 홀로서기를 당당하게 하고 있는 이유요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이란 나에게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내가 힘들고 좌절하고 쓰려졌을 때도 나는 내가 한국인의 자손이라 포기를 할 수 없었다.
긴 사연도 이유도 필요 없다. 나는 한국인이기에 포기는 결코 없다고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하여 지금은 남들은 생각 못 하는 중상위권의 연봉을 받는 위치에 있다.
도둑질과 사기 이외는 세상에 절대로 공짜는 없다. 사람은 올바른 정신과 자세로 살아가야
마땅하고 이 사회와 한 나라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수없는 나라들 그 가운데 완전체란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존재하지 않지만
흠도 많지만 심성이 착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공동체의식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한
대한민국이 모범사례가 되는 경우가 많은 오늘의 한국이 잘 유지되었으면 싶다.
교통질서를 가장 잘 지키는 나라에 속하는 한국 가장 깨끗한 지하철과 화장실을
갖춘 나라 한국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북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의 피란민들로
범죄 소굴과 게토가 되어가고 있는 서구 유럽의 선진국들의 대도시 소매치기 천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의 지하철과 거리들 개똥과 방뇨로 악취로 가득한
소히 선진국이라며 콧대 높은 척하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꼴불견들이다.
그리고 돈 내고도 더러운 화장실 이용 물 한 모금에도 돈을 받는 유럽에 대한 한국인
여행자들의 환상과 망상에서 벗어났으면 싶다. 한국이 더 아름다운 곳도 많다. 그리고
캐나다나 미국에도 유럽 그 이상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장엄한 자연 경관들 널리고 널렸다.
북미가 소매치기로 따지면 유럽보다는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악명 높은 뉴욕의
지하철은 물론 예외로 친다 해도 그렇다. 수없는 장엄한 캐나다와 미국의 국립공원들
스트레스 받으며 매 순간 소매치기 걱정하는 유럽보다 낫다.
소매치기 걱정 없는 요즘의 대한민국 같은 나라는 없다. 물론 우리 어려서 쓰리꾼
이라고 불리는 소매치기 범들 가득했던 대한민국 그것은 처절하게 가난했던 전후
한국의 어두운 모습일 뿐 일반적이고 전체적인 선진국이 된 오늘의 대한민국은
결코 아니다.
소주 한 병 막걸리 한 병 만두 한 봉지 녹두전 몇 개 조건 없는 베풂에 기뻐할 브렛과
백김치와 김치에 행복해할 에이프릴을 생각하면 생각만으로도 그저 행복하다.
4만 원 5만 원의 행복나누기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 식문화의 장점을
보여주고 얄려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생각한다.
인간의 참 사랑과 배려는 조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려하고 나누고 주는 것으로 마침표를 깨끗하게 뒤끝 없이 맺는 것 말이다.
내가 하나 주었으니 다음은 너도 꼭 하나 주어야 해 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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