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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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오라토리오 앞에서

​ 봄 - 강인호 - ​당신 없이도 또 봄날이어서 살구꽃 분홍빛 저리 환합니다 언젠가 당신에게 찾아갔었을 분홍빛 오늘은 내 가슴에 스며듭니다 ​ 머잖아 저 분홍빛 차차 엷어져서는 어느 날 푸른빛으로 사라지겠지요 ​ 당신 가슴속에 스며들었을 때 내 추억도 이제 다 스러지고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살구꽃 환한 나무 아래서 당신 생각합니다 ​ 앞으로 몇 번이나 저 분홍빛이 그대와 나 우리 가슴속에 찾아와 머물다 갈런지요 ​ 잘 지내주어요 더 이상 내가 그대 안의 분홍빛 아니어도 그대의 봄 아름답기를 ​ ​ 오늘 하루 더 근무해야 한다. 어저께의 근무는 참 우리 모두가 힘들었던 날이었다. 그럼에도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는 함께 웃고 화풀이 욕도 같이 하고 같이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어 먹고 그러면서 ..

붓꽃 독백 2023.04.10

화창한 봄날에

​ 이 아침도 화창한 봄날이다. 어느덧 4월도 첫 주가 지나가고 있다. 그저께는 일 년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치석제거와 검진하러 치과를 다녀왔다. 그리고 어저께는 아빠 헨리가 돌아가신지 5년 만에 아빠의 큰 딸인 누님의 친구가 한국 제주도에서 몇 년 만에 방문하게 되었다. 아빠 돌아가시기 전에 왔을 때 만난 일이 있어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서 누님이 사는 근처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셋이서 함께 점심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서비스가 엉망인 식당으로 웨이트리스가 불러야 오고를 몇 번 반복하는 동안 제주도에서 오신 분의 표정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가 있는 모습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엉망인 서비스를 생각하면 팁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두 번은 다시 안 가리라 생각하고 발길을 둘렸다. 내가 행복하지 ..

붓꽃 독백 2023.04.08

가는 세월을 누가 막으랴

​ 어저께는 퇴근 후 샤워를 하고 나오니 집에서만 사용하는 지난해 가을에 맞춘 지금까지 매년 한 번씩 보험에서 해주는 안경 중에 가장 편하게 느끼는 구치 안경테의 안경이 눈에 보이질 않았다. 평소 출근 전 안경집에 넣고 가는 데 안경집에 없는 것이었다. 침실을 다 찾아보고 늘 안경을 두는 침대 주변을 다 조사해도 눈에 안 보이는 것이었다. 당혹스러웠다. 하는 수없이 재작년에 맞춘 덴마크산 린드버그 안경테로 만든 안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 그러던 중 밤 8시가 되어서야 한 달에 한 번 오는 아이가 다세대 주택에 월세를 받으러 왔다. 이야기를 하니 아이가 여기저기 찾아보더니 바로 내가 앉는 데스크 탑 책상 의자 바로 옆 바닥에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순간 구세주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잘못하면 안경을 부수..

붓꽃 독백 2023.04.03

세월은 가고 오고

초저녁에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난 지금은 목요일 밤 9시 55분이다. 오늘 역시 비, 흐림과 햇빛을 반복하던 하루였었다. 진정 평생 이런 날씨도 이런 봄날도 처음이다. 유튜브를 열어보니 영화 이란 영화의 주제곡 가 올라왔다. 문득 어떤 영화인지 보고 싶어졌다. 하여 찾아 나서니 흑백영화로 유튜브에 있어 지금 보고 있는 중이다. ​ ​https://www.youtube.com/watch?v=M-o2EnDhm6c 신영균, 최무룡, 남궁원과 엄앵란이 나오는 화보와 영화다. 분단의 슬픈 역사를 보여주는 영화다. 거의 두 시간이 되는 영화인 참 재미나고 가슴 아픈 영화로 오랜만에 좋은 한국 영화 한편 보았다. 수상도 많이 한 잘 만든 영화로 김기덕이란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일부 이미 작고하신..

붓꽃 독백 2023.04.01

종잡을 수 없는 날씨

검은 장미와 노랑 장미 부케 어떤 인간이 무슨 짓을 했는지 벌건 대낮인 오후 2시 반에 경찰 헬리콥터가 떠다녀 시끄럽기 그지없다 이제서야 물러가 조용한 오후다. 어저께 까지도 햇살이 가득한 아침이었다. 그러나 한밤이 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리던 비는 아침까지도 계속되었다. 그런데 지금 오후가 되니 햇살이 눈이 부시다 못해 부엌 창가로 들어오고 있다. 이번 봄은 대체 일기예보를 예측할 수 없는 형편이다. ​ 날씨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싶다. 왜냐면 아침에 비가 내리다 정오와 오후에는 햇살이 드리웠다. 그러는 사이 녹두전을 숙주와 묵은지 잘게 썰어 넣고 귀찮아 밤을 넘긴 것을 부엌에 들어가 두 시간 정도 소비해 부쳐 놓았다. 그리고 피곤해 침실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 소피가 보고 싶어 일..

붓꽃 독백 202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