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세월의 강물은 흐르고

붓꽃 에스프리 2024. 6. 2. 00:59

지금은 화요일 이른 새벽 4시 15분이다. 사흘간 근무를 맞추고 어저께부터 쉬고 있다.

5일이란 시간 가운데 딱 중간 오늘 화요일에 하루 근무시간을 넣어 놓았다. 이틀 쉬고

하루 근무하고 이틀 쉬고 사흘 근무하는 시간으로 근무 날이 되어 있어 평소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닌 한 나는 이유 없는 결석이나 결근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남들이야 허리가 아프네 어디가 아프네 해서 의사 진단서 직장에 제출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결근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아 악용을 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이지만 그 조차도

나는 왜 안 하냐고 해라고 해라고 동료들이 그동안 이야기를 해도 나는 그런 것을

싫어하고 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거절했었다.

평소 결근을 하지 않는 나로서는 간밤 인사과 하고 은퇴 수속 이메일을 주고받아야 하는

일로 쉬는 날이지만 직장에 가서 근무하는 동료들 원두커피 갈아 커피 내려 한 잔씩

나누어 주고 나의 은퇴 수속 담당자 도리에게 이메일 보내고 월요일 전화 통화를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로부터 낮 12시 정도가 되어 이메일로부탁한 대로 전화가

걸려와서 통화를 했다.

연방정부 산하에서 근무하는 우리는 생명보험이 원하든 아니든 자동으로 들어 있다.

현재 근무하는 젊은 MZ 세대들이나 사오십 대들이나 육십 대들도 정확한 정보가 없어

은퇴 수속 신청서를 작성할 때 어떻게 해야 되고 어떻게 은퇴연금하고 결과가 연계되는지를

모르고 있는 현실이다.

하나같이 다들 정확하지 않은 추측성 이야기의 말잔치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것을

정확히 해결하기 위해서 2차 전화 통화를 요청한 것이었다. 여러 번 그 작은 문제로

번거롭게 이메일을 주고받고 상대방을 귀찮게 한 것 같은 죄책감이 들어 미안하다고

먼저 말을 건네고 우리 모두가 생명보험이 어떻게 은퇴 시 연금과 관계가 되는지를

모르고 있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어 이렇게 염체 불구하고 전화 통화를 요청하였다고

말을 했다.

결론은 이랬다. 우리의 근무 총합계 연도 수와 가장 높은 연봉 3개를 산출해 그 산출된

연봉의 1.1%를 계산해서 나오는 연금 액수와는 무관하고 그 산출된 금액은 의료, 치과,

겸한 보험료를 산출된 금액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남은 연금은 은퇴자가 갖고 있는

은행구좌로 매달 직접 입금이 되고 다만 생명보험 총액이 4년 반 동안 전체 생명보험의

25%까지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즉 총액이 1억이라면 이천오백만 원이 될 때까지 삭감이 되는 대신 매달 보험료 지불은

없지만 그러나 보험금을 1억을 넘게 원하는 경우는 매달 은퇴자 부담으로 보험료를 매달

지불해야 한다는 말로 모든 의문점은 해소가 되었다. 내년 은퇴 신청을 앞두고 있는

몇 명의 동료들에게 금요일 출근하면 생명보험과 은퇴연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이 작은 문제 하나로 한 달 내내 몇 번이나 이메일을 인사과 은퇴

수속 담당자와 주고받았는지 모른다. 한편 너무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미안한

마음도 참 많이 들었기도 했었다.

마지막 근무는 6월 29일이며 그날 근무로 나는 긴 긴 수십 년의 내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생일날도 평생 안 챙기고 사는 사람이라 그저 조용히 은퇴하고 싶은 것이 나의

진심 어린 바람이다. 그러나 특별히 가깝게 지낸 동료들이 그렇게는 안 된다고 펄쩍 뛰고

난리를 쳐서 6월 15일 우리 부서에서 부서 점심 먹는 휴게실에서 작은 송별 파티를 하자는 데

동의를 해주었다. 파파가 은퇴하면 누가 우리에게 커피를 만들어 주냐고 그것이 그들만의

첫 번째 이야기다.

글쎄 현재 정황으로는 없을 것 같은 데 하고 말았다. 옆 부서도 그렇고 근무시간에 근무하는

동료들을 위해 커피를 내리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들 남성 직원들이다.

늘 동료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설령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 가운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어도

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근무하다 보면 사람이란 야누스적이라 자신이 불리하면 두 얼굴에 배신을 할 수도 있기에

감정 노출은 하지 말고 좋게 지내라고 늘 이야기를 한다. 다음은 자신이 맡은 업무에 성실하고

실력을 갖추고 책임을 지는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만이 동료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직장 생활을

무난히 할 수 있다고 새로 들어오는 직원들에게 늘 말을 해준다

 

지난 1월 말에 은퇴 신청서를 제출 후 은둔생활하듯이 생활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나절

혈압약이 바닥이나 먼저 가던 체인점 약국은 장사가 안 되어서인지 완전히 닫아 결국

내가 늘 다니는 그로서리 마켓 안에 은행도 약국도 있는 데 지난번 들리니 줄이 너무 길어

기다릴 수 없어 그대로 돌아왔었다. 그래 오늘은 아침 일찍 가서 다행히 많이 기다리지

않고 약을 모두 3개월 치를 받아 갖고 올수 있었다.

