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붓꽃 독백 - 그래 정말 잘났어

붓꽃 에스프리 2007. 12. 17. 21:37

지난주 모국의 겨울 개울 그 정경

 

오늘 직장을 찾아온 여인이 60이 넘은 목사를 하였다는 남동생과

멀쩡하게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다가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하는 말이 당신이 하는 한국말을 이해를 하지

못한다고 멀쩡하게 한국어로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닌 가.

 

순간 그녀를 잠시 쳐다보았다.

뭔가 가슴 저 밑에서 치밀어 올라온다.

기가 차기도 하고 뭐 이런 것이 다 있어 싶기도 하고 그래 그럼

영어로 설명해주지 하다가 이 경우를 말을 하였다라고 하여야 하나

아니면 무지막지하게 씨부렸다고 하여야 하나 여하튼 영어로 그야말로

�라대기를…………

 

여보세요모르긴 모르지만 당신보다 내가 이 나라에서 더 오래

살아왔고 성장하고 교육을 받았어요. 헌데 왜 당신이 한국말을

하다 말고 한국말을 이해를 잘못한다 하지요?”

 

순간 그녀가 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아마도 너는 한국사람을 나보다 더 많이 접촉을 하였을 것이고

나는 오랫동안 한국말을 사용하지 않았고 한국사람과 접촉을 많이

하지 않았거든………”

 

순간 마음속에서

아니 뭐 이런 여편네가 있어 꼴깝하고 있네 정말 놀아요 놀고 있어…”

다시………

이봐요 우리 파파 한국사람이 아니거들랑요.

그런데 나 한국말 하잖아요. 그런데 한국말을 조금 전에

하던 사람이 왜 못한다고 하지요.” 그랬더니 더 가관은

동생이란 인간이 한국말로 설명을 한답시고 해주고 있지 않은가.

 

으이구 이걸 그냥 하고 성질이 나서 영어로 몇 마디 더하고 인간들

쌍판때기도 보기 싫어서 나와버렸다. 참 별 인간들이 다 있다 싶었다.

꼴을 보니 미국에서 학부교육도 받지도 않은 듯한 인간들이…….

 

물론 특정한 상황의 예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특정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습관상 늘 사용하던 언어가

먼저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때론 실수로 한국인에게 스페인어를 한다거나

영어를 먼저 하는 경우이거나 아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어서 한국어도

영어도 잘못하고 헤매는 경우라든가 생각은 머리 속에 있는 데 얼른 한국어를

입 밖으로 끄집어내어 대화로 연결을 하지 못하고 더듬는 다든가 모두가

특정한 환경에 처하면 발생 가능한 일이다.

 

지난주 모국의 석양 

 

오랫동안 모국어를 상실하여가는 과정에서 힘겨웠던 시간들이 있었다.

정말 하늘을 보고 땅을 보아도 한국사람을 만날 수 없는 절해고도

공장에서 여름방학에 막노동을 하면서 흑인동료하고 일을 하다 집에

가면 옆집에 덴마크계 백인아저씨는 흑인 영어한다고 야단을 치고

그럴려면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하지를 않나 그러는 아저씨에게

왜 당신은 흑인을 무조건 미워하냐고 대들었던 기억들 치매로 돌아

가시고 만 피아니스트였지만 영하 20 -30도의 혹한의 날씨에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박싱 데이에 샤핑몰에 파파하고 같이 가니 문을 열시간이

아직도 10분이 남아 커피를 마시자며 옆에 작은 가계를 들어가며

영어로 인사를 나누는 순간 벼락처럼 소리를 버럭지르신 우리 파파

내 허리춤을 잡아 끌고 밖으로 끄집어 내며 나오라고 소동을 피우셨다.

 

영원히 내 인생에서 1986년 크리스마스 다음날을 나는 잊지 못한다.

대디, 왜 그러세요…”

, 왜 가계주인이 한국사람인데 영어로 말을 하는거야

…………말을 해봐………네가 중국아이면 중국말 하는 거고

네가 한국인이니 너는 한국말 하는 거야 그런데 왜 영어로 하지?

말 좀 해봐…………”

대디, 그게 왜 문제가 돼요?

영어권에서 살고 있으니 영어를 하는 것이고 그게 일상언어잖아요.

뭐가 잘못이어요그렇다고 한국사람이 안 되는 것도 아닌데요.”

이유 없어 따라 들어와 그리고 다시 한국말로 인사해 주인한테…”

알았어요…”

 

잠시 후 들어가 안녕하세요를 하고 말았다.

순간 주인이 놀라며 얼굴을 쳐다보더니 하는 말이 한국 사람이야요?

, 그런데 저분은 누구시지요우리 아버지요……………그런데

왜 얼굴이 닮지 않았어요? 저의 양부여요..아 네……………대디가

가끔 여길 들리세요. 그런데 아주 점잖으신 분이더군요.

 

그리고 샤핑을 하고 돌아오는 길은 어둠이 눈길 위에 내린 시간

차 안에서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고 아버지에게 잘못하였다고 용서를

빌었다. 그날 이후 나는 약속을 하였다. 한국인을 만나면 꼭 한국어로

대화를 할 것이고 그리고 한국어로 된 책을 읽을 것이라고 약속을

한 날이다. 그 후 직장에서 서류 이외에 손에서 영어 문학서를

손에서 놓은 지가 햇수로 올해로 15년째다. 때론 그 영어가 퇴색될

때도 있지만 읽노라면 기억을 도로 끄집어 낼 수 있다.

 

지난해 부활절 아버지 79회 생신에 올라가서 한국어 표현으로 캐나다 서부

록키 산맥을 손수 아버지가 운전을 하시며 여행하는 동안 차 안에서 그렇게

야단쳐주시고 채찍질 하여주심을 진심으로 일생을 두고 감사하노라고 다시

한번 말씀 드렸다. 1.5세나 2세나 1세라도 오랫동안 모국과 한국인과

한국사회와 접촉이 없었다면 충분히 언어의 퇴색으로 인한 모국어로 하는

대화의 어려움이나 이해부족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를 할 수도 있다

하겠다. 그러나 오늘 같은 경우는 황당무계하고 실망스럽고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던 오누이가 갑자기 돌변하여 유창한 아주 유창한

나의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는 가증스러운 위선 왜 저러나 싶었고

꼭 저런 모습으로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온종일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였다.

 

정말 한국어를 할줄알면서도 부정하는 사람들이나

상대가 이중언어를 하는지도 모르고 다짜고짜 영어하는 사람 없느냐고

꼴깝들을 떠는 이런 사람들 정말 싫다....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이런 날은 우리 파파가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해 파파와 함께 샤핑 몰에 나들이 가서 커피를 마시는 동안

저만치 보니 한국인 노부부가 앉아 있기에 파파 저기 보세요. 한국인

부부여요 하니 가서 이야기하고 싶으니 하신다. “참 대디두 지금 제 나이가

몇 살인데요. 그 옛날이 아니라니까요. 그랬더니 웃으시고 마셨다.

 

모국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귀한 일이며 축복인지 모른다.

문화란 개개인의 정체성이 아니던가영어신드롬에 중병을 앓고 있는

모국이지만 그럼에도 모국어 사랑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