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순수한 영혼의 사색과 사랑 그 영원한 삶의 에스프리

붓꽃 독백 8921

오늘은 왜 이럴까

지난 한주를 맞추고 브렛 부인의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을 받아들고 돌아온 후 하루 쉬고 그저께 하루 근무를 하고 어저께 퇴근길에 한국식 재료 마켓을 들렸다. 어느 유튜브가 보여준 인천 청과물 도매상에 쌓인 싱싱한 전국 곳곳에서 온 김장 배추들, 무가 매끄럽고 길고 잘생긴 총각무, 고들빼기, 대파, 무들을 보고 만난 한국이 아닌 서양 수억만리 이역의 마켓에서 만난 지독히 못생긴 볼품없는 배추 가끔은 한국 못지않은 좋은 배추도 오는 데 이번은 유달리 형편없었다. ​ 그중에서 중간 정도 크기 배추 두 폭을 사들고 돌아왔다. 오자마자 은퇴하면서 식당도 접으면서 준 스테인리스 다라에 소금물 만들어 두 포기를 잘라 절이기 시작했다. 한 포기는 나를 위해 다른 한 포기는 직장에 백인 동료 브렛 부부를 위해서였다. 해..

붓꽃 독백 2023.11.11

어저께 하루 마음의 선물

그저께 출근하자마자 몇 달 전에 새로 전입한 백인 동료 브렛이 다가와 한국으로 여행을 간 자기 부인이 한국에서 한국을 기억할 수 있는 작은 선물을 너를 위해 사갖고 왔다고 하며 언제 다시 출근하냐고 물어왔다. 내일 하루 더 근무하고 일요일 하루 쉬고 월요일 하루 더 근무하고 그다음은 4일간 휴무하고 금요일 출근하게 된다고 하니 알았다고 한다. ​ 그러다 우린 각자 반대편에서 근무하며 서머타임이 해제되는 관계로 한 시간을 뒤로 가게 되어 1시간을 더 근무하게 되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서 브렛이 다가와 퇴근시간에 부인이 데리러 온다며 그때 너에게 줄 것을 갖고 온다며 같이 가자고 해서 그러며 했다. ​ 전날 마켓을 들리게 되었다. 들리면서 너구리와 신라면이 세일을 하고 있어 각각 하나씩 린을 위해 샀다. 그..

붓꽃 독백 2023.11.11

경계선을 넘으면서

​ 막 10월 31을 넘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11월 1일 영시 16분이다. 몇 번 숨 고르는 사이에 초가 가고 분이 가고 시간이 가고 하루가 가고 한주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여기 2023년 거의 끝 무렵에 도착해 있다. 이 한 해도 내 나이에 열심히 살아온 올 한 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아직도 건강을 유지하고 자식 같고 조카 같은 젊은 세대들과 함께 근무를 하고 있다 하여도 살아온 세월보다 예측불허의 남은 날들이 작기에 미련을 버리고 과감하게 손을 놓고 남은 인생을 그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게 된다. ​ 수많은 세월 앞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그 세월 속에 수없는 슬픔과 시련과 역경과 마주한 날들을 어찌 필설로 다할까 싶다. 다른 문화 속에서 동화되어 살아가게 되기까..

붓꽃 독백 2023.11.05

타운에 나갔다 와서

​ 그저께부터 아니 몇 주 전부터 벼르고 벼른 일이 있었다. 20년인지 30년을 넘게 이발을 해주던 과거 한국 명동에서 머리 손질을 하시던 분이 70중반으로 결국 2개월 전 현역에서 은퇴를 하였다. 그 후 새로 이발소를 전 주인으로부터 맡아 하는 새로운 주인이 된 50대의 여성 이발사가 지난달 귀 양옆을 짝짝으로 잘라놓은 것을 귀가 후 발견하고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 아니 너무 화가 났었다. 팁까지 주고 온 사람이 잘한다더니 귀 양옆 머리 높낮이를 1층 3층처럼 왼쪽 오른쪽을 잘라 놓았다. 그래 다시 안 가면 되지 하고 말았다. 그 후 고민거리가 생겼다. 어떻게 내 마음에 드는 이발소를 발견하느냐 이었다. 집에서 백 미터 거리의 한국인이 하는 미용실에서 은퇴한 내 이발사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선..

붓꽃 독백 2023.11.05