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째 비가 내린다.
모두가 꿈만 같 것만 내 영혼 만큼이나 슬픈 것일까 이밤은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문득 이 가을에 우리 곁을 떠나가신 맘/엄마/어머니와 지난주 우리 곁을 떠나간 누님이
사무치게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그런 쓸쓸한 밤이다.
세상에 비가 이토록 억세게 쏟아지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아뿔싸 냄비에
국이 끓다 못해 타는 소리를 비가 억세게 쏟아지는 소리로 나는 순간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놀란 나머지 달려가 보니 냄비 가장자리가 검게 타고 있었다. 순간 아 하나님,
제가 요즘 이러고 살고 있습니다 독백을 속으로 하고는 창문을 다 열어제치고 부랴
부랴 찬물에 냄비를 식히고 그으른 냄비를 반짝 반짝하게 닦아 놓고는 멍하니 잠시
부엌에 서 있었다. 창문밖 어둠이 내린 뒤란에는 장미가 피어난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간밤 작은 아이는 외출하여 밤이 깊고 깊은 새벽에 돌아왔다.
난생처음 택시를 타고 아이는 돌아왔고 술이 취해 화장실에서 토하고 난리를 잠시 피웠다.
모르는 척하고 말았다, 아빠를 3살에 잃고 이제 나이 27살에 엄마 마져 잃어버린 그 심정을
왜 내가 모르리 등을 두드려 주고 싶었지만 참고 손을 목구멍에 넣어 더 토하고 찬물로
입을 린스하면 좀 나아질테니 그렇게 하라고 하고 자리에 누웠다. 엄마를 떠나 보내고
이제 고아가 된 청춘 그 상실감과 아픔을 왜 모르리 그리고 그토록 사랑하던 할머니 마져
지난 9월에 잃어버린 모든 슬픔을 왜 모르리 뜨거운 눈물이 쏟아진다.
오우 하나님 소리가 절로 입에서 나왔다.
술이 취하도록 마셨으니 속이 어떨지 알고도 남는다 하여 아침에 일어나 마냥 자게 놓아두고
기다리고 기다려 아이가 일어난 후 북어 넣고 김치국을 시원하게 끓여 해장을 하라고 하였다.
엄마가 얼마나 귀하게 키웠던 아이인데 생각을 하니 엄마 없는 청춘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
아 생각만으로도 피눈물이 나는 슬프고 외롭고 쓸쓸한 정경이 아닐 수가 없었다. 따듯하게
국을 끓여서 먹이고 나니 아래 윗층 모두 청소하고 오후에는 남남이지만 인연을 맺고 30년
세월을 함께한 갓 시스터인 아이들의 이모에게 가자고 작은 아이가 제안을 하였다.
그러자고 하고는 아이가 온 집안 구석 구석을 치우기 시작을 하고 나는 보조 역할을 하였다.
3시간이 넘도록 아래 위층을 다 청소하고 큰 아이가 밖에서 돌아와 함께 먼길을 떠나 앤티네
집을 가고 있었다. 새로운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두 청춘과 중눍은이 고아 세명이 새로이
꾸며가는 가족 성격도 모두가 각기 다른 세사람이 만들어가는 인생길 내가 인내하며 사랑하고
또 조건없이 사랑해주어야만 하는 두 아이들 하나님 우리에게 용기와 힘을 주소서 소리가
절로 나왔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모의 따듯하고 정감어린 사랑에 포근함을 느껴 모두가 행복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그리운 얼굴들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밤이 깊어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는 돌아와 큰 아이와 나는 집으로 돌아오고 작은 아이는
직장 동료 집을 방문한다고 함께 들어 오지 않고 외출을 하였다.
하루 아침에 하늘과 땅이 바뀌었고 세상이 바뀌었고 삶이 바뀌었다.
외로운 세 영혼들이 엮어 나가야 하는 인생드라마 개봉박두라고 해야 옳을까 눈물이
솟구칠 것만 같아 참고 천장을 쳐다 보고 있다. 엉엉 하염없이 울고 또 울고 싶은 심정
그러나 아이들을 생각하고 나는 이를 악물고 독하게 독하게 앞으로 독종이란 소리를
자의든 타의든 듣고 살아가야만 한다. 외로운 두 아이들의 청지기가 되어야 마땅하고
버팀목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암을 앓고 있는 환자 가족들을 다시 그리고 거듭 어머님과 다름이 없으셨던
이 세상에 단 한분밖에 없는 누님을 잃고는 생각하게 되었다. 그 아픔이 어떤 것이며
그 상처와 고뇌 그리고 고난과 시련이 어떤 것인지를 익히 몸으로 알고 있다.
그 고난의 과정과 결과는 너무나도 참혹하다.
피눈물이 나고 억장이 무너지고도 모자라는 가혹한 일이며 운명이다.
환한 미소를 짓고 계신 사진속의 누님을 향한 못다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보고픔에 영정을
조용히 가슴에 안고 뜨겁게 솟구치는 눈물을 참으며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한다.
뼈속 깊이 까지 너무나도 보고싶고 그리워 억장이 무너진다.
2개월 사이에 두 가족을 잃는 비극 앞에서 더는 할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작은 아이가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 나도 잠자리에 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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