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주간의 휴가를 맞추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첫날이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냈던 지난 2주 장거리
운전이 엄두가 안나 결국 친구를 만나러 가려던 계획도 친구 사무실로 놀러 가려던
것 로셀 결혼식에 필요한 셔츠를 사려고 하던 것 등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
한번 발동이 걸리면 이 아침처럼 후딱 몇 가지를 하고 만다. 냉장고 정리차 아니면
썩힐 가능성이 높아 가지 볶고, 새우젓 넣고 호박 볶고, 콩나물 스팀으로 쪄서 무치고
무는 쫓기는 시간을 아끼고자 나물은 포기하고 얇게 썰어 남은 미역국에 넣고 푹
끓이고 오이 하나 있는 것 살짝 소금에 절였다가 스며 나온 물 꼭 짜내고 무치고
벼르고 벼르던 파 남은 것 썰고 묵은지 썰고 국물 넣고 부침개 몇 장 부치고 그릇
다 세척하고 기름 튄 오븐 다 닦고 쓰레기 버리고 재활용품 별도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리고 마지막으로 샤워하고 부침개 하나 데워 먹고 먹으면 안 되는 짜고 콜래스테롤
덩어리 오래전에 사놓은 베이컨 버릴 수 없어 구워 먹고 끝이다.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직장으로 돌아가 6월 7월 잘 근무하면 8월 휴가가
또 기다리니 묵묵히 살 일이다. 가서 그리운 사람들 만나 잡담도 좀 하고 평소는
절대 안 마시는 커피 근무 날은 딱 한잔 마시니 마시고 그럴 것이다. 묵은지와
밖에 이틀 놓아 두어 너무 익은 생채 넣고 파 썰어 넣고 부친 부침개가 어찌나
맛나던지 딱 막걸리 한잔 부르는 맛이었다. 막걸리 대신 시원한 물 마시고
부엌 하고 냉장고 안을 속 시원하고 개운하게 정리하고 나니 살 것 같고 샤워를
해 뽀송뽀송한 피부 촉감이 더없이 상쾌하다.
어찌 이렇게도 시간이 빨리 가는지 벌써 곧 6월이 될 것을 생각하니 왠지 문득
허무가 밀려온다. 한국도 올해부터 만으로 생일을 다진다고 유튜브를 보니
나온 것을 간밤에 보았다. 벌써 곧 올 한 해도 반년이 지나갔다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쓸쓸한 느낌이었다. 곧 또 한 살을 먹어 이제는 정녕 인생 7학년이 될
것을 생각하니 왠지 모르는 허전함이 밀려온다 싶었다.
곧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겠지 싶다. 은퇴를 하면 멀고도 먼 여정
가볍게 배낭 하나 메고 순례길을 떠나고 싶다. 그리고 돌아와 새로운 삶의 여정을
시작하고 싶다. 그리고 내 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쏟아붓고 싶다. 이제 자야 되겠다.
Why does the sun go on shining?
Why does the sea rush to shore?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Cause you don't love me any more
Why do the birds go on singing?
Why do the stars glow above?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It ended when I lost your love
I wake-up in the morning, and I wonder
Why everything's the same as it was
I can't understand, no, I can't understand
How life goes on the way it does
Why does my heart go on beating?
Why do these eyes of mine cry?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It ended when you said, "Good-bye"
Mmm, mmm, mmm, mmm
(Why do these eyes of mine cry?)
Mmm, mmm, mmm
Don't they know it's the end of the world?
It ended when you said,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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