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일처럼 근무가 끝나고 귀가하면 피곤해 샤워나 하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진 일도 기억에 없는 듯 하다. 산다는 것 늘 장미 빛만은
아니다. 사람에게 출생이 있으면 죽음도 당연히 인생에는 맞이하여야 하는
완성의 길이다.
더 나아가서 늙는다는 것 그리고 늙어가는 과정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길
결코 이 세상에 그 어느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영역이다.
때로는 아내를 때로는 남편을 때로는 자식을 때로는 아버지 어머니를
때로는 사랑하는 친구나 가족들을 죽음으로 잃는다.
또한 늙어가는 과정 중에 자식으로서 배우자로서 친구로서 이웃으로서
목격하여야 하고 맞이하여야 하는 예측불허의 건강문제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어려운 일들 수도 없다.
정말 때로는 우리를 하루에도 수없이 절망케 하고 헤아릴 수 없이 가슴을
무너트리고 피눈물을 쏟게 하는 마음 아픈 일들 주변에는 너무나도 많다.
또한 그런 일들이 남의 일들이 아닌 자신의 삶일 때도 비일비재하며
세상에 어떤 말로도 표현이 불가능한 가슴 무너지는 일들과 날들 또한
셀 수도 없이 많다. 허나 그럴 때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서로가 진정으로 나누는 마음의 배려와 헤아림과 작은 위로 이외는
그 어느 것도 이 세상에는 없다.
미사여구나 입에 발린 인사차 하는 말은 이 세상 사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진심 어린 큰 것도 아닌 작은 손길 하나 조차도 사람들이란
막다른 골목길에 서면 모두가 자신의 안위만 생각 할 뿐 자신의 몫 조차도
하려고 하지 않는 때는 세상에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서는 척하고 세상에 없는 위선과 가증스런 처신은 다하고 다닌다.
효가 무너진 시대상 앞에 우리는 서있다.
말로만 나불대는 그 가벼움의 극치가 난무하고 나 이외는 타인에 대한
배려는 눈꼽 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극단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오히려 자신을 희생하고 효를 위하여 가슴에 참을 인자를 하루에도
수도 없이 쓰고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의 가치가 처참하게
짓밟히고 마는 그런 아픈 시대에 있다. 그것은 누구를 막론하고다.
아마도 그 아이 아빠는 그 아이를 50이 넘어서 낳았나 보다.
이제 15살인 그 소년 그 착하디 착한 눈망울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아빠 찾아 삼 만리를 한 것이다. 손에는 아빠가 먹을 수도 없는 것을
깜빡 하고 자기 딴에는 아빠를 생각하고 들고 찾아 갔다. 그러나 아빠는
불행하게도 그것을 먹을 수가 없다. 아빠 나이 이제 67세 이 아이가
내 자식이었다면 하고 생각하니 그 밤은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버스를 세 번을 타고 간다고 생각하니 갸륵한 아이의
효심도 잠시 그 고생을 하여야 하는 아이가 너무나도 안타깝고 불쌍하기도
하고 아 하나님, 세상과 삶은 왜 이다지도 모진가요 하고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셔도 병상에 계신 친정부모를 찾아 볼 수 없는
슬픈 마음을 헤아리고도 남는 이 하루 아 멀리 멀리 위로의 전화를 하여야
할 것 같다. 먼나라로 아주 먼곳으로............
세상에는 자신 보다 더 아프고 더 슬픈 사람도 수없는 것을 알기에...
“ 강해야 돼 그리고 우린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예습 복습 철저하게 하고 천재는 단 1%야……”
“이름이 뭔데?”
“유진”
그리고 자식들이 그렇게 잘 할 수 없었던 효자 효녀를 두셨었던 S 할아버지도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뒤 이어서 간밤 내내
벌어진 일들 때로는 산다는 것은 고행이다.
곱게 늙어가고 제정신으로 살다가 잠을 자듯이 죽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일지 그러나 그것이 어디 그렇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문제다. 사랑하는 사람이 곱게 늙어 곱게 죽어 갈 수 없는
것만큼 우리에게 가슴 무너지고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없다.
그 고통은 처절하다.
출생이상으로 죽음에 이르는 길도 무한한 축복이 필요하다.
과연 그런 축복이 나에게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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