하여 먼저 스토어와는 달리 앉는 자리가 없어 슈퍼마켓 안에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진열대 물건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 저 멀리 시야에 누군가 낯익은 모습이

들어왔다. 아니 허니가 어떻게 여기서 그로서리 샤핑을 하지 했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료가 근처에 산다는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 만날 줄이야 하는 마음이었다.

모르는척하고 살살 걸어가 허니 앞에 서니 깜짝 놀라며 어인 일이냐고 한다.

처방전을 주어 약국에서 약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자기도 여기서 약을 타간다고 한다.

허니가 간단한 식료품 샤핑을 맞춘 후 약국에 가니 이미 약이 준비되어 있었다. 약을 두 사람

다 받아들고 발길을 돌려 허니는 계산대에 줄을 서게 되었다. 줄을 서지 말고 셀프서비스

계산대로 가라고 했다.

뭐 하러 계산대에 서서 기다려 셀프로 가면 금방인데 했더니 그러마 하여 멤버십

카드를 계산대에 대주고 바코드를 읽게 했다. 계산이 되는 동안 백에 물건을 넣어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맞추고 금요일 직장에서 만나자고 하고 서로 각자

집으로 향했다.

 
 
 

지난 며칠 동안 나는 벼르고 벼르던 영화 가운데 세 편을 보았다. 첫 번째 요즘 동남아시아와

유럽과 북미를 강타한 한국 영화 <파묘>를 보았고 다음은 암울한 군부 반란 세력이 통치하던

악명 높은 전두환의 등장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과 오늘 오후 2023년 칸 영화제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은 독일과 일본 합작 영화<Perfect Days>를 보았다. <서울의 봄>은 생각만으로도

울컥 해지고 전신에 전율과 소름이 돋는 강렬한 충격을 내게 준 영화다.

전두환 역의 황정민과 수도경비대장 이태신 역의 정우성 정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저항하며

수도를 지켜내려고 온몸으로 몸부림을 치던 이태신 장군 역의 정우성 최규하 대통령 역의

정동환 비열한 국방장관 역의 김의성 노태우 역의 박해준 <서울의 봄>을 보면서 2017 년작

5.18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를 연상하게 하는 강렬한 영화였었다.

군사 반란을 일으킨 그 잔당들이 후일에 한국의 국회의원을 지내고 고위직에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광주 5.18 민주 항쟁을 했던 민중들을 공산당으로 매도 하고 공수부대를 시켜

수없는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빼앗아간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가장 슬픈 흑의 역사를 재조명한

이 영화는 눈물 없이는 아니 울분과 울컥함이 없이는 볼 수 없는 한국인이 누구인가를 가장 잘

조명한 영화 중에 하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런 영화는 일당독재 전체주의 자민당이 지배하는 일본의 풍토와 문화배경과 정치구조나

사회구조에서는 절대로 결코 그리고 영원히 나올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끓어오르는

그 뜨겁고 강렬하며 화끈한 성격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인의 국민성 에서만 가능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뜨거운 삶의 열정과 하면 하고 말면 마는 그 화끈함과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살며

갖은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살아남는 민족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 바로 그들이 한국인들이다.

빨리빨리 그리고 이를 악물고 기필코 해내고 마는 강인한 민족성이 세계에서도 전후 무후한

피폐했던 전후의 한국에서 오늘의 선진국 대한민국을 일구어 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의 봄>은 <택시 운전사>만큼 강렬함을 나에게 남겨준 영화다. 오래오래 기억될 한국

영화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파묘> 생각만큼 평론가들의 평론만큼 또는 <서울의 봄>만큼 강렬함은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잘 되었고 다 보고 나서 아 그래도 훌륭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요소들이 순간순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서울의 봄>만큼 강렬한 무엇인가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영화 내용 자체가 다른 차이점 즉 하나는 역사물 하나는 호로

물이란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오후에 본 독일과 일본이 만든 영화로서 도쿄의 공중변소 청소부 

주인공 히라야마의 일상을 그린 영화 <퍼펙트 데이즈/한국식 표기>는 액션물과

호로 물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루한 소재와 영화 일 수도 있는

참 일본스러운 영화다.

정적이면서도 한편의 서정시 같은 영상미와 구성을 갖고 있는 애상 짙은 영화로

우리 같은 베이비 부머들의 젊은 날의 초상화 같은 영상이다. 이 영화의 백미는

OST로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올디가 잔잔히 배경음악으로 흐르면서 영화의

서정성과 영상미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다.

너무 단조로운 것 같은 내용 그러나 그 단조로움 속에서 일깨워주는 개 개인의 취미생활과

그 단조로움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우쳐 주는 한편의 서정시 같은 영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좀도둑/Shoplifters> 2018년 작 이후 처음으로 깊이 가슴에 와닿는 일본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어느 한순간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란 것을 스스로 조명하게 하는 잔잔함 속에 강한 무엇인가를 보는 사람에게 전해주는

힘이 있는 영화다.

'붓꽃 독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 그 만남과 이별  (2) 2024.06.06
마지막 휴가를 시작하며 보내며  (0) 2024.06.02
휴가를 맞추며  (1) 2024.05.10
휴가를 시작하며  (0) 2024.05.10
시간을 멈출 수만 있다면  (1)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