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야상곡

붓꽃 에스프리 2006. 11. 21. 20:43

 

인간으로 태어나서 한 생애를 살아가노라면 카멜레온이 아닌 한결 같은 인생과 삶의

향기로 살아가는 시작도 끝도 한결 같은 사람이 아름답다. 곧 삶의 진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윽한 국화향기가 그래서  좋은 것이 아닐까.....그 그윽함이 담고 있는

단아한 향기의 진실된 에스프리.....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깊이를 갖고 있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초저녁 잠을 자는 일이 거의 없는 사람이 어쩌다 초 저녁 잠을 자고 눈이 떠져 보니

한밤 12시가 조금 넘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커피가 지독히 마시고 싶어 지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배넬라 커피를 한 잔 내리고 말았다.

잠시 후 Gabriel Faure(1845 – 1924)가 작곡한 “Romance Sans Paroles, Op.17 No. 3” 을 만난다.

아편쟁이처럼 쇼팽의 낙턴에 중독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되고만 자신을 바라본다. 하루도 빠짐없이

한 번 정도는 듣고서야 하루를 마감하는 곡이라면 쇼팽의 낙턴 중에서도 2번은 꼭 한 번은 만나야 하는 필연이다. 이 곡은 한없는 영혼의 평안과 안식을 안겨준다. 그것도 아낌없이 안겨줘 벅차다. 안온하다.

그리고 요즘 열애중인 Gabriel Faure의 낙턴 또한 그에 못지 않다. John Field, Chopin과 Faure의

낙턴은 말 그대로 야상곡으로 음역에 있어서 깊은 서정과 단아함과 안온함과 따듯함과 평안함이

깊이 배어나온다. 물론 세 곡 하나 하나가 뉘앙스나 서정성의 향기에 있어서 커피 맛이 카푸치노,

배넬라처럼 다 다르듯이 다르다.


 



고인이 되신 해외 어느 한국 대사관의 문화공사를 지내시던 그 분과 불치병으로 몇 해전 4월 어느 날

떠나신 B 선생님 그 영혼들을 늘 회상시키는 John Field의 야상곡은 잔잔하지만 경쾌함이 커피에

크림처럼 첨가되어있고 옥구슬이 연초록 토란 잎사귀 위를 구르는 듯 하다고나 할까 그런 상큼함이
있어 좋다. 때론 비가 내리는 날 같은 날에는 솜털 같은 보드라운 살가움으로 영혼을 감싸주어서 평안하다.

반면에 쇼팽의 낙턴은 지극히 감성에 호소하고 있어 수줍음에 많은 대중 앞에서 연주하기를 꺼려해

작은 모임에서 연주를 더 즐겨 하던 쇼팽의 성격만큼이나 섬세하고 서정성의 표현에 있어서 그 깊이가

풍부하며 때론 마음 깊은 곳의 상태에 따라서는 한없이 인간의  감성을 뒤흔드는 잔잔하지만 강력한

메가톤 급의 열정을 쏟아내는 것은 물론하고 향기로운 얼 그레이 한 잔의 차를 마시는 기분이요

국화 향 같아서 좋다.

Faure의 야상곡은 연주자 백건우 그분의 이지적이고 높은 예술성만큼이나 참으로 섬세하다.

숲 속에 솔잎향기 가득하고 길섶에 야생화 피어난 청초한 호젓한 오솔길을 사색 속에 평안함으로

느낌으로 쇼팽만큼의 격정적인 감성의 높고 낮음의 기복은 없어도 밝은 햇살을 받으면서 산새들

지저귀는 오솔길을 평안함과 안온함 속에 산책하는 그런 기쁨과 위로를 받아서 아름답다.


 



아름다운 음악은 언제나 시대를 넘어서서 수 많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청량제요 안식처로 또한 위로와

사랑으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음악이 없는 세상은 새들이 없는 숲과 들과 같은 모습이 아니랴 싶다.

뽕짝은 뽕짝대로 발라드는 발라드대로 클래식은 클래식 대로 각기 다른 향기를 갖고 있다.

어떤 특정한 음악이 인간의 품격과 이지나 지성을 대표 할 수는 없다. 다만 개인적인 성격과

선호도에 따라서 각기 다른 음악의 취향도 갖고 즐기며 위로를 받거나 즐겁고 행복하고 평안하며

영혼의 안식을 취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 개인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뽕짝이 듣고 싶은 날이 있다면…….
발라드가 듣고 싶은 날이 있고
클래식을 듣고 싶은 날이 있다 하겠다.
천편일률적으로 일반화 시킬 수는 없다.
각기 다른 인성과 취향과 취미와 성격이 있듯이 바라보는 시각도 명약 관대하게

각기 다르고 받아들이거나 인식하는 깊이와 각도도 다르고 즐기는 방법도 다를 것이다.

입맛대로 골라잡아 즐기고 위로 받고 평안하며 행복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아니라고요?

행복...위로...평안...안온함...따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