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8912

새해 벽두 한 편의 시와 함께

​ 우화의 강 - 마종기 ​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

붓꽃 독백 2023.01.01

送舊迎新/송구영신

​ 送舊(묵은 해에 안녕을 고하고) 迎新 (다가오는 새해를 반기자) 라고나 할까..... 바로 그것이 12월 31일 이브 영시의 믜미 송구영신 이라고 풀어야 할까 싶다. ​ 한 해의 끝자락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두말도 할것 없이 베토벤 교향곡 9번 가운데서도 다. 이곡을 감상하지 않고 송구영신을 하였다고 할 수 없다. ​ 한국이 낳은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한 지휘자 가운데 한 사람 그리고 프랑스 국립 라디오 방송국 교향악단 상임 지휘자 이자 나와 동갑내기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 하는 구스타브 클림트의 그림을 배경으로 한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베토벤 자신은 생전에 귀가 먹어 듣지도 못한 불후의 교향곡 9번 참 감회가 깊다. ​ 그가 모스크바에 가서 차이콥스키 국제 경연대회에서..

붓꽃 독백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