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이런 날 즉흥환상곡에 기대어서서

붓꽃 에스프리 2006. 12. 9. 15:32

 

 

음습한 회색빛 하늘이 오늘은 영혼의 화폭을 회색빛으로 덧칠을

하여주고 있는 것일까. 하이훼츠가 연주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벗 삼아 열어 본다. 벌써 겨울 이야기가 슬슬 흘러나오고 우리 동네만

아직 계절이 더디 가나보다 안부 소식을 전하는 글을 써야 할 일도

숙제로 쌓여 있 것만 아직도 손가락이 마음과 장단을 맞추어 주지를 못한다.

불현듯이 그리움이 해일처럼 밀려온다.
이런 날은 불현듯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오르고 싶다.
그저 한없이 며칠이고 낯선 산과 들을 지나가며 그 누군가를 만나고
이방인들 속에서 마른 빵 몇 조각에 따듯한 수프로 끼니를 때우고
가다가는 이방인을 만나 적포도주 한잔으로 旅愁를 달래고 싶다.

산다는 것은 旅程 그 자체이고 우리는 여행객에 지나지 않는
단순함 속에 인생이란 다양한 성분의 재료를 배합하고 요리하는
조리사요 인생이란 연극무대 위에서 연기와 연출을 맡아 하는
배우요 연출가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인생이 60이라더니 요즘은
의학이 발달하여 60은 초년의 할아버지는 될지언정 할아버지 같은
모습의 할아버지 자리에 서기에는 택도 없다 싶다. 할아버지하면
이젠 최소한 나이 80이 가깝던지 넘어야 할 것 같다. 70-80을
넘겨 사는 사람은 사방 천지에 넘치고 넘친다 싶다. 고령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은 대부분 누구나의 바램 일지도 모르겠지만
제정신 멀쩡하고 이성적이고 인간다울 때 살고 죽는 것도 하나의
커다란 축복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지나치게 추한 모습으로
오래 사는 것도 요즈음 죄란 생각이 드는 것은 왼 일일까.
늙고 있다는 징후일까. 사람이 한정 없이 마냥 사는 것만이
아름다운 일이요 의미 있는 일은 아닌 듯싶다.

효가 무너져 내린 현 세태에서 더욱이 더 그렇게 생각되어진다.
고부간에 갈등은 둘째 치고라도 핵가족화 되고 이해타산이
현미경처럼 밝은 세상에서 자식이 늙어가거나 늙은 부모를
거추장스럽게 생각하고 방치하고 살아가는 슬픈 일들이 넘치고
넘치는 현실에서는 더욱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한 친구처럼
고아를 입양하여서 이제 채 열 살도 되지 않은 딸을  양육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있기도 하지만 그야 그리 흔하지 않은 특별한

일이 아닌가 말이다.

잠시 중국이 배출한 걸출한 젊은 신예의 피아니스트 윤디 리가
연주하는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듣노라니 한없이 평안하여진다.
그저 러시아의 상징인 자작나무 숲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

오늘도 걔절의 정취와 그리움을 저 깊은 영혼의 숲 오솔길
위에 하나의 정적으로 내려놓고 주어진 시간 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작은 삶의 기쁨과 충만을 찾아 나서 채워야 하겠다.

인생은 유한하다 . 그럼으로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 하여서

충실하게 열정으로 진솔하며 단아한 모습으로 우아한 영혼의

향기와 멋스러움으로 작은 내면의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야할

필요가 있다.


그리운 이름들 조용히 마음으로 되짚어 보면서 깊어 가는

밤의 길목에서 얼 그레이 차를 따듯하게 한 잔 마셔야 하겠다.

그리운 그 애련한 영혼들을 가슴에 부여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