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8912

새벽녘에 無常 한 세월의 강물

지금은 일요일 새벽 6시 5분 12월 17일이다. 지난 며칠 가운데 이 순간만큼 정신이 맑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15일간의 올해 마지막 5차 휴가도 어느덧 첫 주 4일 두 번째 주 7일 그리고 세 번째 주 4일에 들어가고 있다. 다음 휴가는 내년 2월 중순이 무르익어 갈 때쯤 내 인생의 이정표에 점을 찍는 날이 될 것이다. 요즘 나는 거울을 자주 보는 습관이 생겼다. ​ 거울에서 비추어지는 나의 모습 그 곱던 청소년 청년기의 깨끗한 피부는 온데간데없고 얼굴에 피어나는 검고 회색빛의 작고 큰 에이징 스팟들 그리고 거미줄처럼 살짝 안착을 할까 말까 하는 주름살들 언제 내가 이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나 싶다. ​ 꿈 많던 청소년기를 모국에 남겨두고 떠나야 와 야만 했던 세월의 저 먼 뒤안길 그리고 물도 산도..

붓꽃 독백 2022.12.19

계절은 흐르고

​ 오늘은 올해 마지막 15일간의 휴가를 시작하는 날인데 우울해지는 느낌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생명의 존엄성은 어디까지이며 생명 윤리는 또한 어디까지가 옳은 것이고 윤리적인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어저께 근무를 일찍 맞추고 귀가해 샤워기가 며칠 전 고장이 나서 세면만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근무하고 주말이 끼고 하다 보니 수리를 부탁하기에는 내 시간이 맞지 않아 이 아침에서야 텍스트를 보내 수리를 부탁하니 오후에 오겠다고 한다. ​ 계절은 흐르고 바뀌어서 비가 내리고 나니 도시 하늘은 푸르고 높아 밖은 햇살이 눈부시고 공기 또한 신선하고 찬 기운이 전신을 스쳐간다.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신생아들이 지구촌에서 태어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병상에서 고통받고 사경을 헤매고 있으며..

붓꽃 독백 2022.12.12

승리의 아침

베르디 - 아이다 중에서 그저께도 어저께도 온종일 자고 자고를 반복하였다. 의자에 앉아 있기도 힘들었다. 불 다 끄고 작은 전기 패드 등에 대고 켜고 따듯하게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온갖 황당무계한 개꿈을 다 꾸고 난리도 아니었다. 가나에 한국이 월드컵에서 져서 그럴까 왼 흑인이 꿈에 나타나 그를 경멸하는 일이 있었다. ​ 천국에 계신 분들이 나타나고 그러다 소피를 보려고 세 번을 일어나고 그 사이에 셀폰을 열어보아도 중계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 새벽 6시가 되었나 일어나 보니 경기를 유튜브에서 월드컵 중계를 내가 즐겨가는 채널에서 실감 나게 중계를 하고 있었다. 당시 스코어 1 대 1 이었다. 그건 그렇고 오늘부터 강행군 5일 근무를 해야 하기에 아침을 준비하고 싶었다. ​ 며칠 전 마켓에서 사갖고 온..

붓꽃 독백 2022.12.03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 초입에 서서

​ 오늘이 한국은 11월의 마지막 날이다. 어찌 이렇게도 무정한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가는지 순간순간 내 나이 70 이란 데 놀라고 만다. 언제 이 먼 인생의 여정을 걸어왔나 싶을 뿐이다. 청소년 시절 십 대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고독하고 힘들었던 20대가 엊그제 같은 데 칠십의 노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을 뿐이다. 두살이던 아이가 자라 이제 곧 40이 눈 앞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무엇이 정답인지 인지하기 힘든 세월의 성상이다. 지난 한주 폭풍우 같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냈다. ​ 인생 칠십을 살고 수없는 주검들이 인생길에 스쳐가다 보니 요즘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다. 즉 성선설과 성악설 중 어느 것이 진정 인간의 본질인가 하는 것이 갖게 되는 의구심이다. 인간은 때론 인간의 탈을..

붓꽃 독백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