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다.
하지만 인간의 위대한 정신과 이지와 지성의 향기는 면면히 이어져 간다.
20세기를 대표하던 피아니스트로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사위였던
블라디미르 호로위츠는 갔어도 그의 완벽하고 빛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는 우리 곁에 이렇게 남아서 우리와 함께 호홉한다.
서서히 단풍이 들어가고 가을이 깊어져 가면 사람들은 다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벌써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망년회와 새해 첫날
휴무할 사람 신청을 미리 하라고 광고가 직장 게시판에 게재 되었다.
모두들 새해 첫날 1월 1일 2013년을 가장 많이 신청을 하고 있다.
이런 휴가철과는 무관한 사람이다. 이제 어머니도 영면하시고
그리운 P를 만나 시간을 함께 잠시 하루라도 보낸다면 모를까.....
그럴만한 마음의 평안과 여백이 주변 정황상 아직은 없다.
매년 그래 왔듯이 그저 조용히 묵묵히 근무나 하고 싶다.
주변이 안정이 되면 P와 함께 잠시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흘러가는 시간과 세월이 때론 허망할뿐이다.
벌써 년말 계획서가 나오다니 싶은 오늘 하루였다.
밑에 직원 G는 무릎 있는 데가 좀 부어올라 찾아와 상담을 해와
위로 해주었고 늘 그렇듯이 웃겨 주었다. 한국말로 농담을 할줄은
몰라도 영어로는 얼마든지 웃겨줄 수 있으니까 힘들어 하는 사람
배꼽좀 잠시 빠지게 해주었다. 얼마후 좀 나아졌다고 찾아 왔다.
무척이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착한 사람인 조카 아들 같은
먼 다른 나라에서 온 G를 늘 나는 마이 보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특별히 직장에서 그를 아껴준다. 어떤 때는 스맛폰을
꺼내 여자 친구 사진도 나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그러면 나는
더 그를 웃겨준다.
바늘 가는 데 실이 가는 것 같은 사이라 서로 같이 근무가
없는 날은 그야말로 심심하기 그지없다. 아주 착하고 강인한
젊음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언제 더웠냐는 식으로 벌써
서늘하고 싸늘하다. 두꺼운 담요가 포근하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Sergei Rachmaninoff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No. 3 in D moll Op. 30
I. Allegro ma non tanto
II. Intermezzo: Adagio
III. Finale: Alla breve
Vladimir Horowitz, Klavier/Piano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Zubin Metha, Lei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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