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일요일 새벽 6시 5분 12월 17일이다. 지난 며칠 가운데 이 순간만큼 정신이 맑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15일간의 올해 마지막 5차 휴가도 어느덧 첫 주 4일 두 번째 주 7일 그리고 세 번째 주 4일에 들어가고 있다. 다음 휴가는 내년 2월 중순이 무르익어 갈 때쯤 내 인생의 이정표에 점을 찍는 날이 될 것이다. 요즘 나는 거울을 자주 보는 습관이 생겼다. 거울에서 비추어지는 나의 모습 그 곱던 청소년 청년기의 깨끗한 피부는 온데간데없고 얼굴에 피어나는 검고 회색빛의 작고 큰 에이징 스팟들 그리고 거미줄처럼 살짝 안착을 할까 말까 하는 주름살들 언제 내가 이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나 싶다. 꿈 많던 청소년기를 모국에 남겨두고 떠나야 와 야만 했던 세월의 저 먼 뒤안길 그리고 물도 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